더불어민주당 텃밭인 광주·전남지역 민심이 심상치 않다.
유력한 전남지사 후보였던 이개호 의원을 ‘원내 1당 유지’란 명목으로 불출마시켜 민심을 외면했던 민주당이 최근에는 광주·전남 일부 지역의 국회의원 재선거와 기초단체장을 전략공천키로 해 지역민의 선택권을 뺏고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8일 광주·전남지역 정가에 따르면 민주당 중앙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는 전날 6·13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지는 광주 서구갑 재선거와 관련, 전략적 판단이 필요하다며 전략공천위원회로 이관했다.
서구갑에는 현재 박혜자 전 의원과 송갑석 광주학교 이사장 등 2명이 민주당 예비후보로 등록한 상태지만 ‘특정인을 염두에 둔 전략공천이 추진되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더욱이 이곳은 여성전략 공천지역으로 분류됐고, 박 전 의원이 사실상 내정됐다는 얘기까지 나돌고 있다.
지난주 광주로 내려온 중앙당 실사단 역시 ‘서구갑 전략공천 불가’에 무게가 실린 보고서를 제출했지만, 이 역시 반영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져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서구갑은 2012년 제19대 총선 당시에서 논란 끝에 여성전략공천지역으로 전격 결정돼 박혜자 당시 예비후보가 우여곡절 끝에 전략공천된 바 있다. 자연스레 “민심을 외면하고 지역민의 선택권을 박탈했다”는 비판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송 예비후보는 “2년 전 국민의당 바람에 장렬히 산화한 뒤 수년간 권토중래한 후보가 있고, 복수의 예비후보가 나선 만큼 경선을 실시하는 게 타당함에도 어떻게 두 번이나 같은 선거구에서 전략공천한다는 말이냐”고 반발했다.
광주민주주의시민연대와 80전남대 총학동지회 등 8개 단체는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진정 전략공천이 평등한 기회와 공정한 과정, 정의로운 결과인가”라며 “중앙당은 밀실 전략공천 시도를 즉각 중단하고, 정당한 절차를 다시 진행하라”고 촉구했다.
서구 농성동 상록회관에선 규탄결의대회가 열렸다. 집회 참석자들은 “복수의 후보가 나서 중앙당이 면접까지 실시했다면 경선이 타당하다”며 “같은 선거구에서 두 번이나 여성전략공천을 하는 것은 정당 사상 유래가 없고 민심을 외면하고 지역민의 선택권을 박탈하는 행위”라며 성토했다.
같은날 결정된 전남 영암·무안·신안 재선거 경선 방식도 기준을 놓고 설왕설래다.
백재욱, 서삼석 예비후보자 간 경선이 진행되는데 일반여론조사 100% 방식이 다른 지역과 형평성이 맞지 않다는 것이다. 다른 재선거 경선 지역이나 지방선거 단체장 경선의 경우 일반여론조사 50%와 권리당원 ARS 투표 50%를 반영하고 있는데, 이곳만 유독 일반여론조사 100%를 반영하는 것 역시 ‘특정 후보에 유리한 방식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말 그대로 경선 기준이 고무줄이라는 비판이다.
또 민주당이 전남 목포시장과 신안군수 후보 경선일정을 돌연 보류하면서 전략공천설이 흘러 나오는 등 점입가경이다.
민주당 전남도당은 최근 전남 22개 시·군 중 20곳에 대한 단수 공천과 경선지역으로 분류했는데 목포시장, 신안군수 등 2곳만 중앙당이 별다른 이유도 명시하지 않은채 전남도당에 경선 일정을 보류할 것을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목포시장에는 김종식 전 광주시 경제부시장과 김한창 공공정책연구원 원장, 최기동·조요한 목포시의원 등 4명이 경합을 벌이고 있고, 신안군수 경선에는 박석배 중앙당 정책위 부의장과 천경배 민주당 대표 비서실 부실장, 김승규 전 기획재정부 국장, 임흥빈 전 전남도의원 등이 출사표를 던진 상태다.
예비후보 입장에선 날벼락을 맞은 꼴이다. 목포, 신안은 그동안 중앙당의 과도하고 일방적이며 형평성에도 어긋난 경선개입이 지속되면서 전략공천설 등이 꾸준이 제기되고 있는 터라 더더욱 그렇다.
현재 지역 정가에서는 신안군수로는 천경배 부실장과 중앙당의 전격 결정으로 복당한 배용태 전 전남도 행정부지사와 또 다른 예비후보의 목포시장 전략공천설이 나오고 있다.
이들 지역은 ‘민주당 공천=당선’ 가능성이 높은 상황에서 중앙당의 과도한 개입은 지역 일꾼을 지역민이 선택할 수 있는 권한을 뺏는 ‘정치적 갑질’이라는 지적이다.
한 후보 측 관계자는 “이유같지도 않은 결정들이 계속되고 있다. 중앙당에서도 극히 일부에서 독단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바람만 믿고 마음대로 공천한다면 오만한 결정에 대한 지역민들의 역풍은 거셀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