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이 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 야심을 드러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지난 25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진출 희망을 다시 공식적으로 피력했다.
일본이 그동안 유엔 발전을 위해 기여했다며 내년 유엔 창설 70주년에 맞춰 유엔 개혁에 역할을 하고 싶다는 것이다.
아베 총리가 취임 후 49개국을 방문한 것도 그런 노력의 일환이다. 그는 지난 24일에는 아프리카 국가, 25일에는 태평양 도서국가와 회담을 갖고 지지를 호소했다. 미국과 영국으로부터는 일찌감치 지지를 받아냈다.
일본 외에 독일 브라질 인도 등도 상임이사국 진출을 원하는데 4개국은 안보리 개편에 협력하면서 서로를 지지하기로 외교장관회의를 열어 손을 잡았다.
현재 미국 중국 영국 프랑스 러시아 등 5개 상임이사국에다 6개국을 추가하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유엔헌장을 개정해야 하며 기존 이사국 전원 찬성과 총회에서 회원국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일본은 그동안 비상임이사국에 10회나 선출된 반면 한국은 고작 2회에 그쳤다. 유엔 외교전에서 우리가 일본에 밀리고 있음을 인정하고 이번 기회에 중장기 전략을 가다듬을 필요가 있다.
70년간 국제사회는 많이 변했다. 국제 평화와 안전을 지키는 핵심 기구인 안보리의 개편은 논의해볼 만한 가치가 있다. 그러나 거부권을 행사하는 상임이사국 제도는 안보리 활동을 일정 부분 제약하는 역기능이 있었다.
따라서 상임이사국 수를 늘리는 것보다 회원국의 선거로 선출하는 비상임이사국의 수를 늘리는 것이, 민주주의 원칙인 대표성과 책임성에 부합하는 개혁 방향이라고 할 수 있다. 거부권 행사 국가를 4개국 추가해 상임이사국을 9개국으로 확대하는 건 올바른 대안이 아니다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은 일본의 숙원이다. 세계 3위의 경제대국이라는 점만 놓고 보면 충분히 욕심을 부릴 만하다. 하지만 돌아봐야 할 문제가 있다. 일본이 과연 자격을 갖추었는지부터 따져 봐야 한다. 유엔은 2차대전 이후 국제평화를 유지하기 위한 전후 체제의 중심을 이루는 국제기구다. 일본이 걷고 있는 길이 그에 걸맞은가. 독일과 비교해서도 한참 다른 길을 걷고 있다. 일본은 나치를 불법화하고 지금도 전범을 추적해 기소하는 독일과는 전혀 다르다. 오히려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통해 A급 전범을 우상화한다.
일본군이 점령국 여성을 성노예로 강제동원한 명백한 역사적 사실마저 부인한다. 군국주의를 부활시키려는 일본 내 극우정치를 제쳐두고라도 이런 ‘아집의 역사 인식’으로는 국제평화를 이끌어갈 상임이사국의 자격이 없다.
우리 정부는 이미 일본의 안보리 상임이사국 진출에 반대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중국은 일본에 대해 “상임이사국 진출은 헛된 꿈일 뿐”이라며 노골적인 비판을 한다.
주변국의 마음조차 얻지 못하는 일본이 국제사회의 리더가 되겠다는 것은 연목구어에 지나지 않는다. 일본이 상임이사국이 되고자 한다면 침략 피해를 본 이웃 나라를 어떻게 배려할지, 무슨 행동을 해야 할지부터 생각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