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5 호주아시안컵 준우승에 일조한 미드필더 한교원(25)이 중국의 도발이 선수단의 승부욕을 자극한 사연을 소개했다.
한교원은 대회 직후에 소속팀 전북현대의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전지훈련에 합류했다.
아직도 아시안컵 준우승 여운이 남았다. 그는 4일 호주와의 결승전을 “그런 경기는 평생 잊지 못한다”며 입을 열었다.
한국은 전반 45분 마시모 루옹고(스윈든 타운)에게 선제골을 내줬다. 패색이 짙었던 후반 추가시간에 손흥민(레버쿠젠)이 극적인 동점골을 터뜨려 연장전에 들어갔다.
한교원은 “그 골을 보면서 ‘이런 경기도 있을 수 있구나’고 생각했다. 매우 기분이 좋았다”고 기억했다. 그러나 연장 전반 종료 직전에 제임스 트로이시(쥘터 바레험)에게 결승골을 내줘 1-2로 패했다.
그는 “우리가 동점골을 넣었을 때, 분위기가 우리 쪽으로 온다고 생각했다. 55년 만에 새로운 역사를 쓸 것이라고 기대했는데 너무 아쉬웠다”고 했다.
그래도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은 선수들의 모습에 많은 국민들이 환호하고 감동했다. 선수들도 후회 없이 뛰었다.
대회 초반 슈틸리케호를 향한 여론은 우호적이지 않았다. 경기력이 저조했다. 이청용(크리스털 팰리스), 구자철(마인츠)이 부상으로 이탈해 뒤숭숭했다.
한국은 조별리그 3차전에서 호주를 꺾고 A조 1위에 올랐다.
B조 1위 중국은 은근하게 한국과 상대하기를 바랐지만 개최국 호주와 8강에서 만나게 된 것이다.
중국은 호주에 0-2로 패해 상승세를 잇지 못하고 탈락했다.
앞서 중국 감독의 발언이 선수단을 자극했다. 한교원은 “투지 덕분에 거기까지 올라갔다”고 했다. “결승까지 가는 길은 험난했다. 대회 초반 경기력 부진으로 다들 마음고생이 심했다. 그런데 중국이 한국 선수들의 투지에 기름을 부었다”고 했다.
중국의 알랑 페렝(59·프랑스) 감독은 조 1위를 확정하고 “8강전에서 호주보다는 한국을 만나고 싶다”고 약을 올렸다. 한국은 B조 2위 우즈베키스탄을 2-0으로 꺾었다.
한교원은 “선수들 모두 자존심이 상했다. 중국한테까지 그런 소리를 듣는 것에 화가 났다. 아시아 축구 강국이라는 것을 증명하고 싶었다. 그래서 뭉쳤고 준우승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한교원은 오만(1차전), 호주(3차전)와의 조별리그, 이라크와의 준결승전에 출전했다.
개인적으로 차두리(35·서울)라는 롤모델도 만났다. 차두리는 이번 대회를 끝으로 태극마크를 뗐다.
한교원은 “(차)두리 형이 후배들을 위해 희생한 부분이 정말 멋있었다. 고참으로서 후배들에게 귀감이 된다는 것 자체가 힘든 것이다. 정말 대단했다”며 “두리 형을 위해 우승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그러지 못해 아쉽다”고 덧붙였다.
한교원은 지난 시즌 전북에 새롭게 둥지를 텄다. 리그에서 11골 3도움으로 우승을 도왔다. 미드필더 부문 베스트11에도 올랐다.
올 시즌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 에닝요(34)와 에두(34)가 합류했고, 유창현(30)도 왔다.
한교원은 “아시안컵 결승전이 끝나자마자 전북 주전경쟁 생각이 들었다. 두바이로 향하는 동안 안절부절하지 못했다”며 “지난해보다 더욱 경쟁이 치열하다. 허투루 했다가는 바로 벤치행이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내가 가진 것들을 다 보이겠다. 발전하는 모습도 보이겠다. 그러면 주전으로 나설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10개 이상의 골과 도움을 기록하고 싶다. 전북이 K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에서 동반 우승을 하는데 힘을 보태고 싶다”고 목표를 밝혔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