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 북구 주민 안전 컨트롤타워 ‘구멍’
낙뢰에 재난상황실 먹통… 시스템 운영 미숙 ‘쉬쉬’
재난안전 대응 체계 허점 드러나… “보완하겠다”
작성 : 2023년 07월 11일(화) 17:47 가+가-

42만 광주 북구 주민의 재난안전 컨트롤타워에 구멍이 생겼다.
지난 달 말 기록적 폭우 속 재난안전문자 발송시스템이 제대로 작동하지 않았는가 하면 담당 공무원들이 시스템 운영 방법을 제대로 몰라 결국 대피 안내문자 발송이 늦어진 사실, 이 같은 점을 쉬쉬하며 상부에 보고하지 않은 점 등이 취재 결과 확인됐다.
11일 광주시와 북구에 따르면 지난 달 27∼28일 사이 광주 지역에 274㎜라는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졌다.
이로 인해 북구 석곡천 제방이 50m나 유실됐다. 북구는 하천 범람을 우려, 석곡천 하류 주민 100여 명에게 인근 동초등학교로 긴급 대피를 안내했다.
석곡천 제방이 유실된 시점은 지난 달 28일 오전 5시 30분이었지만, 대피 유도 문자는 같은 날 오전 7시 5분께 발송됐다.
북구 공무원들은 긴박한 현장 상황을 고려, 하천 주변 주민들에게 대피 안내 문자를 즉각 발송하려했지만 청사 내 재난상황실 문자 발송시스템은 작동하지 않았다.
밤 사이 내리친 낙뢰로 재난상황실 전력 계통에 이상이 생긴 것이다. 이에 다른 사무실로 이동, 컴퓨터를 켜고 문자 발송 프로그램에 접속하려 했지만 실패했다. 마지막으로 당직실로 자리를 옮겨 다시 문자 발송을 시도했지만 이 마저도 성공하지 못했다. 재난안전 문자 발송을 위해서는 특정 프로그램을 통해 접속해야 하는데 이를 알지못한 채 다른 프로그램으로 계속 접속을 시도한 것이다.
당시 공무원들은 이 같은 사실을 쉬쉬하며 상사에게 보고하지 않았다.
평소 북구가 담당 공무원들을 대상으로 재난안전 시스템 또는 매뉴얼 숙지를 위한 교육을 제대로 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북구는 결국 석곡천 현장을 살피던 광주시 관계자에게 문자 발송을 요청했다.
광주시 관계자는 시청 재난상황실에 문자발송을 지시했으며, 같은 날 오전 7시 5분께 ‘석곡동 제방 유실로 인해 피해가 예상되는 만큼 월산마을 주민들께서는 동초등학교 강당으로 대피해 주시기 바랍니다’ 라는 대피 안내 문자가 발송됐다. 석곡천 제방 유실 1시간 35분 만 이었다. 이 문자는 북구 주민 전체에게 발송됐다. 북구가 발송했다면 시스템상 석곡동 주민들만 선택, 전송할 수 있었다.
광주시 관계자는 “석곡천 제방 유실 현장에 있던 북구 공무원에게 재난안전 문자를 발송했느냐고 묻자 ‘시스템 고장으로 발송하지 못했다’는 답을 들었다. 이후 북구에서 문자 발송을 요청, 광주시 시스템으로 주민들에게 대피 문자를 발송했다”고 설명했다.
북구 관계자는 “같은 상황이 재발하지 않도록 철저히 교육하는 등 문제점을 보완하겠다”고 말했다.
북구는 지난 5월 행정안전부 주관 2023 재난관리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돼 장관 표창을 받았다.
/명준성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