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3 지방선거가 80여 일 앞으로 다가왔으나 풀뿌리 자치의 근간인 기초의원 선거구를 두고 광주 지역 정가가 시끌벅적하다. 최종 관문인 광주시의회 심의 과정에서 벽에 부딪혔다.
2인 선거구를 합쳐 3∼4인 선거구를 늘리자는 소수당과 “그럴 순 없다”는 다수당이 이견을 좁히지 못한 가운데 광주시장 출마자들 사이에서도 소수당의 정책제안에 다수당 출마자들은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시의회는 지난 13일 상임위 의견 조율 실패에 이어 16일 두 차례 전체의원 간담회를 가졌으나 입장차만 확인했다. 본회의는 개회조차 못했다. 법정 의결시한을 이틀 앞둔 19일로 추가 논의를 늦췄으나 극적 합의는 장담할 수 없다.
쟁점은 크게 3∼4가지에 이른다. 우선, ‘인구 50% + 동수(洞數) 50%’ 기준에 따라 동구 7석을 6석으로 줄이고 광산구는 14석을 15석으로 늘리고 인구 8만의 수완동을 따로 분리해 3명을 두자는 안건에 대해 동구쪽이 “지역 균형발전에 어긋난다”고 반발하며 “광산 ‘마’선거구(수완)를 한 석 줄여야 한다”고 맞서고 있다.
광산 ‘가’선거구(송정1·2, 도산, 동곡, 어룡, 평동, 본량, 삼도)를 단일 선거구 4석이 아닌 2개 선거구 4석(각 2석씩)으로 쪼개는 안과 ‘다’선거구(첨단1·2, 비아, 임곡, 하남) 3석을 4석으로 늘리는 안을 두고도 의견차가 크다.
특히 무려 8개 동이 몰려 있는 ‘가’선거구는 2개로 쪼개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에 대해 소수 정당과 사회적 약자, 여성 등을 위해 3∼4인 선거구를 늘려야 한다는 당초 취지에 훼손된다는 반대론이 맞서면서 접점을 찾지 못하고 있다.
북구에서는 국회의원 선거구에 맞춰 ‘북구 갑’ 8명, ‘북구을’ 10명이던 것을 구역 정리를 통해 갑, 을 모두 9명씩으로 조정한 가운데 의원정수가 줄어든 곳에서의 반발이 크다.
의회 조율이 벽에 부딪히면서 출마자 적격심사와 예비후보자 등록, 선거운동 모두 중단되거나 차질을 빚을 수밖에 없어 2차, 3차 부작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지역 정가의 한 관계자는 “지난해말 마무리됐어야 할 일이 수개월이나 지연되면서 선거일정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볼멘소리를 냈다.
한편 지역 정가에서는 지역성과 표 등가성을 담아내고, 거대정당의 독과점 구조를 깨기 위해서는 3∼4인 선거구제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적지 않다. 실제 광주지역 25개 선거구 중 4인 선거구는 단 한 곳도 없고 3인 선거구는 9개, 2인 선거구는 16곳으로, 2인 선거구가 전체 64%를 차지한다. 사실상 지역 1, 2당이 나눠갖는 방식이다. 전체 구의원 59명 중 32명이 2인 선거구에서 선출됐다.
정의당과 민중당 등 소수당과 시민사회단체는 다수당의 ‘선거구 나눠먹기’에 반발한 반면 다수당은 당리당략을 앞세워 개정안에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나경채 정의당 광주시장 예비후보와 윤민호 민중당 광주시장 예비후보는 각각 성명을 통해 “촛불혁명 이후 처음으로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또다시 승자 독식구조가 재현돼 참혹하다”며 기초의회 중선거구제 도입 취지에 맞게 광주의 모든 선거구를 3∼4인 선거구로 확정할 것을 더불어민주당 광주시장 후보들에게 제안했다.
또 나 예비후보는 “4인 선거구 반대가 민주당 당론이라면, 이는 심각한 ‘시민권리 유출사건’”이라며 민주당 시장 후보들의 해명을 요구했고, 윤 예비후보는 “각 정당은 기초의회 3∼4인 선거구에 각 1인씩 공천할 것을 선언하자”고 제안했다.
정치개혁광주행동 역시 성명을 내고 “기초의회가 특정 정당의 전유물로 전락하는 악습, 독식구조를 깨기 위해 2006년 공직선거법 개정을 통해 의원정수를 4인까지 선출할 수 있는 중선거구제 법안을 마련했으나 당리당략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며 “3~4인 선거구제가 실현되지 않을 경우 반대 의견을 주장한 의원들의 낙선운동도 불사하겠다”고 선언했다.
광주시 자치구 선거구 획정위원회도 성명을 내고 “의정활동 범위가 넓고 인구 집중지역 후보들만 당선 가능성이 높다는 이유로 3곳의 4인 선거구를 2인 선거구로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들이 공식 논의된데 대해 안타깝다”며 “5개월 가까이 숙고하고 토론하고, 시민공청회를 통해 결정된 결과물인 만큼 획정위안을 존중해 의결해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민주당이나 민주평화당 소속 광주시장 출마예정자 가운데 3∼4인 선거구 확대에 공식 입장을 표명한 후보는 전무하다시피해 다수당과 소수당의 극명한 입장차를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다.
/최성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