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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촛불 15만명 ‘더 거세진 분노’
광주시 인구 149만여명 중 10분의 1이 참여… 역대 최대 규모
“대통령 조건 없는 즉각 퇴진”·“새누리당 해체” 등 날선 비판
3차 대국민담화 이후 열린 첫 집회… 시민들의 분노 더욱 거세
작성 : 2016년 12월 04일(일) 18:06 가+가-
‘박근혜 퇴진’을 외치는 15만 광주 시민들의 함성이 1980년 5·18민중항쟁의 역사적인 장소인 광주 금남로에서 또다시 울려 퍼졌다.
광주시 인구 149만여명 중 10분의 1이 참여한 촛불집회는 역대 최대 규모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 이후 열린 첫 번째 촛불집회에서 광주 시민들은 더욱 강하게 분노하며 박근혜 대통령의 ‘조건 없는 즉각 퇴진’과 탄핵 표결을 불발시킨 ‘새누리당 해체’를 외쳤다.
또 국정 역사교과서와 일본군 위안부 협정 폐기, 사드 배치 반대, 최저임금 문제 해결 등 대한민국을 흔들고 있는 박근혜 정부의 정책에 대한 날선 비판도 이어졌다.
‘국정농단 헌정파괴 박근혜 퇴진 광주운동본부(준)’는 3일 오후 광주 동구 금남로에서 ‘6차 박근혜 퇴진 광주시국 촛불대회’를 열었다.
주최 측 추산 15만여명, 경찰 추산 2만여명의 시민들이 모였다. 주최 측은 “집회에 참석했다 돌아간 인원, 주변에서 집회를 지켜본 인원까지 포함한 수치이기 때문에 경찰의 인원 집계와 차이가 크다”고 설명했다.
전일빌딩 앞에서 1㎞ 가량 떨어진 금남공원 앞까지 가득 메운 15만명은 광주에서 개최된 역대 촛불집회 중 최대 인파로 기록될 것으로 보인다.
광주시 인구가 150만명에 못 미치는 것을 감안하면 광주시민 10명 중 1명이 이날 촛불 집회에 참여했다.
5·18민주광장과 금남로는 매년 5월17일 5·18 전야제가 열리는 장소로, 2000년대 이후 3000명에서 많게는 7000명이 참석했다. 앞선 다섯 차례 촛불집회에는 4만~10만명의 시민들이 나왔다.
이날 촛불집회에서는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등 정치인과 농민, 종교인, 시민사회단체 회원, 직장인, 대학생, 중·고등생, 초등학생, 유모차에 아이들을 싣고 나온 주부들이 한 목소리로 “박근혜 퇴진”을 외쳤다.
시민사회와 종교단체는 무료로 핫팩을 나눠주며 참가자들을 독려했다.
집회는 문화공연에 이어 개회선언, 민중의례, 대회사, 자유발언, 현장 인터뷰, 촛불 대행진 등의 순으로 3시간 넘게 진행됐다.
촛불 집회에 앞서 금남로와 광주공원 등에서는 ‘광주청소년시국대회’ ‘박근혜 퇴진 염원 단심줄 행사’ ‘국정교과서 폐기 서명운동과 소녀상 행진’ ‘광주청년학생대회 현상수배’ 등이 열렸다.
박 대통령의 3차 대국민담화 이후 열린 첫 집회에서 광주 시민들의 분노는 더욱 거셌다.
아내와 함께 집회에 참여한 이치열(62)씨는 “3차 대국민 담화를 본 뒤 더욱 분노가 치밀었다”면서 “박근혜 대통령은 스스로 즉각 퇴진하지 않을 게 분명하다. 이번 기회에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탄핵해 헌법 유린에 대한 법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두 살 딸, 아내와 이날 처음 집회에 나온 김병석(37)씨는 “국민들은 즉각 퇴진을 외치고 있는데 여전히 청와대 뒷방에 앉아 정치적인 꼼수를 부리고 있다”며 “도저히 앉아있을 수 없었다. 200만, 300만 촛불에 힘을 보태기 위해 가족과 나왔다”고 말했다.
탄핵 표결을 불발시킨 새누리당과 야당을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증현 스님(광주운동본부 공동대표)은 대회사에서 “부역정당, 공범정당 새누리당은 즉각 해체하라”며 “질서 있는 퇴진은 의미 없다. 박 대통령의 즉각 퇴진, 탄핵이 국민의 명령이다”고 외쳤다.
금남로에서 편의점을 운영하는 고귀수(42)씨는 “탄핵안 발의가 늦어진 데는 여야 모두 책임이 있다고 본다”며 “정치인들이 민심을 반영하지 않고, 정략적으로 살아남기 위한 꼼수를 부리고 있다. 특히 말을 계속해서 바꿔가는 새누리당 의원들에게 실망이 크다. 탄핵에 뜻을 모아 달라”고 말했다.
탄핵 표결 불발에 분노한 일부 광주 시민들은 촛불 집회에 참석한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 등 정치인들에게 “돌아가라. 탄핵시키기 전에 이곳에 오지 마라” “모두 똑같다”고 항의했다.
박정희와 친일, 독재를 미화하고 5·18민주화운동을 축소·왜곡한 국정 교과서 폐기도 촉구했다.
대학생 김아정(26·여)씨는 “국정 역사교과서는 날조”라며 “친일을 미화하고 박정희 정권의 만행을 왜곡시키려는 의도가 분명하다. 불도저식 정책 추진에 너무 답답하다. 교과서를 반드시 폐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광주교대 등 예비 교사들도 촛불집회에 참석, ‘국정 역사교과서 폐기’를 외쳤다.
이날 무대 앞에는 쇠창살로 만들어진 감옥이 등장했다. 죄수복을 입고 포승줄에 묶인 죄인 6명이 차례로 감옥으로 향했다.
박근혜 대통령과 비선실세 최순실·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우병우 전 청와대 민정수석·새누리당·대기업을 형상화 한 가면을 쓴 광주일고 3학년 학생들이었다.
사생활만 중요시하고 국민의 안전·생명을 무시한 죄, 독재 부패로 민주주의를 탄압한 죄, 국민에게 눈빛 레이저를 쏜 죄, 불량품 박근혜를 생산한 죄, 세금을 내지 않고 뇌물을 건넨 죄 등 이들의 다양한 죄명도 눈길을 끌었다.
6명이 모두 감옥에 들어가자 시민들은 ‘조건 없는 즉각 퇴진’과 ‘책임자 처벌’을 외쳤다.
앞선 지난달 19일 주최 측은 36년 만에 옛 전남도청 앞에서 ‘횃불’을 들어 올렸고 죄수복을 입은 최순실을 등장시켜 ‘언니 같이 감옥 가자’는 퍼포먼스를 선보였다.
매주 촛불집회에 참여하고 있는 회사원 김경규(45)씨는 “옛 전남도청 앞에서 횃불을 들어 올렸을 때는 무너진 민주주의를 바로 세우자는 국민들의 열망에 감동했다”며 “죄수복을 입은 최순실과 쇠창살 감옥 퍼포먼스는 희망과 통쾌함을 줬다”고 평가했다.
유력 대선주자인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전 대표는 광주 촛불집회에 참석해 “만약에 국회가 탄핵을 부결한다면 촛불이 국회를 함께 심판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야당 국회의원 전원이 의원직을 사퇴할 각오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을 가결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의 발언은 촛불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의 요청에 사회자의 인터뷰 형식으로 이뤄졌다.
주최 측은 박 대통령의 탄핵안 표결 무산으로 인한 국민 분노를 고려해 문 전 대표 등 정치인들의 자유발언을 모두 거절한 바 있다.
역대 최다인 15만명이 모인 광주 촛불집회와 관련 “광주가 일어서는 것 같다. 광주가 함께 하면 대한민국 역사가 바뀌었는데 광주시민들이 다시 한 번 대한민국의 역사를 바꿀 것 같다”고 말했다.
문 전 대표는 앞서 금남로 일대에서 ‘박근혜 퇴진 서명 운동’을 벌이며 “박근혜 대통령이 퇴진할 때까지 끈질기게, 더 높게 촛불을 들어야 한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강성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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