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열린 광주도시철도공사에 대한 광주시의회 행정사무감사에서는 무기계약직 채용 과정을 둘러싼 비리 의혹이 집중 추궁됐다.
정원 빼돌리기, 사장 운전직 몰래 채용, 서류 합격자 희망 고문, 학·지·혈연 연루설 등 온갖 의혹이 쏟아졌다.
광주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김민종(국민의당· 광산4) 의원은 “규정에 맞지 않는 채용 계획과 절차, 불명확한 내용을 담은 채용 공고, 이해할 수 없는 면접 과정, 비전문적인 직원 채용, 보직 배치 등 외압이나 채용비리 없이는 설명되지 않는 비정상적인 채용이 이뤄졌다”고 지적했다. “전형적인 채용 비리 종합세트와도 같다”고 질타했다.
지난 8월 실시된 채용과 관련, 김 의원은 공사가 규정을 어기고 모든 채용 관련 서류를 서면결재했고, 서류 전형 5배수 제한 규정을 어기면서까지 최대 33배수의 합격자를 양산해 희망 고문을 했고, 한 번 채점된 점수를 보정하는 등 면접도 매끄럽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또 합격자 보직 배치에서도 무기계약직 전환과는 전혀 상관없는 임원실 비서직으로 2명을 보직 변경 배치했으며, 사장 차량 운전요원도 기존 무기계약직 분야에 있지도 않는 보직으로 발령낸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의 자리를 마련하기 위해 공사는 기존 비서를 다른 부서로 보내고, 10여년 동안 차량운전만 해온 직원도 사무직으로 보직을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공사 측은 또한 합격자 발표 후 20일 가량이 지난 후 공사 규정을 서둘러 개정, 역무 미화직을 2명 감원하고 기존에 없던 비서직 2명의 정원을 늘린 것으로 드러나 빈축을 사고 있다.
사후약방문식으로 진행된 정원조정에 따라 정원은 330명으로 이전과 동일하지만 역무 162명(역무 160, 비서 2), 미화 101명, 시설 30명, 정비 27명, 경비 6명, 청원 경찰 4명 등 현장 안전인력인 미화직은 2명 줄고, 비서직은 2명 증가했다.
김 의원은 “채용 관련 의혹이 파도파도 끝이 없는 화수분”이라며 “자칭 ‘철도 전문가’라는 사장이 자격을 갖춘 지원자들은 외면한 채 공사 업무와 무관한 경력을 가진 사람들만 뽑았다면 그것은 비리가 의심되는 것이 당연한 것이고 아니면 본인의 무능을 방증하는 것”이라고 강도높게 질타했다.
주경님(더불어민주당 ·서구4) 의원도 상식을 벗어난 채용에 대해 질타했다.
“1차 서류전형과 2차 면접 1회로 진행됐고 1차 서류에서 565명 중 단 2명을 제외한 전체를 합격시켰는데 2차 면접은 3그룹으로 나눠 각각 다른 면접위원들에 의해 단지 한 차례만 진행돼 동일평가성이 떨어질 뿐만 아니라 공정성과 형평성도 결여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공공기관 블라인드 채용방식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6월 지시사항에 따른 후속조치로 학력, 출신지, 외모, 성별 등을 차별하지 말라는 것이지 전공까지 고려하지 마라는 내용은 없음에도 광주도시철도공사는 대체요원으로 근무한 경력이 있는 24명의 응시생 중 1명을 제외한 23명 모두 불합격처리했다”고 밝혔다.
또 “직원들은 열악한 환경의 지하역사에서 근무하며 인력난으로 연차로 못쓰고 있는데, 사장은 비서를 2명이나 두는 게 말이 되느냐”고 꼬집었다. “면접위원 선정 과정 등에 학, 지, 혈연이 연루된 건 없느냐”고 캐묻기도 했다.
주 의원은 특히 “공정성을 담보한 여러 채용시스템이 있는 데도 구태여 정규직인 무기계약직 채용을 무책임하게 진행해 ‘채용비리 아니냐’는 말을 들어도 할 말이 없을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공사 측은 “학연, 혈연, 지연 채용은 없었고, 올해 처음으로 도입한 블라인드 채용 방식에 따라 실시됐을 뿐”이라며 “면접 문항도 150여 개나 제공돼 난이도에 다소 차이가 날 수 있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광주도시철도공사는 지난 8월 역무원과 미화원, 시설분야 등 무기계약직 37명을 채용(565명 지원, 경쟁률 15.3대 1)했으나 이 과정에서 들쭉날쭉한 면접 난이도, 몰아치기식 집단 면접, 유경험자 무더기 탈락, 면접관 지정 논란, 외부기관 의뢰 묵살 논란, 필기와 인·적성 평가 생략 등으로 숱한 의혹과 논란을 낳은 바 있다.
/하효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