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오도 살인 무죄’ 남편, 보험금 12억 받는다
1심 ‘보험금 지급 안해야’… 2심서 판결 바뀌어
작성 : 2023년 11월 02일(목) 17:01 가+가-

전라남도 여수시 금오도에서 아내를 살해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가 대법원에서 무죄를 확정받았던 남편이 보험사를 상대로 제기한 보험금지급청구소송에서 최종 승소했다.
대법원 제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2일 오전 10시20분 사망한 아내의 남편 박모씨가 메리츠화재해상보험 등 3개 보험사를 상대로 청구한 보험금지급청구소송 상고심에서 원심 판단을 수긍했다. 다만, 지연손해금 관련 대법원 판례 위반으로 파기자판했다.
파기자판은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스스로 재판하는 것을 의미하며, 파기환송과 대비된다. 형사소송법상 상고법원은 원심판결을 파기한 경우 그 소송기록과 원심법원, 제1심법원이 조사한 증거에 의해 판결하기 충분하다고 인정한 때에는 사건에 대해 직접 판결을 할 수 있다.
지난 2018년 12월 박씨는 전남 여수시 금오도의 한 선착장에서 아내가 탄 승용차를 밀어 바다에 추락시켜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박씨는 아내와 함께 차를 몰고 선착장에 머물다 추락 방지용 난간을 들이받았다. 이후 차 상태를 확인하기 위해 혼자 하차했고, 그 과정에서 차량 변속기가 중립(N)에 놓이면서 경사로에 있던 차량이 그대로 바다에 빠졌다.
검찰은 사건 직전 박씨가 아내에게 여러 보험상품을 가입시킨 만큼, 그를 살해한 뒤 사망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이 같은 범행을 저질렀다고 봤다.
1심에서는 박씨의 혐의를 인정해 무기징역을 선고했지만, 2심에서는 살인 혐의를 인정하기 어렵다며 살인죄에 대해서는 무죄, 부주의로 인한 과실치사 혐의에 대해서만 금고 3년을 선고했다.
대법원에서는 지난 2020년 최종적으로 박씨가 고의 살인을 저지르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조명이 없는 상황에서 박씨가 차량 스스로 내려갈 수 있는 정확한 정차 지점을 찾기 어려웠던 점, 차량 바퀴를 정렬하지 않은 점, 박씨가 몰던 차량과 다른 기어조작 방식의 차였던 점 등이 사유로 언급됐다.
이후 박씨는 메리츠화재해상보험, 롯데손해보험, 신용협동조합중앙회 등을 상대로 보험금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박씨가 청구한 보험금은 총 12억원 규모였다.
2심에서는 보험사가 보험금 전액을 지불하라고 선고했다. 2심 재판부는 대법원 확정 판결을 근거로 고의 살해 가능성이 없다고 봤다.
재판부는 “박씨가 추운 날씨로 바다에 빠진 승용차에 접근하기 어려웠던 데다, 실제로 인근 민박집에 구조요청도 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대법원도 이날 보험사들이 청구한 상고에 대해 대부분 이유가 없다고 판단했다.
/최규동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