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행정안전위원회(행안위) 안전 및 선거법심사소위원회는 5일 국민투표법 처리를 위해 회의를 개최하려 했지만 한국당이 전원 불참해 개의가 불발됐다.
더불어민주당 진선미 소위원장은 “3월 임시국회 때 상정안 법안 중 심의하지 못한 법안들을 심의하기 위해 여야가 합의한 일정으로 소위가 열렸지만 한국당 쪽에서 오늘 참석할 수 없다고 통보를 했다”고 설명했다.
진 위원장은 “국민투표법을 발의한 분이 여당 의원뿐 아니라 한국당 나경원·김도읍·심재권·유재중·함진규 위원 등 여야를 총망라해 국민의 권리가 침해될 여지를 없애고자 법안을 내놓았다”며 “이 자리에 부재하고 논의조차 못 한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말했다.
국민투표법은 국내 거소 신고가 안 된 재외국민 투표권 행사를 제한한다는 이유로 지난 2014년 7월 헌법재판소가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려 현재는 위헌 상태다. 이에 따라 헌법재판소는 2015년 말까지 개정을 요구했지만 국회에서 개정입법 논의가 이뤄지지 않아 국민투표 조항은 2016년 효력을 잃었다.
민주당 소속 위원들은 개헌 논의와 별도로 국민의 투표 권리 보장을 위해 해당 법안을 조속히 처리해 줄 것을 촉구했다.
더불어민주당 김병관 위원은 “국가의 중요 의사결정을 국민한테 묻도록 하는 헌법 조항이 있음에도 사실상 국민 투표를 할 수 없는 상태인데 이를 해결해야 할 국회가 아무런 활동을 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국회의원 한 사람으로서 자괴감이 든다”면서도 “(국민투표는) 헌법 개정뿐 아니라 국가 중요 의사결정을 할 때 실시되는 것이라 헌법 개정과 직접적으로 연관시키는 것은 옳지 않다”고 강조했다.
같은 당 표창원 위원은 “4년째 (국민투표법 처리가) 방치된 상황에서 국회가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면서 “국회가 책임을 방기했다는 공동의 책임이 있음에도 제안된 개정안을 심의해야 할 기본적 의무가 방기되는 현 상태에 대해 정말 유감”이라고 표했다. 그는 그러면서 “한국당이 조금 태도를 바꿔서 국민 뜻을 헤아려줬으면 한다”고 촉구했다.
무소속 이용호 위원은 “개헌은 여야 합의로 할 수 있다. 대통령이 발의한 개헌안이 나와 있지만 한국당 의석이 개헌을 저지할 수 있는 의석수이기 때문에 어떤 경우에도 여야 합의 없이 (대통령 개헌안 처리는) 어렵다”면서 “그걸 감안하면 국민투표법을 사전에 준비 차원에서 개정하지 않는 것이 적절한가에 의문을 제기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국민투표법은 특별히 여야 간 이견이 있는 것이 아니라서 (소위에서) 논의를 하고 개헌 테이블로 가서 여야가 합의할 것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날 한국당 소속 위원들은 전원 불참했다. 이들은 민주당이 방송법 개정안 처리에 협조하지 않았기 때문에 의사일정에 참여할 수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아울러 여야 간 개헌안을 합의한 이후 국민투표법을 개정할 수 있다는 입장을 내놓은 상태다.
자유한국당 황영철 위원은 이날 뉴시스와 통화에서 “국민투표법을 떠나 여당의 반대로 방송법 개정안 처리도 안 되면서 전체 국회 일정이 중단돼 있기에 한국당은 참석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황 위원은 이어 “여야 간 개헌안이 합의되고 국민 투표 시기가 결정되면 그 시점에 맞춰 국민투표법을 개정할 수 있다”면서 “오히려 청와대가 개헌 압박과 국민투표법 압박을 가하고 있어서 국회에서 진지하게 진행돼야 할 개헌 논의를 방해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앞서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은 지난 4일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회에서 국민투표법을 신속히 처리해 줄 것을 촉구했다. 오는 6.13 지방선거에서 개헌 국민 투표를 동시에 진행하기 위해서는 국민투표법 개정이 필요하다는 이유에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