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에는 문화예술인이 뭐냐고 물으면 가난과 서러움이 낳은 눈물의 씨앗이라고 대답했지만 21세기에는 그와 정 반대이다. 문화예술인 들이야말로 황금알을 낳는 거위일 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에게 밥을 먹여주고 굴뚝 없는 산업으로 국경도 인종도 개의치 않고 전 세계 지구촌에 막대한 영향력을 끼치는 무소불위의 주인공이 된지 이미 오래이다.
대중가수 싸이의 ‘강남스타일’ 노래 한 곡이 전 세계인에게 미치는 한류바람과 천문학적인 경제적 부가가치만 봐도 실감할 것이다. 오늘날 문화가 뭐냐고 묻는다면 보람과 영예의 열매로 인류를 행복하게 만드는 묘약이요 시대를 밝히는 역사의 등불이며 가장 부가가치가 높은 상품이라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정말 간과해서는 결코 안 될 중요한 사항이 있는데 그것은 지역에 살고 있는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인식과 이들을 대하는 공무원들의 의식이 옛날이나 지금이나 거의 변화가 없다는 점이다.
그 지역에 거주하며 활동하고 있는 문화예술인들이야말로 막대한 지하자원과 같은 보물을 가까이 두고도 행정관청에서는 전혀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문화예술인들을 활용하여 저비용 고효율 성과를 볼 수 있는 문화상품을 개발하는데 눈을 떠야할 때다. 필자는 수년전 러시아를 문학기행차 답사하면서 문화의 위력을 새삼 실감하면서 과거의 제정 러시아의 번영이 문화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는 것을 부러워했다.
조그만 마을 앞 공원이름이나 커다란 도로의 이름이나 심지어는 보잘 것 없는 조그만 찻집까지도 당대에 유명한 문화예술인들의 흔적과 역사를 그대로 보존하여 전 세계에서 찾아오는 관광객들을 유치하고 있었다. 세계적인 문호 톨스토이의 생가는 그가 세상을 떠난 지 이미 오랜 세월이 흘렀지만 그의 생전의 흔적은 태어난 생가에서부터 마지막 숨을 거둔 간이역에 까지 그를 기념할 수 있는 기념관으로 보존시켰다.
그리고 그의 후손들이 관리를 하며 자랑스러운 조상의 정신을 이어가도록 함으로 시대와 유행을 초월한 관광자원으로도 활용하면서 문화민족의 긍지를 자랑하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리고 있었다.
그래서 관광객들이 발걸음을 옮기는 곳마다 역사가 있고 흥미와 관심을 유발시키는 스토리가 있어 러시아의 역사까지도 자연스럽게 알게 되도록 해놓은 것이다.
필자는 세계적인 문호 톨스토이의 생가를 방문하면서 그곳을 관리하고 있는 노인이 톨스토이의 손자뻘 되는 후손이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그 관리인은 조상의 생애를 실감 있게 설명하면서 자기는 자랑스러운 조상을 둔 바람에 고향을 지키며 조상을 돌볼 수 있도록 국가가 배려해주어 너무 감사하고 행복하다는 것이었다. 우리고장 광주와 전남은 문화예술인의 텃밭이요 자연환경은 물론 역사적인 바탕이 출중한 문화예술인들을 배출하기 좋은 고장이다.
그런데 정말 아쉽고 안타까운 것은 이들이 마음껏 활동할 수 있는 공간이나 여건이 열악해 모두 대도시나 객지로 떠나간다는 점이다.
문화예술인들은 많은데 이들을 활용해서 문화상품을 개발하여 세계적인 문화도시로 거듭날 수 있도록 행정관청의 의식과 생각자체가 뒤따라가지 못해서 생기는 불행한 일이다.
그래서 말로만 문화예술의 고장이요 무늬만 그럴듯하게 포장되어있지만 문화예술인들이 활동하기에는 가장 열악한 환경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문화예술인들의 입장에서 생각할 때 행정관청의 문화예술인들에 대한 시각과 인식이다.
누구보다도 자존심강하고 구속받기를 싫어하는 문화예술인들을 지역발전에 적극 활용하려는 노력이나 연구를 전혀 하지 않으면서도 이들이 어렵게 문화행사를 계획하고 행정관청에 협조를 의뢰할 때면 옛날이나 현재나 한결같은 대답은 예산이 없어서라는 대답만을 듣기가 일수이다.
우리나라 최남단 장흥군에서는 대한민국문학특구로서의 지역이미지를 최대한 활용하여 장흥출신 소설가 이청준, 한승원 씨를 중심으로 천관산일대에 문학관과 시비공원을 조성 전국적인 명성을 얻어 유명 관광지로 지역경제발전에도 커다란 기여를 해오고 있다.
그리고 멀리 강원도 화천에서는 소설가 이외수 창작실을 화천군에서 무상으로 제공하여 깊은 산골 화천이 문학관광명소가 되고 휴전선에 인접한 이곳에서 전국적인 공중파 방송국 스튜디오까지 만들어져 전국적인 화제가 되고 있다.
이름 있는 소설가 한 사람이 강원도 최전방 산골인 화천군의 희망이 되고 밥줄이 되고 있다. 지금은 문화예술인이 밥 먹여주는 시대이다.
김 철 수
아동문학가
美솔로몬대학교한국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