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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사랑과 ‘메모리얼 데이’
김 철 수 아동문학가·美솔로몬대학교한국학장
작성 : 2015년 05월 25일(월) 18:18 가+가-
필자는 지난 한 주간 태평양건너 미국 땅 장미와 천사의 도시라는 애칭을 갖고 있는 로스엔젤레스에서 보냈다. 해마다 정례적으로 미주 한인교회와 한인단체를 순회하면서 미국에 살고 있는 우리 교민 및 교포들과 만나 고국소식을 전하고 이민사회의 이슈와 이야기들을 전해 듣는 행복한 프로그램을 25년째 해오고 있다. 스승의 날인 지난 15일(금) 오후 8시20분에 출발하는 우리나라 국적비행기인 아시아나 항공편으로 인천공항을 떠나 10시간 30분에 걸려 태평양을 건너 미국 LA 공항에 도착하니 16시간이나 시간차이가 나는 바람에 다시 15일 (금)오후 3시 20분이었다. 도착한 첫날은 코리아타운의 중심거리인 웨스턴 8가에 위치한 가든 스위트 호텔에 여장을 풀고 다음날은 필자가 소속되어 있는 솔로몬대학교 제15회 졸업식 및 학위수여식에 참석하고 다음날 일요일이 되어 한인교회인 미주양곡교회에 가서 교포들을 위한 오후예배 설교를 하게 되었다. 마침 이 날은 우리나라의 현충일과 성격이 비슷한 5월 마지막 주 첫날인 25일부터 시작되는 ‘메모리얼 데이’ 전날 이어서 상가는 물론 교회에서도 특별한 의미를 부여하며 엄숙한 분위기에서 보내는 주간이기도 하다. 맥주와 소시지, 그리고 핫도그의 판매량이 가장 높은 날이기도 하다. 대 이라크 전쟁이 시작되고 나서 아프카니스탄 전쟁을 치르는 동안 메모리얼 데이는 꽃이 가장 많이 팔리는 날이 되어버리기도 했는데 이 명분 없는 전쟁이 일어나고 나서 엄청난 전쟁비용 지출은 물론 인명피해도 엄청났고 특히 전사자만큼이나 자살자가 속출했다는 통계가 나오기도 했다. 미국인들은 이 두 전쟁으로 인해 신체적, 정신적, 물질적 피해는 물론 전쟁 당사자국이나 병사들 개개인의 정신까지도 피폐해졌음을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과거 월남전 이후 처음으로 이런 대 규모의 ‘정신적 패잔병’들이 속출하고 있는 상황에서 메모리얼 데이 연휴는 우울하고 무겁게만 느껴졌다. 특히 일선에서 총을 들고 싸우는 병사들은 단지 시민권을 빨리 딸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자원입대한 라티노 계가 월등히 많다. 어떻게 보면 거의 ‘용병전’의 성격을 띄고 있는 셈이다. 미국에서 자신과 가족들을 위한 생존의 방편으로 영주권이나 시민권을 얻기 위해 목숨을 담보로 한 불가피한 선택이지만 라티노 계 이민자들은 총을 들고 싸우다가 전장에서 죽기도 하고 멀쩡한 사지가 날아가 버리기도 한다. 그렇게 해서 얻은 시민권은 그나마 미국 정부로부터 그들의 가족이나 자신이 추방당하는 것은 면하게 되었지만 이렇게 전장에서 사회로 돌아와 봐도 변변찮은 일자리조차 찾을 수 없어 겨우 실업수당과 군인수당으로 근근이 살아가고 있어 잠재적 범죄자로 전락해버리는 경우도 흔해 참담하기 이를데 없는 상황이기도 하다. 물론 전몰장병들을 추모하는 분위기가 강해 생존 참전용사의 날인 ‘베테런스 데이’가 우리나라 예비군과 같은 퇴역군인들에게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 전통적으로 미국 사람들은 이 날 바비큐를 해 먹으며 하루를 보내는데 봄을 끝내고 여름을 맞을 준비를 하는 그런 날이기도 하다. 미국여행을 하다보면 고속도로 초입에는 전장에서 갓 돌아온 귀환병들로 보이는 젊은이들이 골판지에 매직으로 쓴 구직을 원하는 피켓이나 메모지를 들어 올리며 구걸을 하는 모습도 흔히 볼 수 있다. 전쟁이 그 당사자들은 물론 전장에서 멀리 떨어진 가족들에게까지 피폐한 삶을 살도록 서로 연관되어 있음을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모습을 미국 현지에서 두 눈으로 지켜보며 우리나라에 대한 걱정이 된다. 요즘 북한이 보여주고 있는 행태는 어떤 규약도 염치도 없이 국제사회를 의식조차도 않는 경거망동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우리나라와도 갈수록 갈등의 골이 깊어져 전쟁 위기로까지 치닫고 있는 형편이다. 평화를 지키려면 힘도 있어야하고 위기에 대처할 수 있는 지혜도 필수적이다. 세계 최강의 군사력과 국력을 갖고 있는 미국도 이런저런 전쟁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에게 상처를 주고 그들이 원하지 않았던 삶을 살도록 만들어주고만 현실을 보면서 결코 남의 일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미국에서 맞은 2015년 메모리얼 데이는 그래서 더욱 의미가 있게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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