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陽 전 종 채 / 시인. 자유기고가
2015학년도 서울대 입시안이 발표된 뒤로 특정지역에 합격자가 편중되고, 농어촌 지역에서 합격자가 많이 줄지 않을까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 그 근거로는 첫째 수시 모집정원이 줄고 정시 모집 정원이 증가한데서 찾아 볼 수 있겠다. 정시 모집 비중이 2014학년도 17.4%에서 2015학년도에는 24.6%로 늘어난다. 그리고 수시에서의 수능 최저학력기준이 ‘국어?영어?수학 중 2개영역 2등급 이상’에서 ‘3개 영역 2등급 이상’으로 강화된다. 수시 모집 중 지역 균형 선발 전형 같은 경우 농어촌 학생들에게도 서울대의 문턱을 낮추는데 큰 역할을 하였었다. 하지만 수학능력시험 최저등급이 강화되면 수시와 학교생활기록부를 통해 입학 가능하던 농어촌 출신 입학생수가 줄고, 수학능력시험에 보다 강한 서울지역 그 중에서도 교육인프라가 좋은 강남 3구 학생들이 더 뽑힐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볼 수도 있다. 둘째, 정시 모집 군이 “나”군에서 “가”군으로 이동한다는 것이다. 서울대학교는 정시모집에서 논술과 구술시험을 보기 때문에 “가”군보다 일주일 늦은 “나”군에 있었지만, 이제 수학능력시험만 단순하게 반영하기 때문에 “나”군에 있을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그 속 뜻은 연세대, 고려대, 성균관대가 있었던 “가”군으로 옮겨서 수학능력시험 고득점자를 타 대학에 빼앗기지 않겠다는 뜻으로도 풀이가 되고 서울대학교의 독보적인 기득권을 계속 유지하겠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그 결과 연세대, 고려대는 당연히 “가”군에서 “나”군으로 옮겨갔고, 성균관대도 분할모집을 해왔는데 곧 대응책이 나오리라고 전망된다. 이 또한 애초의 서울대학교가 의도한 모집군이 유지되었다면 농어촌 출신 학생들은 더 치열한 경쟁을 치루어야 했을 것이다. 셋째는 산업공학과나 건축학과 등 일부 학과에서만 제한적으로 시행되던 교차지원이 그 범위를 대폭 넓혀 의과나 치의학과, 수의예과도 문과생 지원을 당장 내년부터 허용하기로 한 것이다. 문? 이과 통합이라는 흐름에 맞춰 장벽을 없애나가겠다는 좋은 의미도 되겠지만, 외국어 고등학교 학생들이 불리한 내신을 극복하고 수학능력시험에만 집중해서 의?치?수의예과로 입학할 수 있는 좋은 조건이 마련되었다. 이는 특목고의 비상과 일반고의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큰데, 대부분 일반고가 분포한 농어촌의 경우 불리할 수 밖에 없다.
반면 2013학년도 서울대학교 정시모집 합격자 중 서울 소재 일반고 학생 10명 중 7명이 강남ㆍ서초ㆍ송파구 등 강남 3구 출신인 것으로 나타났다고 한다. 정시모집에 합격한 서울 지역 일반고 학생 187명 중 강남구 출신이 90명(48.1%), 서초구 27명(14.4%), 송파구 14명(7.5%)으로 70.1%나 되었다. 강남 3구 쏠림 현상은 2011학년도 54.3%, 2012학년도 57.7%보다 더 심해졌다. 왜 이런 현상이 발생했을까? 정시 모집은 수학능력시험으로 합격자의 당락을 결정하기 때문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에 강한 서울지역 교육특구학생들이 서울대학교 정시모집을 독식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하물며 2015년 서울대학교 입시안의 경우 수시와 내신 성적의 반영이 줄고 정시와 수학능력시험을 늘리게 되면 농?어촌 지역학교에서도 열심히 공부하면 서울대학교를 입학할 수 있다는 희망은 줄어들 수 밖에 없다. 기회균등의 공익적 목표가 분명한 교육에 있어서 서울과 농?어촌 지역을 구분하여 농?어촌 지역에 불리한 정책이라고 비판 한다는 게 우스운 일이지만, 불리해져가는 교육 통계를 보면 걱정이 많아져 가는 현실이다. 인권위원회 권고로 “서울대학교 합격”이라는 플랭카드를 내거는 일이 줄고 있으나 교육정책상으로도 지방학교에서 이런 플랭카드를 자주 볼 수 없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