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호영, ‘이태원 국조’ 의견 수렴 착수… 野 타협점 모색하나
與, ‘국조 반대, 경찰 수사 지켜보자’ 입장 재확인
당내서는 “국조 참여해서 싸우는 게 낫다’ 의견도
국조 회의론·대통령실 ‘불만’으로 반대 기조는 여전
작성 : 2022년 11월 13일(일) 17:38 가+가-

국민의힘은 연일 야권의 이태원 참사 진상 규명 국정조사 요구를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민주당 등 야3당이 오는 24일 본회의에서 국정조사 안건을 통과시키겠다며 여당을 압박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내년도 예산안과 민생 입법 처리를 위해선 야당과의 타협점을 찾기 위해 국정조사를 수용해야 한다는 현실론도 제기되고 있다. 소수 여당인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 등 야권의 국조를 막을 수 없는 상황인 점도 고려된 듯하다. 이에 여당 원내사령탑인 주호영 원내대표는 다음 주 여론 수렴에 나선다. 여당이 이를 토대로 야당과 타협점을 모색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13일 여권에 따르면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오는 14일 오전 릴레이로 3선 이상 중진 의원들과 비공개 간담회를 연다. 이날 회의에서는 이태원 참사 국정조사, 예산 심사 등 여야가 대치하는 현안이 논의될 예정이다.
주 원내대표는 그간 대통령실과 발 맞춰 이태원 참사의 ‘선수습 후문책’ 기조를 강조해왔다. 경찰 특별수사본부(특수본)가 독립적으로 꾸려진 만큼, 특수본의 수사 결과를 지켜본 뒤 법적, 정치적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국민의힘은 본회의에 국정조사 요구서가 보고된 지난 10일 의원총회에서 “현재로서는 국정조사를 받을 수 없다”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주 원내대표는 지난 11일에도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일관되게 강제력을 동원한 신속한 수사로 진실을 밝힐 수 있는 것이지, 정치적 공방과 일방적 주장은 오히려 사태 수습과 재발방지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대통령실이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및 윤희근 경찰청장 등에 대한 ‘정치적 책임 추궁’을 미루면서 이태원 참사와 관련한 부정적 여론을 달래기가 쉽지 않은 모양새다. 당내에서도 국정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여기에 국민적 관심이 집중되는 만큼, 이를 무작정 외면하기는 쉽지 않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초선 의원은 “물리적으로 국정조사를 막을 수 없는 상황이라면, 국민의힘도 들어가서 의견을 내고 민주당의 잘못된 주장을 지적하는 것이 더 유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명명백백하게 경찰 수사 결과도 나오고, 장관 청장 등 책임질 사람이 다 책임진다면 야당의 단독 국정조사는 김이 빠지겠지만, 이런 점이 전제되지 않으면 국정조사에 우리도 참여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고 토로했다.
또 다른 재선 의원도 “수적으로 열세에 있는 ‘소수 여당’으로서, 국정조사 특별위원회가 구성되면 참여를 안 하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는 의견을 냈다.
이재명 민주당 대표가 장외 여론전에 나선 점도 새로운 압박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민주당은 지난 11일 여의도역에서 ‘범국민 서명 운동’을 개시하고 국정조사의 정당성을 주장했다. 주 원내대표는 당일 “이 대표에게 있는 사법리스크를 피하고 국민의 주의를 돌리기 위한 것 아니냐”고 일축했으나, 서명운동에 참여하는 국민의 숫자가 늘어날 경우 여론적 부담을 견디기 쉽지 않을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다만 ‘국정조사 회의론’은 여전히 당내 주류 의견이다. 민주당의 국정조사 요구서를 보면, 이들은 대통령실 용산 이전과 ‘마약과의 전쟁’ 선포가 이번 이태원 참사 발생과 연관이 있는지 규명하겠다는 계획이다. 이에 여권에서는 사고 발생 전후의 행정 체계상의 문제점을 정치 쟁점화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한 다선 의원은 “야당에서 주장하는 국정조사가 과연 실효성이 있는가 싶다”며 “국민들도 이태원에서 압사로 인해 참사가 일어났다는 걸 다 아신다. 다른 공작이 있던 것도 아니고 무슨 의도해서 발생한 사건도 아닌데 무엇을 국정조사 하자는 건지 이해가 잘 안 간다”고 지적했다.
/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