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 사회복지시설 감사(監査) 조례안이 폭탄 돌리기 형국이 되고 있다.
광주시의회가 제정한 조례를 광주시가 ‘단체장 권한 침해’라며 재의결을 요구하고 의회는 이를 두고 본회의 파행까지 감수하면서 의견 조율에 진통을 겪고 있다.
조례 존폐 여부를 두고도 일부 시민사회단체는 ‘필요한 조례‘라고 주장한 반면 사회복지시설은 중복 감사 등을 이유로 ‘악법 폐지’를 촉구하고 있어 일선에서도 의견이 충돌하고 있다.
광주시의회는 9일 제266회 임시회 1차 본회의를 열어 시가 재의를 요구한 광주시 사회복지시설 감사 조례안 폐지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었으나, 내부 이견으로 진통을 겪었다. 민선 6기 들어 재의 요구는 이번이 처음이다.
시의회는 상임위, 의장단, 전체 의원 간담회를 거쳐 일단 재의 요구안은 상정하되, 이번주 안에 의원과 일반 시민, 복지법인 대표 등이 참석하는 토론회 등을 거친 뒤 이르면 폐회일인 오는 16일, 늦어도 6월 임시회에서 가부 의결키로 결정했다. 이 과정에서 당초 오전 10시로 예정됐던 본회의 개회는 1시간10분 가량 연기되는 파행을 겪었다. 의회 일정상 5월 임시회는 없다.
의회는 집행부 측의 재의 요구가 있을 경우 최대 10차례에 걸쳐 본회의 상정 기회를 갖게 되며, 10번의 기회가 모두 무산되면 관련 조례는 자동 폐기된다. 의회 일정상 상정 기회는 4월 임시회 폐회일인 오는 16일, 6월 임시회 개·폐회일인 6월20일과 27일, 여기에 원 포인트 의회까지 감안하면 최대 4회다.
이 기간 안에 토론회와 의원총회 등을 거쳐 안건이 상정되면 곧바로 본회의 표결이 진행되며, 재적의원 과반수 출석에 출석의원 3분의 2가 찬성하면 재의안을 가결된다. 즉 당초 의결됐던 조례안이 재차 의결돼 시행의 근거를 마련하게 된다.
재의결된 조례안은 자치단체로 이송된 후 5일 이내에 공포되게 되며, 단체장이 공포하지 않으면 의회 의장이 공포하게 된다. 자치단체장은 재의결된 사항이 법령에 위반된다고 인정되면 대법원에 소(訴)를 제기할 수 있다.
지난달 12일 본회의를 통과한 이 조례는 사회복지시설의 공공성과 투명성을 높이고 인권을 보장하기 위해 시 감사위원회를 중심으로 행정, 안전, 노무, 인권 보장은 물론 보조금·후원금·수익사업에 관한 회계 전반, 공사·구매 등 계약 업무, 부동산·장비 등 자산관리에 관한 전반사항을 감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에 대해 광주시는 “의회가 집행부에 특정 분야 감사를 지시하는 것이어서 시장 고유권한인 지휘감독 권한을 침해할 수 있다”며 의회에 재의결을 요구했다. 시민사회 진영의 찬반 의결도 뜨겁다.
광주시 사회복지시설 감사조례 폐지 비상대책위는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열고 “특별감사를 매년 실시하는 것은 과중하고 중복일 뿐 아니라 시 감사위의 독립성마저 훼손하는 표적감사”라며 “오만하고 비민주적인 악법은 즉각 폐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와 민주일반연맹 광주일반노조, 광주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은 “일반 감사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조례고, 경기도 광주와 하남 등지에서 시행하는 만큼 재검토할 이유가 없다”고 조례 유지를 강력히 요구하고 있다. “사회복지시설의 투명성과 공공성을 높이고 사회적 약자 인권보장을 위해 필요하다”라며 주장도 펴고 있다.
/정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