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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련꽃 지는 4월을 보내며
김 철 수 아동문학가·美솔로몬대학교한국학장
작성 : 2015년 04월 26일(일) 17:28 가+가-



4월은 목련꽃이 피는 계절이다. 특히 겨울을 이기고 생명을 부지해 산천초목들도 일제히 약속이라도 하듯 눈부시게 화려하고 고운 꽃으로 다시 피어나는 계절이다. 기독교에서 가장 큰 절기로 지키는 부활절도 죽음을 이기고 다시 살아나신 예수님께서 인류에게 희망의 메신저로 다시 태어나신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다. 필자가 살고 있는 사무실 양편에 커다란 목련꽃 두 그루가 서 있다. 왼쪽에 있는 목련나무는 꽃이 피면 그 주변까지 환하게 밝혀주는 백목련나무이고 오른쪽에 서 있는 나무는 빨간색 꽃이 열아홉 살 처녀의 볼처럼 빨갛게 피어나는 자목련 나무이다. 금년에는 초봄의 날씨가 예년과 달리 화창하고 기온이 높았다. 3월이 되자 백목련나무에 먼저 꽃봉오리가 탐스럽게 머물더니 어느 날 아침에 일제히 꽃을 피우기 시작했다. 2-3일만 지나면 온통 백목련 꽃이 만발할 것 같아 그 때를 기다려 우아한 자태를 뽐내는 백목련 꽃을 사진으로 찍어 기념으로 남겨두려고 마음먹고 했는데 꽃샘추위는 그 것조차 시샘을 내어 어느 날 밤 온도가 영하권으로 내려가는 바람에 된서리를 맞아 미처 피어나지 못한 꽃봉오리들은 그대로 얼어 죽고 말았다. 높은 나무위에서 꽁꽁 얼어 땅 밑으로 떨어지는 백목련 꽃봉오리가 마치 지난 해 4월 16일 진도앞 바다에서 세월호 참사로 영문도 모른 채 죽어간 246명의 안산 단원고 2학년 학생들을 포함한 304명의 사망자와 실종자들을 다시 생각나게 했다. 백목련 꽃봉오리가 채 피워보지도 못한 채 된서리를 맞고 땅위로 떨어지는 것을 보고도 마음이 아프고 애잔하기만 한데 아직까지도 시신조차 찾아내지 못한 실종자가족들의 타들어가는 마음은 어떠할까 생각하니 가슴이 먹먹하다. 세월호 사건이 터졌을 때 국민 여론은 여야, 진보와 보수, 심지어는 유가족끼리도 서로 대립된 의견들이 지금까지도 팽배하다. 지난 1년간 세월호 침몰의 진상을 규명키 위해 검찰과 국회, 감사원까지 동원돼 조사가 진행되었지만 그 사건의 근본적인 책임이 세월호 선주의 황금만능주의와 선장의 직업윤리의식 실종, 관계당국의 관리 소홀과 인간의 무능이 지적되기도 했다. 그러나 그것보다도 공직사회의 부패와 정경유착, 그리고 관(官)피아, 공동체 윤리와 부재, 도덕성 실종, 저급한 기업문화, 안전 불감증, 법질서 경시현상, 고발정신 부재 등이 총체적 난맥상으로 비롯된 재앙으로 판명됐다. 그리고 세월호의 실 소유주였던 청해진 해운의 유병언 회장은 기독교에서 이단으로 판명된 인물이다. 종교를 기업경영의 수단으로 삼고 신도들을 지옥으로 끌고 간 거물급 종교 브로커이기도 했다. 유병언은 대구에서 공업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성경학교에서 6개월 과정을 수학한 것이 학력의 전부이다. 그가 목사라는 이름을 갖고 교회를 설립해 교인의 헌금을 사업자금으로 오용하고 성도가 한번 구원받았으면 양심의 죄책감에서 해방을 받았기 때문에 그 다음부터는 거짓말을 하거나 육신적 죄를 지어도 죄가 되지 않는다고 가르쳤다. 1987년 용인의 식당 천정에서 발견된 32명의 집단변사체가 발견된 오대양사건도 유병언과 관련이 깊숙하게 되어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 이를 폭로했던 모 변호사는 이들로부터 명예훼손죄로 고발을 당했으나 법원으로부터 기각된 일이 있다. 거짓된 종교 신앙을 앞세워 무고한 성도들로 하여금 집단자살로 몰아넣은 이 천인공노할 사건의 배후에도 이단집단이 관련되어 있었던 것이다. 그런데 금년 4월에는 소위 경남기업 성완종 뇌물리스트가 터져 온 나라가 벌집 쑤셔놓은 듯하다. 검찰의 수사를 받던 중 스스로 목을 매 자살한 성완종씨의 메모쪽지 에 거론된 인사들 가운데 매 먼저 이완구 국무총리는 결국 스스로 사표를 내고 말았고 검찰의 수사를 받게 되었다. 성완종 씨가 조성한 비자금은 약 200억 원대에 이르는데 그가 남긴 쪽지에 거론된 금액은 겨우 15억 원대 밖에 되지 않아 나머지 돈의 출처에 대한 의혹이 더욱 증폭되고 있다. 더욱이 그는 지난 노무현 정권에서 비리사건 때마다 가벼운 처벌을 받고도 불과 몇 달 만에 복권된 전력도 들어나고 있다. 심지어는 집행유예 확정선고 1개월 만에 사면 복권된 적도 있다. 초등학교 학력밖에 없던 그의 기업성공은 처세술과 인맥형성을 통한 용병술이 얼마나 뛰어났는지 짐작하고도 남을 일이다. 4월에 피어야 할 목련꽃이 조금 더 기다리지 못하고 3월에 피었다가 된 서리를 맞고 정작 활짝 꽃피어야 할 4월에 하염없이 떨어지는 것을 지켜보면서 인생의 무상함을 더욱 실감하면서 잔인한 4월을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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