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년간 방치되며 갈 곳을 잃었던 호남대학교 쌍촌캠퍼스 내 표정두 열사의 추모비가 광주시청 앞 ‘평화광장’으로 옮겨질 것으로 보인다.
29일 광주시의회 문상필 의원과 광주시, 호남대, 표정두열사추모사업회 등에 따르면 옛 호남대 쌍촌캠퍼스 안에 있는 표정두 열사의 추모비가 광주시청 앞 ‘평화광장’으로 옮겨진다.
문 의원과 광주시, 대학, 추모사업회 관계자들은 지난 27일 면담을 갖고 이 같은 내용에 대해 잠정적으로 합의하고 오는 30일까지 표 열사의 유족들에게 동의를 구할 예정이다.
시는 오는 11월20일 추모비의 ‘평화광장’ 이전 계획이 도시계획심의위원회를 통과할 수 있도록 관련 절차를 추진할 방침이다.
추모비 이전이 확정되면 시와 대학, 추모사업회는 3000만~4000만원이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 이전 비용을 마련하기 위해 ‘일일찻집’ 등 모금 운동에 나설 계획이다.
문 의원은 “표 열사 추모비 이전을 두고 시와 대학 측이 서로 책임을 미루고 있어 함께 모여 해법을 찾자고 제안했다”며 “추모비 이전 공간 조성과 비용 문제 등 관련 절차를 해결하는데 상당한 노력과 시간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최대한 빨리 표 열사의 추모비를 이전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별도로 호남대는 오는 12월7일 오전 11시 대학 국제회의실에서 표 열사에 대한 명예졸업장 수여식을 열기로 했다.
호남대 관계자는 “표 열사가 대학을 중간에 자퇴해 제적생 신분이다. 또 학칙에는 명예졸업장 조항이 없다”며 “올해 5·18기념식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강조했던 표 열사의 정신 계승 등을 위해 학칙을 개정하면서 명예졸업장을 수여키로 했다”고 설명했다.
당초 표 열사의 추모비는 ‘현재 설치된 위치에서 가까운 곳이면 좋겠다’는 유족들의 바람에 따라 5·18기념공원으로 이전될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5월 단체간 문제로 5·18기념공원 이전이 무산됐고, 광주시가 제안한 상무시민공원과 시민의 숲 중 후자쪽으로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전해졌다.
표 열사의 추모비는 지난 1987년 3월 5·18진상규명 등을 촉구하며 분신·산화한 열사의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1991년 학생들이 기금을 모아 본관 앞에 세웠다.
지난 2015년 호남대학교가 교정을 광주 서구 쌍촌캠퍼스에서 광산구 서봉캠퍼스로 완전히 옮기면서 2년 넘게 방치돼 왔다.
한편 표 열사는 지난 1983년 호남대 무역학과에 입학, 군 제대 뒤 85년 3월 복학했으나 가정 형편 때문에 학업을 포기하고 취업하면서 이듬해 4월 미등록 제적됐다.
1987년 3월6일 ‘광주사태 책임져라’ 등을 외치며 서울 미국 대사관 앞에서 분신했다.
/김재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