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전남 지역 최초로 성인 발달장애인들의 사회성과 권익을 키우는 공동생활가정이 광산구에 들어선다.
발달장애인이 시간·금전·식생활 관리를 스스로 학습하는 독립 생활 역량을 키우면서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주거모델이 마련됐다는 평가다.
발달장애인 자녀를 둔 부모들이 비용을 출자해 추진된 이번 공동주택 건립에는 시민들이 모금과 함께 재능을 기부했다.
5일 지적발달장애인복지협회 광주 광산구지부(이하 복지협회)에 따르면 복지협회는 오는 7일 오전 11시께 광산구 송정동 470번지에서 공동생활가정 착공식을 갖는다.
해당 부지에 2층(495㎡)으로 신축되는 건물에는 1층에 다솜장애인주간보호센터와 지적장애인자립지원센터를, 2층에 공동생활가정을 꾸린다. 오는 6~7월 중 완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신축은 지난해 초 장애인들의 보호·교육 시설로 임대해오던 복지협회 건물이 매각되면서 추진됐다.
백순영(55·여) 복지협회 광산구지부장은 지난해 2월부터 4월까지 부모 29명과 면담을 갖고, 발달장애인들의 사회성을 길러주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장애인복지법상 만 19세 이상의 발달장애인들은 부모가 없거나 기초생활수급자에 해당돼야 보호·생활시설에 우선 입주할 수 있기 때문에 이들을 하루 종일 돌볼 수 있는 시스템이 마련돼 있지 않다.
이 때문에 학교를 졸업하고 성인이 된 발달장애인들은 이용 가능한 복지 서비스를 찾지 못해 사실상 사회적으로 방치돼왔다.
부모들은 복지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설의 입·퇴소를 반복해야 했고, 항상 자녀들의 곁에서 활동을 보조해야만 했다.
발달장애 1급의 20대 아들을 둔 백 지부장을 포함한 부모 4명은 자녀들이 주체성을 갖고 자립할 수 있도록 독립된 주거 공간(공동생활가정)을 만들기로 합의, 신축 비용으로 5000만원씩을 기부했다.
이들은 지난해 2월부터 지난달까지 8차례의 회의를 거쳐 새로운 장애인 복지 모델을 만들기로 의견을 모았다.
부모들이 모은 뜻에 법무사·건축설계사·유리업체·벽창호업체도 동참, 재능을 기부했다.
신축·이전에 관련한 법적 자문과 함께 설계 평면도를 무상으로 제공하고, 신축에 필요한 각종 건축 자재를 후원했다.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를 통해 시민 333명이 지난해 9월부터 3개월 간 2억3000만원 상당을 건립 비용으로 기부했다.
공동생활가정에서는 원예·난타·한글·미술·건강운동·음악교실 등 각종 교육 프로그램이 운영된다. 장애인들에게 사회적협동조합인 테크테리아 카페로 일자리를 제공하던 활동도 이어간다.
백 지부장은 “발달장애인이 사회 구성원으로서 살아갈 수 있도록 인식을 개선하고 자립심과 권익을 키우는데 중점을 두고 공동주택을 건립키로 했다”며 “건립에 함께해준 시민들께 고맙다”고 말했다.
이어 “발달장애인 가족은 사회와 점점 단절되는 경우가 많고, 돌봄이 절실한 장애인들은 각종 시설에서 외면받기 일쑤”라며 “이 같은 주거 모델을 원하는 부모들이 생긴다면, 제도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정책과 조례 제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나광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