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기 내각 출범이 순탄치 않다. 김명수 교육부·정종섭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 청와대 안종범 경제수석·송광용 교육문화수석 등이 논문 표절 및 ‘거수기 사외이사’ 논란에 휩싸여 있다. 청와대 수석들과 달리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야 하는 교육·안전행정 장관 후보자는 여론 악화로 장관직에 오를지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다.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해서는 야당은 물론 시민·종교단체까지 나서 사퇴를 촉구하고 있고, 심지어 새누리당의 기류가 심상찮다.
일부 초선 의원들과 이재오 의원에 이어 ‘친박 좌장’인 서청원 의원까지 사실상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인사청문회 절차를 밟더라도 인준 투표에서 통과되기 어렵다는 전망이 나올 정도다.
세월호 참사를 교훈으로 삼아 오랜 적폐를 드러내고 국가를 대개조하려는 박 대통령의 구상이 본궤도에 오르기도 전에 차질을 빚고 있는 것이다.
국민을 비탄과 슬픔에 빠지게 한 세월호 참사의 원인(遠因)으로 지목된 관피아 등의 적폐 척결에 모든 역량을 쏟아야 할 시기에 인사 문제로 또다시 귀중한 시간을 허송하는 것은 대단히 불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대국민 담화를 통해 “세월호의 고귀한 희생이 헛되지 않도록 대한민국이 다시 태어나는 계기로 반드시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박 대통령의 눈물을 보며 국민들은 국가를 개조하고 적폐를 척결하는, 이전과 전혀 다른 새로운 정부가 탄생할 것으로 믿었다.
그러나 국민 눈높이와 동떨어진 박 대통령의 잇따른 인사는 그런 기대를 접게 만든다. 변호사 수임료로 하루에 1000여만원을 번 안대희 전 총리 후보자가 전관예우 논란 속에 지명 엿새 만에 자진사퇴하는 홍역을 치렀으면서도 인사를 할 때마다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 부적격 인사들이 끊임없이 국가 요직 후보자로 지명되는 것은 청와대 인사 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다는 명백한 증거다.
송 수석의 논문 표절은 청와대 검증 과정에서 걸러내야 했다. 언론이 며칠도 되지 않아 확인할 수 있는 것을 청와대가 몰랐다면 그것은 큰 문제다. 그가 박근혜 대통령이 이사장으로 있던 정수장학회 이사 출신이어서 대충 검증한 것은 아닌지 의심받는 이유다.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하는 문창극 국무총리 후보자의 역사관 논란도 마찬가지다. 청와대가 촘촘한 그물망으로 검증을 제대로 했다면 걸러낼 수 있던 사안이다. 검색프로그램을 돌려 보는 수고조차 하지 않았거나 이 정도 하자쯤은 사소하다고 여겼다는 얘기다.
국민의 시각에서 검증의 칼날을 들이댈 때 비로소 인사 참극을 막을 수 있다. 바람 잘 날 없는 이런 식의 인사로는 국가 대개조는커녕 집안 개조도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