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보관(49) 기술위원장이 3개월 만에 다시 담배를 물었다. 홍명보호의 현실을 대변하는 장면이다.
홍명보(45) 감독이 이끄는 축구대표팀은 10일 오전 8시(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선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가나와의 평가전에서 조단 아예우(3골·소쇼 몽벨리아르)와 아사모아 기안(알 아인)에게 릴레이 골을 내줘 0-4로 완패했다.
전반에만 2골을 허용했다. 실점은 차치하고 2골 모두 홍 감독이 그토록 강조했던 역습 상황에서 나와 뼈아프다.
홍 감독은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첫 상대인 러시아를 염두에 두고 이날 평가전에서 역습 차단을 중점적으로 살피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러시아는 끈끈한 수비를 바탕으로 하는 역습이 강점이다.
지역예선에서 터뜨린 20골 중에서 5골을 역습으로 터뜨렸다.
홍 감독은 전날 기자회견에서 “우리가 공격을 하면서 상대에게 역습을 주지 않는 경기 운영을 하는지에 대해 중점적으로 볼 것이다. 본선 상대국의 역습이 좋기 때문에 얼마나 철저하게 차단하느냐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조한 부분이 뻥 뚫렸다.
한국은 전반 11분과 43분에 각각 김창수(가시와 레이솔), 곽태휘(알 힐랄)의 실책 탓에 2골을 헌납했다. 실책은 자연스레 역습으로 전개됐다. 가나는 빠른 전개로 틈을 놓치지 않고, 손쉽게 골로 연결했다.
공격 전개시, 빠르게 좌우 측면을 공략해 한국의 수비 밸런스를 무너뜨리는 장면이 인상적이었다.
한국은 실점 장면 외에도 전반 29분에 왼쪽 측면에서 선수와 공을 모두 놓치는 아찔한 장면을 연출했고, 38분 역습에서도 왼쪽 측면을 손쉽게 열어주는 실수를 범했다. 가나는 마치 러시아의 ‘스파링 파트너‘를 자처하듯 수월한 역습 전개를 선보였다.
전반 38분 역습에서 패스 2회로 페널티박스까지 전진하는 빠른 공격 전개를 선보였다. 안드레 아예우(올랭피크 드 마르세유)의 시저스킥이 실패하면서 실점은 하지 않았지만 사실상 골이나 다름없었다.
한국의 와해된 수비 조직력은 후반 8분에 추가 실점으로 이어졌다.
첫 골의 주인공 조단 아예유가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가볍게 때린 중거리 슛이 그대로 골문을 갈랐다.
근처에 한국 수비수가 3명이나 있었으나 압박이 이뤄지지 않았고, 자연스레 슈팅 공간을 줬다.
아예유는 후반 44분 오른쪽 측면에서 올라온 크로스를 오른발로 밀어넣으며 해트트릭까지 달성했다.
한국은 공격도 답답했다. 전개가 수월하지 않았다.
가나는 수비진과 미드필더진이 조직적이면서도 간결하게 간격을 유지하며 한국의 공격을 무기력하게 했다. 이 때문에 패스의 길을 찾지 못했다. 가나는 이와 동시에 적극적인 압박까지 겸비했다.
이날 가나는 홍명보호가 구사해야 할 축구를 자랑이라도 하듯 마음껏 펼쳤다.
/뉴시스
사진설명:10일 오전(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의 선라이프 스타디움에서 열린 한국과 가나의 평가전에서 한국 홍명보 감독이 선수들에게 작전지시를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