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성장동력 부재'라는 공통된 위기 의식에서 출발한 다음커뮤니케이션과 카카오가 전격 합병을 발표하면서 시가 총액 3조원대의 공룡 IT 기업이 탄생한다.
전문가들은 모바일에서 큰 성공을 거두지 못하고 있는 다음과, 국내 시장 한계로 해외 시장에 진출해야하지만 자금력이 부족한 카카오가 서로의 니즈를 충족시키기 위해 손을 잡은 것으로 보고 있다.
다음과 카카오는 지난 23일 각각 이사회를 열어 양사의 합병에 대해 결의하고 합병계약을 체결했다. 오는 8월 1일 주주총회 승인을 얻을 계획이며 합병 기일은 10월 1일이 될 전망이다. 통합법인명은 '다음카카오'다.
다음은 현재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이 1조 590억원, 비상장사인 카카오는 장외거래 가격으로 알려진 주당 9만원으로 환산할 경우 시가총액이 2조원을 넘는다. 통합 법인의 직원수는 다음 약 2600명과 카카오 약 600명이 합쳐져 약 3200 명이 될 전망이다.
다음과 카카오가 합병을 한 이유는 모바일과 PC라는 서로 다른 영역에서에 대한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1995년 설립한 다음은 인터넷의 시작과 함께 한메일, 카페, 미디어다음, 검색 등 국내 인터넷 트렌드를 열어 왔다. 하지만 PC 중심의 포털 이외에 모바일에서는 비즈런처, 마이피플 등의 서비스를 내놨지만 기대 만큼의 호응을 얻진 못했다.
경쟁사인 네이버가 글로벌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성공시키며 3억명 넘는 가입자를 모을 때도 다음은 옆에서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결국 다음은 올해 1분기 실적에서 매출 1270억원, 영업이익 151억원을 달성하는데 그치며 매출 6380억원, 영업이익 1898억원을 기록한 네이버에 완패했다.
다음은 카카오의 기술력을 바탕으로 모바일을 통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시장에서 성장의 한계를 겪고 있는 다음은 카카오톡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해외 시장 진출과 더불어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는 이번 합병을 통해 IPO(기업공개)를 통한 상장이라는 절차를 거치지 않고 바로 상장할 수 있다는 효과를 거뒀다. 카카오 역시 국내 시장에서는 이미 가입자 유치에 한계를 보이고 있고 게임 매출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상황에서 해외 시장 진출이 절실한 상황이다.
태국, 필리핀 등 동남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아직 실질적인 수익으로 이어지지는 않고 있으며 전자결제 도입 등을 시도하고 있지만 더 큰 성장을 위해서는 든든한 지원군이 필요한 상황이다.
라인은 국내 최대 포털 기업인 네이버가, 위챗은 중국의 국민 메신저 'QQ'를 보유한 텐센트가, 왓츠업은 페이스북이 지원 사격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카카오 역시 다음의 도움으로 글로벌 시장 진출의 힘을 얻으려는 전략이다.
카카오는 우회상장 효과로 마케팅을 위한 '총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점도 장점이다. 카카오 입장에서도 다음의 모바일 광고 플랫폼과 뉴스·카페·웹툰 등 콘텐츠를 활용할 수 있다는 것도 매력적이다.
업게에선 카카오의 강력한 모바일 플랫폼 경쟁력과, 다음이 보유한 우수한 콘텐츠, 서비스-비즈니스 노하우, 전문기술이 결합하면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아직 당장 네이버를 위협하기엔 부족할 것으로 보인다. 양사의 합병이 화학적 결합을 통해 혁신적인 서비스를 내놓지 않는다면 글로벌 시장 진출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양사 합병으로 다음의 최대주주인 이재웅 창업자는 주식지분 14.16%에서 4.1%로 최대주주 지위를 상실하는 것도 변수다. 김범수 의장이 49%로 최대 주주로 올라서면서 기업 운영에도 영향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편 통합법인은 다음과 카카오가 당분간 독자성을 유지하면서 운영하되, 공통부문과 시너지 창출이 가능한 부문부터 순차적으로 통합해 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