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의 정체성 가운데 가장 자랑스러운 것 중의 하나는 우리는 한나라 한민족 이라는 것이다. 세계 어느 나라를 보아도 이 같은 자랑스러운 전통을 가진 나라는 찾기 힘들다.
그러나 가슴 아프게도 국민을 두 편으로 가르는 정치가 이명박 정권부터 싹트기 시작하여 이제 박근혜 정부 들어서는 고착화되어 가는 듯한 현실 속에 더욱 울분스러운 것은 이를 권력과 기득권 유지의 방편으로 삼아 오히려 즐기려는 집단이 세력화되는 느낌이라는 것이다.
정치 중에 가장 나쁜 정치는 두 국민의 정치가 아닌가 한다.
대통령과 여당은 국민 다수의 지지를 받아 국민으로부터 정치권력을 위임받았으나 이는 국민에 대한 책임이 전제되어야 하며 그 책임범위는 나라 안의 모든 일에 대한 무한 책임 의식을 가져야 함은 기본 상식이다.
더구나 정부와 관련된 사태에 대해 그 책임을 피하려 하거나 심지어 여론을 오도하고 오히려 일부 국민층에게 그 책임을 전가하려는 것은 질나쁜 정치요 아주 나쁜 정치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세월호 정국이 길어지면서 대다수 국민들은 이제 어떻게든 마무리 되어야 된다는 생각이 지배적인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그 방법은 관련 유가족을 파렴치범으로 몰고 적대시하며 책임을 물어야 할 유병언이 죽었으니 이제 진상은 밝혀진 선에서 용납하고 끝내는 것이 국익과 민생을 위한 일이라고 밀어 붙이 식은 안된다는 것이다.
비록 극소수라 할지라도 ‘내 자식이 죽었으니 왜 죽었는지는 알아야겠다’는 상식적인 요구가 극단적이고 과격한 구호로 받아 들여지고 도를 넘는 극우 보수 집단인 이른바 ‘어버이연합’의 도를 넘은 절망 속의 유가족 자극은 엉뚱하게 대리기사 폭행사건으로 번지고 일거에 유가족 대표들은 폭력이나 휘두르는 깡패집단으로 취급 어처구니 없는 구속영장까지 청구되었다.
다행스럽게도 법원이 구속사태는 막았지만 더 이상 밝힐 진상은 없고 이른바 가이드라인을 대통령이 제시하는 형국에서 절규하는 유족과 시민들은 더 이상 대통령의 국민이 아닌가 하는 자괴감마저 든다.
유가족이 전례없는 보상금을 요구한다는 유언비어가 돌고 보수언론들은 약속이나 한 듯 하나같이 유족과 시민들을 향해 ‘이제는 그만 좀 하라’ 는 식이다.
나라가 ‘세월호 피로증’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당연한 논리다.
그러나 방법론에서 납득할 수 없으니 문제가 아닌가. 유신때에도 관제데모가 등장했고 민주화후에도 관제성은 아니라 할지라도 아부성에 가까운 보수단체들의 맞불 데모가 있었으나 이제는 그 유례를 찾아 볼 수 없는 보수진영데모단체들의 상식 이하 과격성은 무성한 권력이 어떻게 보는지 의문스럽다.
보수단체들은 광화문 광장 농성장를 향해 불과 100m 떨어진 거리에서 농성장을 향해 “광장이 당신들의 사유지가 아니지 않는냐” “시체장사 하지마라” “X같은 놈들” “찢어 죽일 놈들” “종북 발갱이 XX들”
단식투쟁 중인 세월호 가족을 향해 “우리는 먹으면서 싸운다” 폭식 폭언으로 자극하는 중 대리기사 폭행사건이 터지고 만다. 어떤 경우에도 폭력은 용인될 수 없다. 그러나 급기야는 금기되어야 할 서북청년단 재건 선언이 대한민국 수도 한복판에서 있었다.
1946년 11월 서울에서 결성된 서청은 이북에서 월남한 청년들이 만든 극우청년단체가 아닌가, 서청의 정치 테러는 제주 4·3항쟁 양민학살사건, 백범 김구 선생을 암살한 안두희도 서청회원이었다.
자신들이 좌파성향이라고 간주한 기업가 나 언론인, 노동자, 대학생들에게 무차별적인 테러를 자행했던 단체가 아니었던가 보수의 세력이 무성해도 이것은 안될 일 아닌가
해방이후 분단의 세월 속에 우리는 증오와 적대의 역사를 누적시켜 왔다.
48년의 제주사건, 같은 해의 여순반란사건, 80년의 광주사태는 적대와 증오의 집합적 체험이란 표현이 타당할 것이다.
이제는 소수를 빙자하여 정권의 입맛에 거슬리는 집단이나 사람들을 적대시하고 둘로 나누어서는 안된다.
최근 좌파라는 단어 종북이라는 단어가 심상찮게 등장하며 국민을 둘로 나누어 보수층만을 더욱 두텁게 하는 묘수(?)를 누가 두고 있는가? 대통령과 여당에게 세월호 가족이나 그 편에서 시민들, ‘촛불시민’과 ‘안녕하십니까’라는 청년들, ‘앵그리맘’, ‘쌍용차 노동자들’,
‘강정마을을 지키려는 사람들’, ‘송전탑을 반대하는 밀양의 주민들’ 이들 모두가 이 나라의 국민들이 아닌가, 국민을 둘로 나누는 나라는 미래가 없다.
김 요 한 시인·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