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초까지 고공행진을 거듭하던 채소류 가격이 안정됐지만 식탁물가는 되려 오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달걀과 고기류 등 축산물 가격이 치솟는 가운데 수산물과 과일 가격도 상승폭이 확대되고 있어 장바구니 고민이 깊어질 전망이다.
1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5월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했다.
올해 1월까지만 해도 식탁물가 상승의 주범은 채소류였다. 채소류 가격은 지난해 9월 전년 동월 대비 43.0% 오른 뒤 ▲10월 36.3% ▲11월 32.9% ▲12월 20.8% ▲1월 17.5% 등으로 두 자릿수 상승률을 지속했다. 하지만 정부의 수급 안정책과 봄철 출하량 증가에 따라 2월(0.7%)과 3월(1.6%) 상승폭이 크게 줄었고, 4월(-6,0%)과 5월(-8.4%)에는 연이어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문제는 여전히 농축수산물 가격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크게 웃돈다는 점이다. 5월 농축수산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6.2%나 올랐다. 채소류 가격 하락에도 축산물과 수산물 가격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기 때문이다.
5월 축산물 가격은 조류인플루엔자(AI)와 구제역 등 가축전염병 여파가 남아있는 가운데 봄철 수요가 늘면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1.6%나 올랐다. 상승률이 두 자릿수를 기록한 것은 2014년 6월(12.6%) 이후 처음이다. 대표적인 품목이 달걀이다.
AI 직격탄을 맞은 달걀 가격 상승률은 ▲1월 61.9% ▲2월 50.6% ▲3월 43.1% 등으로 점차 안정되는 듯 했으나 4월 52.3%를 기록한 뒤 5월에는 67.9%까지 상승했다.
이밖에 닭고기(19.1%)와 돼지고기(12.2%)도 두자릿수 가격 상승률을 보이면서 식탁물가 상승세에 기여하고 있다.
수산물도 상승 대열에 합류한 모양새다. 수온 증가와 중국 어선과의 경쟁 등으로 인해 어획량이 줄면서 가격이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5월 상승률은 7.9%로 2011년 10월(8.5%) 이후 가장 높았다.
오징어 가격이 59.0% 오른 가운데 명태(7.0%)와 갈치(6.1%) 등도 상승세다. 6개월 연속 가격이 하락했던 고등어도 5월에는 0.2% 가격이 올랐다.
과일 가격 오름세도 식탁물가 상승에 기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5월 신선식품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5.6% 상승했는데 이 가운데 신선과실이 무려 19.7%나 올랐다. 수박이 17.1%, 포도가 10.9% 올랐고 참외(10.5%), 사과(7.8%), 복숭아(4.3%) 등도 가격 상승폭이 작지 않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향후 소비자물가는 최근 유가 조정 움직임과 AI 진정 등으로 추가 상승 가능성이 제한적”이라면서도 “가뭄과 고온 등 봄철 기상재해, AI 이후 국내생산기반 복구 속도 등에 따라 변동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