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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 탓도 아닌 근본으로 돌아가야
작성 : 2013년 11월 21일(목) 17:57 가+가-
김요한(시인, 목사)

사회는 신뢰감 없이는 성립하지 못한다. 정치를 못 믿고 사람을 못 믿으면 불신은 극에 달해 사회는 붕괴되고 만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사람 사는 세상이 달라진 게 없다. 근본은 언제나 근본으로 존재한다는 말이다. 국민과 위정자가 서로 믿지 못한다면 정치는 실종될 수 밖에 없다. 신망 없는 정치가가 국민 앞에 나서서 무슨 미사여구로 국민을 설득할 수 없다. 불신으로 가득 찬 사회의 특성은 모든 책임을 남에게 돌리는 것이다. 요즘 여당과 야당의 행태를 보면 어떤 경우에도 자기 잘못은 없다. 정국이 꼬일 대로 꼬여도 책임지겠다는 사람이 있기는커녕 대통령에게 박근혜씨라 했다 하여 석고대죄하라고 까지 극언을 서슴지 않는다. 지겹다 지겨워 지칠 대로 지칠 수 밖에 없는 NLL을 두고도 느닷없이 들이대는 말이 석고대죄로 사과해야 한다고 한다. 석고대죄는 그렇게 쉽게 쓰는 말이 아니라 그 근원은 백성이나 고관대작이 임금에게 그야말로 죽고 면치 못할 죄를 지었을 때 쓰는 말인데 지금이 왕정시대도 아닌 바에야 그렇게 함부로 쓰는 것은 무식하게 조차 여겨진다.
현재 우리가 겪고 있는 문제의 근원은 서로가 믿음이 없고 서로가 서로를 품기는커녕 어떻게든 사생결단으로 누군가를 넘어 뜨려야 내가(내편이) 설수 있다는 심사가 아닌가 싶다. 상대방은 어떻게 되든 상관할 바 아니고 내가 살고 내 조직이 거짓이든 억지이든 명분을 얻어야겠다는 것이다. 어떻게든 여론만 내 편이 되고 내 표가 되는 일이라면 파렴치고 막말이고 서슴지를 않는다.
우리는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고통의 원인을 이해하고 이에 진정으로 대처하느냐 아니면 기약도 없는 세월을 정쟁으로 보내며 허둥대야 하느냐 하는 갈림길에 서있는 모양이다. 지금 우리가 이 시점에서 역사의 고갯길을 잘못 선택한다면 이 아픔의 늪에서 절망으로 빠져 버리고 말 것이 분명하다.
따라서 이제야 말로 더 늦추지 말고 제 길로 들어서야 한다. 본체가 넘어져 있는 상황에서 색깔만 그럴듯하게 칠한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닐진대 문제의 근본을 바로 집어야 한다. 그렇다면 현재 우리 사회의 불신과 대결의 골이 깊을 대로 깊어진 고질병의 원인을 제거해야 한다.
이는 위선과 사리사욕, 그리고 적대감과 이기주의다.
첫째는 우리 정치가 거짓이라는 중병을 앓고 있다. 도대체 누구 말을 어떻게 믿을 수가 없다. 옛말에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긴다 했는데 너나 없이 목소리의 톤은 높아 질대로 높아져 버렸다. 어느 말이 진짜인지 정말 헷갈린다는 말밖에는 들을 말도 논리 정연도 찾을 수 없다. 그저 어떻게든 자기편이 유리하게 꿰 맞추는 식이라는 것을 삼척동자도 쉽게 알만하니 벌거벗은 수치스러움을 언제나 깨닫게 될지 끝이 보이지 않는다. 느닷없이 내란음모라는 무시무시한 단어가 등장하고 건국이래 물리적 힘으로 정당해체라는 말이 자연스럽게 여론의 호응을 유도하고 이러다가 또 무슨 일이 힘있는 자들로 말미암아 자행되고 그것도 부족하여 선한 행위로 포장되어 국민을 속일지 한치 앞을 내다 볼 수 없다. 함부로 내건 공약 때문에 엄청난 힘을 낭비해 놓고도 “다 그런 거지 뭐” 식으로 국민을 속인 거짓에 대해 조금도 부끄러움이나 책임도 없다.
둘째, 가장 중요한 정치의 틀인 국가와 사회 국민의 알 권리라는 공공은 내팽개친 채 내 몫 내 편만 챙기려는 사(私)라는 병도 골이 깊을 대로 깊어졌다. 도자기를 구우려면 가마를 구워야 함에도 가마를 깨면서 내 도자기만 챙기려는 사람이 너무 많다. “한국 민주주의가 공격 받았다.”며 뉴욕과 워싱턴의 교포사회에 촛불이 밝혀졌다. 지난 16일 오후 6시쯤, 어둠이 내리고 빗방울이 흩날리던 수도 워싱턴의 링컨 기념관 앞에 한인들이 촛불을 들고 모였단다. 이들은 지난 선거 때 수백 km 먼 길을 마다하지 않고 축제 같은 분위기로 귀중한 한 표를 던졌는데 그 선거가 불법부정으로 얼룩지고 더욱 그 진상까지 축소 은폐되려는 상황을 좌시할 수 없다는 것이었다. 이런 사실을 누가 얼마나 알기나 할까? 부끄럽고 한탄스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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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h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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