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6·13 지방선거 공천작업에 돌입한 가운데 중앙당과 광주·전남 지역위원회에서 예비후보들에게 들이대는 잣대가 ‘들쭉날쭉’ 고무질이라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의외의 결정이 잇따르면서 민주당의 과거 구태인 민심을 외면한 오만함이 곳곳에 드러나고 있다는 비판이 일고 있다.
27일 광주와 전남지역 정가에 따르면 민주당이 전남지사 출마 예정자들에 대한 논란거리를 가닥을 잡고 있지만, 앞뒤 논리가 맞지 않는 결정이 잇따르고 있다는 여론이 제기되고 있다.
전날 민주당 최고위원회는 전남도지사 출마를 선언한 장만채 전 전남교육감의 입당을 보류하기로 했다.
장 전 교육감은 지난해 2월 당시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를 초청, 전남도청에서 강연을 시켰는데, 민주당 일각에서 `안철수 지원, 해당행위, 정체성 불분명’을 이유로 입당 불허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민주당이 형평성에 맞지 않은 기준을 들이대고 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전남지역 한 기초단체장은 지난 대선 과정에서 안철수 후보의 부인 김미경교수와 ‘기호 3번’을 손가락으로 표시하며 유권자에게 안 후보의 지지를 호소하는 듯하게 사진을 찍었다, 민주당으로부터 고발을 당했으나 최근 민주당 전남도당 공직선거후보자검증위원회 심사에서 적격 판정을 받았다.
또 민주당이 장 전 교육감을 배제하려면서 ‘안철수맨’이었던 국회의원들에게 러브콜을 하고 있는 것도 ‘자가당착’이라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안철수 대변인이었던 무소속 손금주·이용호 의원은 대선과정에서 최일선에서 안철수 후보 당선을 위해 뛰었지만, `러브콜’을 하면서 장 전 교육감은 안된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것이다.
‘지역위원장 지각사퇴’ 논란을 일으킨 김영록 전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의 전남도지사 출마에 대해서 예외를 인정한 것도 뒷말이 무성하다.
민주당은 전날 “급변하는 지방선거 국면에서 신속하고도 전략적인 대응을 위해 김 전 장관은 예외를 의결했다”고 밝혔지만, 김 전 장관은 예외조항을 적용할 수 없는 사례라는 반론이 제기되고 있다.
민주당 당규에 따르면 오는 6·13선거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선거 120일전(2월13일)까지 지역위원장을 사퇴해야 하는데, 김 전 장관은 이를 어겨 공천 신청이 무효가 될 처지였지만, 예외조항을 들어 부활시켰다.
하지만, 예외조항은 이런 곳에 적용하는 것이 아니다는 해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전남지역 민주당 한 관계자는 “예외 규정은 필요에 따라 승리할 수 있는 후보자 등을 고려해 만든 것으로 안다”면서 “전남은 다른 당에서 선거를 내 줄 만큼의 험지가 아닌데다, 신정훈 전 청와대 비서관 등 다른 후보들이 있어 전략공천을 할 수 없는 지역이다. 김 전 장관은 예외 조항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를 놓고 문재인 대통령의 측근인 김경수 의원의 경남지사 출마에 길을 터주기 위한 사전 정지작업이라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친문 핵심 김 의원도 지역위원장 사퇴시한을 넘겨 김 전 장관과 같은 규정에 발목이 잡혀있는데, 김 전 장관의 예외가 김 의원의 당규 위반을 정당하려고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김 의원의 경남지사 출마는 ‘험지’라는 점에서 김 전 장관은 다르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어 김 전 장관에 대한 특혜라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
지난 2월부터 이미 제기된 ‘이개호 불출마, 대안 후보 김영록설’ 이 현실화되는 양상으로, 중앙당이 지역민심을 외면한 채 ‘김 전 장관의 전남지사 만들기 프레임’이 작동하고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이렇다보니 제일 먼저 출마선언을 한 신정훈 전 청와대 비서관은 최근 공식 입장문을 통해 “집권여당의 무원칙한 결정에 대해 책임있는 자세를 촉구한다”면서 “원칙과 기준도 없는 중앙당의 이번 조치는 당의 공직선거 절차에 맞춰 후보자격 심사와 후보등록을 한 본인에 대한 명백한 역차별이다”고 주장했다.
광주지역 기초단체장 후보자에 대한 검증작업 역시 당이 정한 원칙을 손바닥 뒤집듯 뒤집고 있다는 지적이다.
광주 모구청장이 지난 2013년 7월과 11월 술을 마신 뒤 운전한 혐의로 기소돼 각각 100만원과 200만원의 벌금형을 선고 받아 중앙당 기준으로는 후보 자격이 아예 없다.
하지만, 공직선거후보자 검증 과정에서 ‘예외적 적격’판정을 받아 논란이 일고 있고 일부 구청장 후보들은 반박 기자회견과 단식 농성에 돌입하는 등 반발하고 있다.
이 역시 민주당 공천작업의 대표적인 들쭉날쭉 기준으로 사례로 남을 것으로 보인다.
이런 원칙없는 공천잡음이 잇따르면서 광주시장 경선 역시 중앙당이 어떤 잣대를 들이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벌써 ‘누구를 배제한다’, 누가 컷 오프된다’ ‘누가 전략공천을 받는다’는 소문이 무성하게 나오고 있다.
전남지사 경선 구도를 볼때 이런 소문이 현실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중앙당이 무슨 기준을 들이댈지 만 남았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다.
이렇다보니 지역 민심이 횡행하다.
지역정가의 한 관계자는 “‘호남에서 원칙이 무너지면 전체가 무너진다’는 말을 최고위원이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 호남을 2번 죽이는 발언이다.”면서 “민주당이 지역에서 여론조사 1위 주자를 주저앉히더니 잇따라 민심과 동떨어진 기준으로 공천작업을 진행하는 것을 보는 지역민의 반발이 여러곳에서 감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전남도민 최모씨(50)는 “민주당의 오만이 과거처럼 되 살아나고 있다. 호남민의 선택이 아닌, 중앙당이 찍은 사람을 찍으라는 말과 같은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높은 지지율을 민주당이 역으로 지역민의 볼모로 잡는지 않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성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