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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 중독은 마약·도박 중독과 분리 대응해야
작성 : 2013년 11월 12일(화) 18:07 가+가-
게임을 술·마약·도박 등과 함께 중독물질로 규정한 이른바 ‘게임중독법’(중독예방관리 및 치료법) 제정안이 국회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지난 8일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이 대표발의한 이 법안에 대해 게임업계가 거세게 반발하면서 정치권에서 공방이 일기 시작했다.
게임을 중독물질로 구분할 수 있는지, 창조경제 핵심인 소프트웨어 산업 성장을 가로막는 법인지 여부를 놓고 여야 의원들 간에도 공방이 거세다. 넥슨, 엔씨소프트, 네오위즈, NHN엔터테인먼트 등 게임 업체들은 게임 생산·유통 관리를 강화하고 광고·판촉을 제한하는 법안이 결과적으로 관련 산업을 위축시킬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신 의원은 “치료가 꼭 필요한 중독 청소년들을 국가 차원에서 돌보자는 게 법안의 핵심”이라며 “게임산업을 제한하자는 게 아니다”고 반박했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55)는 인터넷 커뮤니티 '루리웹'에 올린 글에서 신 의원이 낸 법안을 '꼰대적 발상'이라고 비꼬았다. 전 의원은 현직 한국e스포츠협회장이다.
세상을 열혈 게이머의 눈으로 보는 전 의원은 지난달 온라인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LoL)'의 캐릭터 '그라가스'로 분장하기도 했다. 중진급 3선 의원이지만 빨간 바지에 보라색 재킷의 '코스프레'를 마다하지 않았다.

신 의원의 대척점에 전 의원이 있다. 그 거리는 사사건건 충돌하는 19대 국회의 여야 간 거리만큼이나 멀어 보인다. 신 의원 뒤에는 새누리당 황우여 대표와 학부모단체가 있다. 넓게 보면 범보수다. 이들은 게임중독 폐해에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는 데 동의한다. 전 의원 뒤엔 민주당과 게임업체들이 있다. '대한민국 게임산업 근조'를 내건 온라인 서명운동엔 수십만명이 참가했다. 넓게 보면 범진보다.
게임중독법을 둘러싼 갈등이 보수 대 진보의 대결 양상을 보이는 것은 바람직한 일이 아니다.


그러잖아도 국내 게임업체들은 뿌리 깊은 피해의식에 젖어 있다. 정부는 지난 2011년부터 게임 셧다운제를 시행하고 있다. 청소년보호법을 근거로 한 이 제도는 만 16세 미만 청소년에 대해 자정부터 오전 6시까지 인터넷 게임 접속을 차단한다. 한때 셧다운제를 모바일 게임까지 확대하자는 논의도 있었다. 이에 대해 '애니팡'을 만든 선데이토즈의 이정웅 대표는 "다시는 '애니팡' 같은 게임이 나오지 못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런 판에 게임중독법 이야기가 나오자 게임업계가 폭발한 것이다.

문제는 이 법안이 규정하고 있는 ‘중독 유발 물질 및 행위’에 인터넷게임을 포함하면서 시작됐다. 결론부터 말하면 인터넷게임을 이 법안의 규제 대상에 포함하는 것은 부적절하다. 설사 인터넷게임으로 인한 중독의 폐해가 심하다고 해도 마약, 도박 등과 동일선상에 놓고 대처하는 것은 옳지 않다.

우선 인터넷게임은 마약이나 도박 등과 성격이 판이하다. 마약이나 도박 등은 그 자체로 반사회적일 뿐 아니라 범죄적인 측면인 강하다. 하지만 인터넷게임은 오락적인 측면과 함께 문화산업적인 측면 등이 혼재돼 있는 등 복합적인 성격을 띠고 있다. 게임에 과다하게 노출됨으로써 중독 폐해가 생기기는 하지만 이는 게임으로부터 파생되는 것이지 게임 자체의 문제는 아니다. 그런 점에서 게임을 마약이나 도박과 동일선상에 놓고 관리하겠다는 발상은 단견이다.

신 의원은 게임산업 자체를 규제하겠다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이 법안이 ‘게임산업에 대한 사망선고’라는 주장은 왜곡된 선동이라고 하지만 꼭 그렇지만도 않다. 일단 게임산업이 마약이나 도박과 동일선상에서 취급되면 게임산업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부정적으로 바뀔 수밖에 없다. 또한 법안(13·14조)에 있는 대로 중독물질로 규정된 게임의 생산, 유통 및 판매를 관리하거나 광고·판촉을 제한할 경우 게임산업의 위축은 불가피하다.
그렇다고 게임 중독으로 인한 사회적 문제를 방치하자는 것은 아니다. 게임 중독은 마약이나 도박 중독과 달리 복합적인 측면이 있기 때문에 별도로 떼어내 신중하게 대응하는 게 옳다. 단지 중독이라는 단어 하나로 묶어 마약이나 도박 등과 동일하게 취급해선 교각살우의 우를 범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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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dh1234@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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