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그룹이 영국 스킨케어 브랜드 ‘더바디샵(The Body Shop)’ 인수를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지면서 최근 잇달아 대형 M&A에 나선 유통 기업들의 움직임에 관심이 쏠린다.
CJ그룹은 5일 공시를 통해 ‘더바디샵’ 인수와 관련 “현재 검토 중이지만 입찰여부, 인수주체 등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는 없다”면서 “향후 구체적인 사항이 확정되면 재공시하겠다”고 밝혔다. 업계에선 CJ그룹이 자회사 올리브네트웍스에서 헬스&뷰티(H&M) 스토어 ‘올리브영’과의 시너지를 염두에 두고 더바디샵 인수를 저울질 하는 것으로 보고있다.
CJ그룹은 자회사 CJ제일제당을 통해서도 베트남을 비롯한 글로벌 M&A에 집중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달 30일 베트남 미트볼 가공업체 ‘민닷푸드(Minh Dat Food)’를 인수하는 등 최근 1년 간 3곳의 베트남 업체를 인수했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2월 베트남 1위 김치업체 ‘옹킴스’를 인수한 데 이어 지난해 12월에는 ‘비비고 왕교자’ 생산기지로 활용 중인 베트남 냉동식품업체 ‘까우째’를 인수했다. 또 식자재 유통·단체급식 전문기업 CJ프레시웨이는 지난해 말 조미식품 전문회사 ‘송림푸드’를 인수해 가정간편식 시장까지 영역을 확대했다.
롯데그룹은 지난해 검찰 수사 등으로 M&A시장에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지만, 현대택배(現 롯데글로벌로지스) 인수 등 최근 몇년새 삼성정밀화학(現 롯데정밀화학), KT렌탈(現 롯데렌탈) 등의 M&A에 성공해 사업 분야를 넓혀왔다. 현대백화점그룹은 2020년까지 매출 20조원을 달성하겠다는 ‘비전 2020’ 달성을 위해 적극적인 M&A에 나서고 있다.
지난달 한섬은 SK네트웍스 패션 부문을 최종 인수하면서 단숨에 이랜드, 삼성물산 패션 부문, LF와 어깨를 나란히하며 국내 패션업계 ‘패션 빅4’로 불리게 됐다. 앞서 현대백화점그룹은 2012년 패션업체 한섬과 가구업체 현대리바트를 인수했고, 2013년 경북 지역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새로넷방송’과 ‘씨엔에스푸드’를 사들였다. 2015년에는 건설·중장비 업체 ‘에버다임’을 인수한 바 있다. 신세계그룹은 자회사 신세계푸드를 통해 지난 2년간 식품유통, 외식업 역량 강화에 초점을 맞춘 M&A에 적극 나섰다. 냉동만두 제조사 세린기업, 스무디킹코리아, 생수업체 제이원을 인수를 통해 이마트에 납품하는 자체브랜드(PB) 피코크 제품 역량에 힘썼다.
SK네트웍스는 과거 하이마트나 KT렌탈 인수·합병에 고배를 마셨지만, 지난해 동양매직(現 SK매직) 인수에 성공하면서 렌탈사업을 신 성장동력으로 만들기 위해 매진 중이다. 지난달 말에는 SK가스에 LPG충전사업과 충전소 유형자산을 3102억원에 양도하는 등 렌탈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동원그룹도 최근 2년새 M&A 시장에서 6400억원을 투자하며 회사를 6개나 인수했다. 동원F&B는 지난달 10일 100% 연갈자회사 ‘동원팜스’와의 시너지를 위해 두산그룹 계열사인 두산생물자원 지분 100%를 353억원에 사들였다. 아울러 동원산업은 지난해 12월 물류기업 동부익스프레스 지분 100%를 4200억원에 사들였으며, 같은 해 7월 동원F&B의 100% 자회사 동원홈푸드가 국내 최대 가정간편식(HMR) 전문 온라인몰 ‘더반찬’을 약 300억원에 사들이기도 했다. LF도 올해 초 주류 유통 전문회사 ‘인덜지’를 인수한데 이어 매물로 나온 국내 최초 일본 식자재 유통기업 ‘모노링크’ 인수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LF는 자회사 ‘LF푸드’가 운영하는 시푸드뷔페 ‘마키노차야’와 일본라멘 전문점 ‘하코야’ 등 외식 프랜차이즈와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인터파크는 올해 초 최종 부도처리된 서적 도매업체 ‘송인서적’ 인수에 나섰다. 법원이 송인서적의 법정관리를 인가하면 인터파크가 우선인수협상 대상자로 선정될 예정이다. 대형 인터넷서점을 운영하는 인터파크는 송인서적 인수를 통해 온·오프라인 유통망 통합, 서적 소매와 도매 겸영 등을 통한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유통그룹들이 비교적 성숙기에 접어든 유통업뿐 아니라 석유화학, 운송, 패션, 화장품, 바이오, 제약 등 다양한 사업군에 진출해온 양상”이라며 “앞으로도 탄탄한 유통망과 우수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한 사업확장이나 신 성장동력을 모색하기 위한 M&A는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