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 진도 해역에서 세월호가 침몰한 지 100일을 맞았지만 ‘세월호 특별법 제정’과 ‘구상권 청구’, ‘보상 문제’ 등 풀어야 할 난제들이 산적해 있다.
차디찬 맹골수도에 잠들어 있는 실종자 10명에 대한 수색작업이 여전히 진행 중인 가운데 최악의 참사가 일어난 원인을 밝히기 위한 진상규명 작업과 후속 대책 논의 등은 별다른 진척을 보이지 않고 있다.
침몰사고 이후 정부와 정치권 등은 앞 다퉈 온갖 대책을 쏟아냈지만, 말만 무성했지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실천에 옮긴 것이 없다.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의 실소유주인 유병언(73) 전 회장 일가의 비리와 세월호 침몰과의 연관성을 밝히고, 사고 책임을 묻겠다던 검찰 수사도 ‘제자리걸음’이다.
검찰은 역대 최고 금액인 5억 원의 현상금을 걸고 경찰과 해경 5000여 명 등 사상 최대인력을 동원해 유 전 회장을 추적했지만 유 전 회장 시신이 발견됨에 따라 체면을 구겼다.
이 때문에 유족들에게 먼저 보상을 해주고, 나중에 유 전 회장 등의 책임자를 가려 구상권을 청구하겠다는 정부의 방침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유족들은 30도를 웃도는 찜통더위에도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며 무기한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다. 특별법이 제정되어야 세월호 참사의 진상을 규명할 수 있다는 믿음에서다. 시민단체 회원들도 단식에 동참한다고 한다.
하지만 세월호 특별법을 둘러싸고 여·야 정치권은 볼썽사나운 정쟁만 벌이고 있다.
특히 진상조사위원회(조사위)의 수사권 부여와 위원추천 방식을 두고 서로 한 발짝도 물러서지 않고 ‘네탓’ 공방만 벌이고 있다.
현재 새정치민주연합과 세월호 유가족은 ‘성역없는 조사를 위해 특별사법경찰관을 통한 수사권 부여가 필수적’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반면 새누리당은 ‘민간인에게 수사권을 부여하는 것은 형사사법체계의 근간을 흔든다’고 주장하고 있다. 양측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는 상황이다.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6일 청와대에서 이뤄진 여야 원내대표들과의 회동에서 ‘세월호 특별법을 제정하겠다’고 국민에게 약속했다. 보름이 지나도 진전이 없자 여론은 정치권의 무책임을 따졌다. 그러자 21일 여야는 지지부진하던 특별팀(TF)을 즉각 재가동하고, TF에 전권을 위임하기로 했다.
재가동된 특별법 TF는 이번에 반드시 합의점을 도출해야 한다. 책임공방만 반복하는 새누리당과 새정치연합에 대해 국민들은 무책임, 무능력 국회에 실망을 넘어 분노하고 있다는 것을 잊어서는 안된다.
정치권은 정략적 이해득실에 얽매이지 말고 법치주의의 본령을 지키면서 타협의 정치를 구현하기 바란다.
세월호 특별법이 제정되고 진상이 규명 될 때 대한민국은 복원력을 회복할 수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