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잔에, 받침까지 박스만 큼직… 선물 포장 꼼수 ‘여전’
광주시, 오늘까지 합동 점검
작성 : 2024년 01월 31일(수) 17:38 가+가-

“육포는 단골 적발 손님이죠. 꼼꼼히 살펴봐야 합니다.”
지난달 31일 오전 11시께. 광주 북구 한 대형마트에 ‘날카로운 눈매를’ 가진 7명의 사람들이 모였다. 결연한 의지를 다지듯 한데 모여 고개를 한 번 끄덕인 뒤 성큼성큼 식품관을 향해 나아간 그들의 정체는 ‘과대포장 합동점검반’.
광주시는 5개 자치구, 한국환경공단과 합동으로 이날부터 2월1일까지 과대포장 업체를 집중 점검한다. 그 첫 번째 점검 장소가 대형마트다.
점검반의 첫 타깃은 단연 설 명절 선물세트. 고객을 유혹하기 위해 ‘한껏 치장한’ 견과류 상품을 살펴보던 점검반 직원은 품에 있던 자를 꺼내 들었다. 그리고는 견과류가 담긴 상자와 실제 상품이 들어있는 공간의 규격을 직접 눈으로 확인했다.
이날 단속 요원으로 현장에 나온 광주시 소속 한 공무원은 봉투에 담긴 견과류 제품을 눕혀 놓더니 손바닥으로 ‘탁탁’ 두드리고, 손가락 끝으로 눌러보기 시작했다. 안에 들어 있는 내용물의 양을 확인하기 위해서다.
이어 육포 선물세트가 모인 진열대에도 점검에 나선 직원들이 한참을 모여 논의를 이어갔다.
환경공단 직원은 “육포는 건조 과정에서 변형이 일어난다”며 “평탄하게 건조되지 않아 자연스레 포장의 부피 역시 커질 수밖에 없어 과대포장 단골 적발 대상”이라고 설명했다.
광주 북구청 소속 한 공무원은 주류 코너 와인 선물세트 앞에 멈췄다. 그는 제품이 담긴 상자를 만지더니 빈 공간 여부를 파악, 한동안 고민하다 휴대전화로 사진을 찍은 뒤 “아무래도 포장검사명령을 해봐야겠다”고 속삭였다.
실제 주류 코너에 진열된 선물세트 중에는 ‘꼼수’를 부린 제품들이 눈에 띄었다.
이소영 광주시 자원순환과 주무관은 “최근 환경문제에 민감해지면서 과거에 비해 과대포장이 많이 개선됐다”며 “대형업체가 적발되는 일은 드물다. 해당 규정에 대해 미숙한 지역 소규모 업체의 명절 선물상품이나 수입업체의 제품에서 더러 적발되고는 한다”고 귀띔했다.
이를 증명하듯 지난해 설과 추석 명절 과대포장 점검에서 총 172개 의심품목 중 27건에 대해 포장검사명령을 내렸지만, 단 한 건의 과태료 등 행정처분 사례는 없었다.
광주시는 지난해 설에는 21건의 의심품목 중 11건에 대해 검사명령을 내렸고, 추석에는 151개 품목 중 16건의 제품에 검사명령을 내린 바 있다.
포장 횟수를 초과하거나 제품 크기에 비해 포장이 지나친 의심 제품에 대해서는 포장 검사 명령을 내리고, 전문기관 검사결과에 따라 제한 기준을 초과한 제품으로 확인되면 최대 3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할 방침이다.
명준성 기자 myungjp27@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