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연금이 다시 도마에 올랐다. 정부와 여당의 요청을 받아 한국연금학회가 마련한 공무원연금 개혁안이 윤곽을 드러내면서 논란이 가중되고 있는 것이다.
개혁안은 현행 소득의 7%인 본인부담금을 단계적으로 10%까지 올리고 신규 임용 공무원은 아예 국민연금과 같은 수준으로 맞추겠다는 게 핵심이다.
또한 이미 연금을 타고 있는 퇴직자의 수령액을 사실상 삭감하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확인됐다.
지금까지 국민연금을 포함한 ‘공적연금’ 개혁이 여러 차례 단행됐지만 기존 수급자의 수령액을 삭감한 적은 없었다. 이번 개혁안은 30대 이하 젊은 공무원에게 상대적으로 개혁의 고통이 집중되지만, 은퇴자에게도 재정안정화 부담을 나눠지도록 한 것이 특징이다.
정부와 새누리당은 19일 이 개혁안을 토대로 정책협의를 갖고 22일에는 공청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다. 하지만 공무원노조 등 당사자들 반발이 워낙 거세 어느 정도선까지 개혁안이 반영될지 주목된다. 공무원연금 개혁 논의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그러나 공무원 집단의 저항이 만만찮아 정부 여당 입장에서는 막상 수술대에 올리기가 부담스러운 것은 사실이다. 공무원들의 반발이 선거에서 표로 이어질 수 있다는 인식도 작용했다.
그러다보니 역대 정부가 개혁의 당위성은 인정하면서도 차일피일 미루다 지금까지 온 것이다. 이번 정부에서 개혁안을 입법하려면 늦어도 연말이나 내년 초엔 끝내야 한다.
내년 상반기부턴 사실상 총선 준비 체제로 들어가 민감한 개혁입법을 처리하기 어렵다. 빨리 안부터 확정하고 공청회 등 일정을 서둘러야 한다. 언제까지 공무원연금 적자를 세금으로 메워주려 하는가. 공무원연금관리공단에 의하면 2010년 1조3000억원선이던 보전금이 올해 2조5000억원 가량으로 불과 4년만에 두배 가까이 늘게 됐다. 이런 추세로 10년만 지나면 쌓인 적자가 53조원까지 불어날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공무원연금 구멍 메우려다 나라 살림이 거덜 날 판이다.
국민들이 받아들이는 박탈감과 형평성도 생각해야 한다. 공무원 한명이 받는 연금수령액은 지난해 말 기준으로 월 219만원이다.
국민연금 평균 수령액 84만원의 2.6배에 이른다. 물론 공무원은 민간 기업에 비해 퇴직수당이 적고, 연금 납입액도 많다. 그러나 그게 수령액이 세 배 가까이 차이가 나야할 근거는 못된다.
공무원들의 급여가 적다는 항변도 설득력이 없다. 공무원 보수 수준은 대기업만이야 못해도 민간 평균 이상은 된다. 게다가 정년까지 신분이 확실히 보장되는 엄청난 특혜도 누리고 있다.
각종 공무원 공채에 수만명의 젊은이들이 몰리는 것이 그 위상을 잘 말해주고 있다. 공무원 노후가 민간보다 더 특별한 대우를 받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공무원연금을 제대로 개혁해야 군인연금과 사학연금도 개혁할 수 있다.
담뱃값 인상을 속전속결로 진행했듯이 공무원연금 개혁도 안행부 장관은 직을 걸고, 새누리당은 욕먹을 각오를 하고 속도를 높여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