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
긴급조치 위반 무죄… 이철우 목사, 국가 배상 파기환송심 승소
495일 불법 구금, 인권 침해·정신적 고통 배상해야
작성 : 2023년 09월 03일(일) 17:06 가+가-
1970년대 후반 ‘유신 철폐’를 외치던 청년들에 대한 경찰의 강경 진압에 항의하다가 불법 체포·구금된 이철우 목사(72·전 5·18기념재단 이사장)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일부 승소했다.
광주지법 제2민사부(재판장 이흥권)는 이 목사가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 파기환송심에서 “국가는 이 목사에게 1억 3460만 원을 지급하라”며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고 3일 밝혔다.
이 목사는 1978년 8월 전북 전주 한 초등학교에서 기독교 장로회 관련 행사를 마친 뒤 청년들과 함께 전주 모 교회까지 행진에 나섰다.
이 과정에 청년들은 ‘유신 철폐’ ‘양심수 석방’ ‘언론 자유 보장’ 등의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청년들을 상대로 강경 진압에 나섰다. 이 목사는 이에 항의하다가 연행됐다.
이 목사는 피의사실 요지나 변호인 선임권을 고지받지 못한 채 영장 없이 체포·구금됐다. 얼마 뒤 구속영장이 발부됐으며, 다음 달 기소될 때까지 구금된 상태로 수사를 받았다.
이 목사는 1979년 집회·시위에 관한 법률 위반, 대통령긴급조치 제9호 위반, 특수공무집행방해치상 혐의로 기소돼 징역 3년·자격 정지 3년의 확정판결을 받았다.
이 목사는 2013년 4월 재심을 청구해 무죄를 선고받고, 같은 해 9월 국가를 상대로 손해배상 소송을 냈다.
위헌인 긴급조치 제9호를 발령한 것은 국민의 신체 및 인신의 자유·행복추구권·적법 절차에 따른 형사처벌 원칙·거주 이동의 자유 등을 위배하거나 과도하게 제한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주장이었다.
또 국가가 긴급조치 제9호를 근거로 자신을 체포하고 구금상태에서 수사하면서 기소·유죄의 재판을 한 행위 역시 불법행위에 해당한다는 이유였다.
특히 국가 소속 공무원들이 변호인 선임권을 고지하지 않은 채 자신을 체포했으며 구속기간을 초과해 장기간 구금하는가 하면 변호인의 접견권을 침해한 상태로 고문·폭행 등의 불법행위를 가했다며 이에 따른 위자료 성격의 배상을 청구했다.
1·2심은 긴급조치 9호 발령이 불법이라는 이 목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대통령은 국가긴급권의 행사에 관해 원칙적으로 국민 전체에 대한 관계에서 정치적 책임을 질 뿐 국민 개개인에 대한 관계에서 민사상 불법행위를 구성한다고 볼 수 없다고 봤다.
또 이 목사를 34일 동안 불법 체포·구금한 국가의 배상 책임을 인정했지만, 소멸시효가 완성됐다며 청구를 기각했다.
대법원은 지난해 10월 원심 판단을 깨고 사건을 광주지법으로 돌려보냈다.
긴급조치 9호가 발동 요건을 갖추지 못한 채 목적상 한계를 벗어나 국민의 자유와 권리를 지나치게 제한함으로써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기본권을 침해했다는 것이다.
정당성을 상실한 긴급조치 9호 발령·적용·집행으로 강제수사를 받거나 유죄판결을 선고받고 복역함으로써 개별 국민이 본 손해를 국가가 배상할 책임이 있다는 설명이다.
/최규동 기자
많이 본 뉴스

종합

뉴스

시군별뉴스

오피니언

기사 목록

대한일보 PC버전
검색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