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숨밖에 나오지 않는다.
이번에는 사단장이 일을 저질렀다. 육군은 여군 부하를 성추행한 혐의로 인천지역 모 부대 사단장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이 사단장은 다른 부대에서 상사에게 성추행을 당해 사단사령부로 전출된 여군 부하를 집무실로 불러 위로하는 과정에서 성추행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면수심은 이를 두고 하는 말이다.
도저히 제 정신을 가진 사람의 짓이라고 보기 어려운 후안무치 행태가 아닐 수 없다.
피해자로선 한 차례의 성추행도 모자라 근무부서를 바꾸자마자 사단 내 최고지휘관으로부터 다시 성추행을 당했으니 그 고통과 상처를 어떻게 치유해줘야 할지 막막하다.
군 내 성범죄는 갈수록 늘고 있다. 크고 작은 성문란 사건은 하루가 멀다하고 터진다.
성추행 등 가혹행위를 견디지 못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여군 중위도 있었다.
부하의 성추행 사건에 법적·도덕적 책임을 져야 할 일선 부대 최고 지휘관이 기강 확립에 앞장서지는 못할망정 스스로 성추행을 저질렀으니 어이없는 일이다.
육군 대장이 대통령 해외순방 중에 작전지역을 이탈해 만취 상태로 추태를 부려 전격 경질된 지 얼마나 됐다고 또 이런 일이 일어나는지 지휘관들의 나사 풀린 복무 자세에 말문이 막힐 뿐이다.
장군들이 이런 정신 상태니 예하 부대의 기강이 제대로 설 리가 없다. 군은 지금 국민의 불신과 군기문란 사건으로 총체적인 위기를 맞고 있다.
군 통수권자인 대통령과 국방장관부터 책임을 통감해야 한다.
군 내에서 여군에 대한 성추행 사건이 끊임없이 터져 나오는 것은 군의 징계기준과 양형이 너무 약한 데에도 원인이 있다.
최근 5년간 군대 안에서 발생한 여군 피해 성범죄는 83건이지만 실형은 고작 3건에 그쳤다. 성 군기 위반에 대한 군의 인식 자체가 너무 안이하고 아직 남성 위주의 조직문화가 팽배해 있다는 것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미군은 최근 성범죄를 저지른 부하 대령을 감싼 육군 소장의 계급을 강등시키고 전역 후 군인연금 수령액까지 삭감했다. 군내 성범죄에 대해서는 과도하리만큼 가혹한 책임을 묻는다.
반면에 우리는 부하가 성범죄를 저질렀다고 처벌을 받거나 책임을 지는 지휘관이 없다. 특히 지휘관이나 상관이 계급을 악용해 성범죄를 범해도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다.
군내 성폭력 문제만 해도 그간 사건이 터질 때마다 별별 처방이 다 제시됐다.
지난해만 해도 국방부는 ‘성군기사고 예방 특별종합대책’이라는 거창한 이름의 대책을 내놓은 바 있지만 제대로 실천되지 않고 있다.
군은 지난주 재탕 삼탕의 대책을 또 내놨으나 국민뿐 아니라 군 자신도 이런 대책으로 성폭력을 추방할 수 있다고 믿지 않을 것이다.
병영 개선책과 더불어 시대 흐름을 반영한 장기적 안목의 대책을 강구하기 바란다.
병사가 아니라 수뇌부의 기강부터 바로 세워야 함은 물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