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교 22년을 맞은 한·중 양국에 경제협력의 새 지평이 열리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정상회담을 계기로 한·중 양국의 경제 분야도 큰 성과가 기대된다. 가장 눈에 띄는 부문은 양국 정상이 한·중 FTA를 타결하기 위한 노력을 강화키로 하는 한편 원·위안화 직거래 시장을 개설키로 한 내용이다.
한·중 FTA는 2012년 5월 협상 시작 이후 난항을 겪어왔으나 박 대통령과 시 주석이 연내 타결 의지를 분명히 밝힘에 따라 돌파구가 마련된 셈이다. 중국과 한국이 각각 초민감품목(관세철폐 제외 대상)으로 규정했던 자동차, 석유화학, 철강 등 제조업과 쌀, 고추, 마늘 등 농수산물에 대해 종전보다 전향적인 자세로 논의한다는 데 의견 접근을 한 것으로 알려져 연내 타결 가능성을 더욱 높이고 있다.
협정이 타결되면 국내 기업들은 세계 제1의 소비시장을 뚫을 수 있어 우리 경제에도 엄청난 활력을 불러일으킬 수 있다. 우리나라의 대중 수출액은 지난해 전체의 26.1%에 이른다. 미국과 일본을 합친 것보다 많다. 원·위안화 직거래 조치도 긍정적인 효과가 기대된다. 우리 기업이 달러 환전 없이 무역대금을 위안화로 결제하면 최소 3∼5%의 비용을 줄일 수 있다. 또한 결제 통화 다변화를 통해 달러에 대한 지나친 의존도도 낮출 수 있다. 금융회사들은 위안화 예금·채권·보험은 물론 다양한 파생상품도 만들어 낼 수 있다. 정체된 국내 금융산업에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가 될 수 있다.
반면 달러 패권을 견제하려는 중국의 위안화 국제화 전략에 우리가 동참하는 모양새로 비칠 수 있는 건 부담이다. 달러 기축통화 패권을 놓지 않으려는 미국으로선 그리 달가울 게 없다. 안보·외교뿐 아니라 경제에서도 미·중 사이에서 균형을 잘 잡는 게 중요하다.
한·중의 경제협력은 ‘성숙한 전략적 협력동반자’ 관계를 실질적으로 격상시키고 있다. 중국 입장에서는 일본의 재무장과 미·일에 맞서 한국을 끌어들이는 다중적인 포석이다. 우리로서는 동북아 안보격랑 속에서 한반도 평화를 지키고, 한반도 통일의 징검다리를 놓을 절호의 기회로 삼을 수 있다. 경제협력을 경제 문제로만 볼 수 없는 이유다. 중요한 것은 한·중 경제협력을 우리 경제 발전의 기폭제로 삼는 일이다. 일각에서는 FTA가 체결되면 값싼 중국산 농수산물이 들어와 국내시장을 점령할 것이라고 우려한다. 하지만 근시안적으로만 바라봐선 안 된다. 우리의 고품질 농산품이 중국 부유층을 공략할 기회가 되기도 한다. 13억 중국인에게 김치와 고급 가공식품을 팔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자동차, 반도체 등 우리가 우위를 점하는 품목에서도 중국시장은 매력적이다. 문제는 우리의 대응 노력이다. 경제환경 변화에 따른 과실을 최대한 많이 수확할 수 있도록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 한·중 협력은 우리에게 새로운 도전이자 기회다. 지향점은 경제를 비롯한 정치·외교·안보·민간협력을 기반으로 미래 공동번영을 모색하는 일이다. 확대되는 한·중 경제협력이 동북아 평화와 한반도 통일로 이어지는 전기가 되도록 지혜와 힘을 모아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