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남도, 소 럼피스킨병 백신 접종 분주
함평군, 엄다면 80여농가 1400여마리 우선 접종
농가 “차타고 10분 거리 무안서 확진… 불안·답답”
작성 : 2023년 10월 30일(월) 17:31 가+가-

“지난 장마때도 폐사한 소가 없었는데…”
소 럼피스킨병 전남지역 확산이 확인되지 하루만인 30일 오후 함평군 엄다면 학야리 한 한우 농가.
76마리 한우를 키우고 있는 이곳 농가에서는 관련병 백신 접종을 위한 작업이 분주했다.
접종 절차에 따라 배정된 수의사는 소들의 상태를 점검하고 돌아와 주사기마다 백신 약물을 주입했다.
병에 담긴 투명한 약품은 보글보글 거품을 내며 주사기 바늘로 빨려 들어갔다.
농가 주인이 착잡한 표정을 지으며 백신 약병과 소를 번갈아보는 사이 준비를 마친 수의사가 가까운 거리의 소를 향해 다가갔다.
수의사가 주사를 놓는 자리인 소의 목덜미 얇은 가죽을 집어 올리는 동안 농가 주인은 소가 겁을 먹을까봐 두 눈을 양 손으로 감싸 가려줬다.
한 주사기 당 세마리 씩 맞추는 접종은 이렇다 할 문제 없이 빠른 속도로 진행됐다. 농가 주인은 이따금 따가운 바늘에 고통스러워하는 소들을 보며 안타까운 눈빛을 보냈다.
농가 주인 김모(30)씨는 “아버지와 함께 한우 농가를 나눠 운영하고 있다. 바로 전날 병이 확인된 무안은 이곳으로부터 차량을 통해 불과 10여 분 밖에 걸리지 않는 거리라 걱정스럽다”며 “날씨도 추워지지 않아 병을 옮기는 모기도 여전히 극성을 부리면서 막막하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지난 장마 당시 주변이 수몰됐지만 다행히 폐사한 소가 없었는데 전염병 창궐로 피해가 생기는 게 아닐지 모르겠다”며 “전염병이라는게 예방한다고 100% 막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더더욱 불안하다”고 하소연했다.
이날 함평군에서는 엄다면을 중심으로 80여 농가 1400여두에 대해 백신 접종이 우선적으로 이뤄졌다.
함평군에 배정된 백신 물량은 총 5만5525개로 차차 농가 대상을 넓혀 가능한 한 모든 소에 백신을 접종한다는 방침이다.
전남도는 함평을 포함한 10개 시·군 접종을 시작으로 다음달 10일까지 13일간 22개 시·군 전체 소 사육 농가를 대상으로 백신 접종을 완료할 방침이다.
지역별 백신 공급 물량은 첫 발생지 무안 4만3500개를 시작으로 목포 375개, 강진 4만1750개, 해남 5만6850개, 영암 6825개, 무안 4만3500개, 영광 3만4875개, 진도 3035개, 신안 1만4525개, 나주 2만7000개 등이다.
럼피스킨병은 소에게만 감염되는 전염병이다. 증상으로는 고열과 단단한 혹 같은 피부 결절이 특징이다. 모기 등 흡혈 곤충에 의해 주로 전파되는 바이러스성 질병으로 여러 분비물이나 정액 등을 통해서 접촉 전파 사례가 일부 있지만 공기 중으로는 옮겨진 사례는 없다.
폐사율은 10% 이하로 알려져 있으며, 국내에서는 ‘제1종 가축전염병’으로 지정돼 있다. 사람에게는 전파되지 않지만 우유 생산량이 줄고, 유산이나 불임 등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
지난 29일 무안군 망운면에서 도내 첫 소 럼피스킨병 확진 사례 이후 이날 현재까지 추가 발생 사례는 없다.
/나영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