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에서 열린 8차 촛불집회에 3만여명이 참여해 ‘박근혜 탄핵’과 ‘박근혜 즉각 퇴진’, ‘황교안은 박근혜다’를 외쳤다.
‘국정농단 헌정파괴 박근혜 퇴진 광주운동본부’는 17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8차 박근혜 퇴진 광주시국 촛불대회’를 열었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국민의당 천정배 전 상임공동대표, 박원순 서울시장을 비롯해 정당인, 시민사회단체 회원, 직장인, 대학생, 중·고등생, 초등학생, 아이들과 함께 나온 부모 등 주최 측 추산 3만여명, 경찰 추산 3000여명의 시민이 모였다.
촛불집회는 식전행사와 문화공연, 정당발언, 자유발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광주전남지부 김정희 변호사의 헌재 관련 주제발언, 촛불대행진 등의 순으로 진행됐다.
시민들은 ‘박근혜 탄핵’, ‘박근혜 즉각 퇴진’, ‘황교안 사퇴’, ‘새누리당 해체’, ‘부역자 처벌’, ‘박근혜 김기춘 구속’, ‘부역자 김기춘 우병우 황교안 처벌’ 등이 적힌 손 피켓을 들어올렸다.
또 박근혜와 최순실·재벌의 비리 재산 환수, 부역자 황교안 총리와 내각 총사퇴, 국정 역사교과서 폐기 촉구, 세월호 진실 규명 등을 외쳤다.
지난 집회에 이어 6m 길이의 대형 풍선 ‘평화의 소녀상’과 박 대통령과 최순실, 부역자를 가두기 위한 대형 쇠창살 감옥도 등장했다.
박근혜 가라(Ghara) 초콜릿, 박근혜 하야-구속 핫팩·명함, ‘박근혜 수갑차그라’가 적힌 다용도 스티커, 박근혜 하야 인기가요 가사집 등 기발한 풍자 아이템들이 눈길을 끌었다.
무대 양 쪽에는 촛불을 품은 해태상이 등장했다. 해태는 시비나 선악을 판단하는 상상의 동물로서 주최 측은 "악귀를 몰아내자는 의미로 박근혜와 부역자들을 청산하자는 뜻에서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해태상에는 ‘박근혜 아바타, 황교안 사퇴하라’, ‘헌재는 범죄자를 즉각 탄핵하라’는 플래카드가 붙었다.
시민들은 해태상을 앞세워 금남로 일대를 행진한 뒤 이날 집회를 마무리했다.
촛불집회에 앞서 무등빌딩 주변에서는 광주YMCA 촛불지원단, 지역공공정책플랫폼 광주로, 세월호시민상주모임 주관으로 ‘헌법재판관에게 보내는 연하장 운동’이 진행됐다.
헌법재판관 9명의 대형사진 앞에 줄을 선 시민들은 ‘국민만 바라보고, 빠르게 올바른 결정을 내려달라’ ‘탄핵 심리를 정의롭게 결정해 달라’고 적은 연하장을 노란 우체통에 넣었다. 주최 측은 연하장을 모아 헌법재판소로 보낼 예정이다.
‘국민 심판의 벽’과 ‘내가 꿈꾸는 세상’ 행사도 열렸다.
시민들은 죄수복을 입은 박근혜 대통령, 비선실세 최순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이 형상화된 심판의 벽에서 메모지(Post-it)에 ‘전하고 싶은 말’과 ‘죄명’을 적어 각각 벽에 붙였다.
대선 주자로 분류되고 있는 정치인들도 광주 촛불집회에 참석해 민심을 읽었다.
탄핵 정국 이후 첫 지역 일정으로 광주를 찾은 박원순 서울시장은 자유발언 무대에 올라 “광주 시민, 국민들과 구질서를 해체하고 새로운 대한민국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호남 민심이 명령한다면, 그 명령과 역사적 사명을 광주 시민들과 함께 하고 싶다”며 “역사의 전면에 서서 국민들과 미래를 건설하고 새 시대를 열겠다”고 다짐했다.
또 “전국의 촛불 민심은 위대한 시민혁명이었고 박근혜 대통령의 탄핵소추안을 국회에서 압도적으로 통과시킨 위대한 힘이었다”며 그러나 박 대통령 한 명 퇴진시키기 위해 든 촛불이 아니다. 새누리당을 해체시키고 검찰과 재벌을 개혁해야 한다. 부패한 기득권 질서를 청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천정배 국민의당 전 상임공동대표는 “36년 전 5·18 때는 광주항쟁이 광주와 호남 밖을 넘어서지 못했기 때문에 전두환 쿠데타 세력을 이겨내지 못했지만 이번에는 전국이 (1980년 5월) 광주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이번 혁명으로 광주가 꿈꿔온 나라, 누구나 사람답게 살 수 있는 세상, 흙수저와 금수저가 따로 없고 사람·지역 차별 없는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 그 길에 광주시민들이 앞장 서 달라”고 덧붙였다.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도 8차 시국촛불대회에 참석한 뒤 지역 원로들과 간담회를 갖고 “현재 헌법에 의한 대통령제는 제왕적 대통령제”라며 “이대로 가면 누가 되든 또 다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같은 상황이 벌어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헌법을 바꿔 대통령의 제왕적 특권을 뿌리뽑아야 한다”며 “촛불 민심으로 시민 혁명이 일고 있는 이 시기에 헌법을 개정해야 한다. 헌법 개정을 통해 체제 변혁을 꾀하는 것이 시대정신”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전남 16개 시·군에서도 8000여명이 촛불집회에 나서 ‘박근혜 탄핵’ 등을 외쳤다.
/최성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