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사회의 고령화 속도는 갈수록 빨라지고 있는데, 노인들의 삶은 더 팍팍해지고 있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4년 고령자 통계’ 결과가 그렇다. 자료에 따르면 올해 65세 이상 고령인구는 638만6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2.7%를 차지했다. 1990년 5.1%에서 20년 남짓만에 세 배 가까이 늘었다. 이런 추세라면 오는 2026년이면 인구 5명 중 한 명이 고령자인 완전한 노인국가로 탈바꿈한다.
불과 10여년 뒤다. 우리의 고령화 속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가운데 가장 빠르다.
이에따라 4년 후면 15∼64세의 생산가능인구 5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해야 한다고 한다. 올해는 6명당 노인 1명꼴이다. 부양 부담은 매년 급증해 20년쯤 후에는 2명이 노인 1명을 부양하는 상황을 맞게 된다.
기대수명이 갈수록 늘어나고 출산율이 밑바닥인 상황에서 고령화 사회는 비단 우리만의 특수한 상황이 아닌 세계적인 추세이다.
하지만 이 같은 흐름을 준비하고 받아들일 태세가 제대로 되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경제적 어려움과 건강 문제, 여기에 외로움까지 겹쳐 불행한 노후를 맞을 수밖에 없는 게 지금의 당면한 현실이다.
우리 노인들은 너무 가난하다. 실제 고령자의 빈곤율은 48.1%로 전체 빈곤율(14.6%)에 비해 3.3배 가량 높다. 국민연금 등 연금혜택을 받는 노인은 44%에 불과하다.
그나마 50만원 이상 받는 사람은 20%에도 안된다고 한다. 절반 이상의 노인들은 당장 일을 하지 않으면 생계를 잇기 곤란한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것이다.
이런 팍팍한 노후현실이 정년을 무색하게 만들었다. 현역에서 은퇴한 이후 안락한 노후생활은커녕 생계를 위해 또다시 일자리를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60대(60~64세)와 20대의 고용률을 역전시키는 결과를 가져왔다. 60대 고용률이 20대를 웃돈 것은 1963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이라고 한다. 음식점이나 치킨집 같은 자영업 창업이 급증하고, 3년이 지나면 60%가 문을 담는다는 통계도 이런 세태를 반영한다.
고령화 사회와 노인빈곤은 이제 우리 사회의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더욱이 베이비부머 세대(1955~1963년 출생) 712만 명이 이미 은퇴 대열에 합류했다. 자녀를 양육하고 부모를 부양하면서 모아 놓은 재산 없이 또 다시 스스로 노후를 준비해야 하는 딱한 처지에 놓였다.
고령화와 노인 빈곤 문제를 동시에 해결할 수 있는 방안은 일자리 늘리기가 최선이다. 노인 일자리가 많아지면 노동력 부족, 성장잠재력 약화, 건강보험 재정 악화 등 고령화사회가 초래하는 여러 부작용들도 해소할 수 있다. 그러나 문제는 일자리의 질이다. 아파트 경비와 지하철 택배, 주유원 등 단순한 일자리는 아무리 많아도 별 효과가 없다. 수 십년 동안 쌓은 각자의 경력과 경험을 잘 살릴 수 있는 일이라야 생산성은 물론 일할 의욕도 높아진다.
지금부터라도 정부 차원의 태스크포스를 만들고 직능별 노인 전문인력 데이터베이스 구축 작업에 들어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