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사회복무요원 선생님은 장애를 갖고 있는 내 친구 엄마 같아요.”
중증 장애학생을 친엄마처럼 돌보고 있는 30대 사회복무(공익근무)요원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이 사회복무요원의 보살핌은 글짓기 소재로 등장할 정도로 학생뿐만 아니라 교직원 사이에서도 귀감이 되고 있다.
16일 전남 화순사평초등학교에서 사회복무요원으로 근무하고 있는 신승철(30)씨.
신씨는 정신지체 1급인 A(10)군을 교문에서 맞이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다문화가정의 부모가 학교 앞까지 데려다 주면 신씨는 A군의 손을 잡고 교실이 아닌 화장실로 가 목욕을 시킨다.
A군의 부모는 씻겨서 학교에 보내고 싶지만 통제가 되지 않아 신씨가 도맡아 하고 있다. 지난해 1월 신씨가 이 학교로 배정된 뒤 도움반(특수학급)을 맡고부터 1년이 넘도록 이어지고 있는 일과다.
신씨의 모습은 한 학생의 글짓기 주제로 등장할 만큼 감동을 전했다.
사평초의 정승일(12) 학생은 병무청이 주관한 글짓기 대회에서 “화장실도 혼자 가기 힘든 내 친구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며 보살피는 모습이 정말 아름답다. 공차기를 좋아하는 친구가 공이 제 쪽으로 안온다며 짜증을 내고 울면 얼른 달려가서 공을 가져다 친구 발앞에 놓아주시는 것을 보고 ‘어쩜, 저렇게 마음이 너그러우실까’ 라는 생각이 든다”고 표현했다. 정군은 이 글로 최우수상을 받았다.
처음에는 신씨도 어려워 했다. A군의 지적 능력이 어린아이와 같았고 낯선사람에 대해 거부반응을 보여서다.
신씨는 친해져야 겠다는 생각으로 A군에게 다가갔다. “나쁜사람이 아니다”는 인식을 심어주기 위해 그림자처럼 A군의 옆에 항상 있었다. A군이 걷다 넘어지면 일으켜 주고 밥을 먹을 때도 옆에서 바라봤다.
서울과 여수를 둘러보는 2박3일 체험학습기간에도 신씨는 A군의 옷과 기저귀, 손수건, 화장지 등을 자신의 가방에 챙겨 따라나섰다.
신씨의 노력은 A군의 가슴에 새겨졌고 이제 신씨와 A군은 형제보다 더한 모녀의 정을 느낄만큼 가까워졌다. 학교에서는 ‘A군 엄마, 엄마 선생님’으로도 불린다. 또 A군은 이제 어느정도 의사소통이 가능해졌고 주변의 친구들과도 어울릴 수 있게됐다.
하지만 신씨는 내년 1월이면 이 학교를 떠나 본업인 무안의 한 초등학교 교사로 복귀해야 해 걱정이 앞선다.
이 때문에 신씨는 A군의 주변 친구들에게 당부를 잊지 않는다.
“내가 제대해서 이곳을 떠나더라도 너희들이 이름도 자주 불러 주고 같이 놀아주고 그래야 한다. A군은 너희 보다 조금 늦게 배운다 뿐이지 곧 따라 갈 테니까 기다려 줘야 한다”고 부탁하고 있다.
조희영 교장은 “A군이 신 선생의 보살핌을 받은 뒤 부터는 의사소통도 가능해졌고 많이 밝아졌다”며 “학생뿐만 아니라 교사들에게도 본보기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엄마처럼 보살폈던 신 선생이 제대를 하고 본업에 복귀하면 A 군이 많이 실망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신씨는 “2년동안 A군을 통해 배운것이 더 많다. 교사로 복귀하면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며 “이 친구들은 배우는데 좀 더 오래 걸리고 더 느리다는 차이만 있지 일반 친구들과 똑같다. 차이를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사회가 되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화순=이정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