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국감 ‘감사위원 배석’ 놓고 파행
‘최고 격전지’ 감사원 국감 시작부터 파행돼
의사진행 발언 순서로 충돌… 9분 만에 중지
‘감사위원 배석’… 與 “전례 없어” 野 “필요해”
與, ‘서해사건’ 공세… “5년간 왜 지적 안 했나
‘감사위원 증인채택’ 논의로 재차 감사 중단
작성 : 2022년 10월 11일(화) 17:30 가+가-

이번 국정감사에서 최고 격전지로 평가받는 감사원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여야가 초반부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감사 시작 9분 만에 파행을 빚는가 하면, 재개된 이후에도 감사위원의 배석 여부를 두고 설전이 이어졌다.
야당은 감사원을 둘러싼 각종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감사위원을 상대로 직접 질의해야 한다는 입장인 반면, 여당은 감사위원에 대한 질의는 전례가 없다며 맞섰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11일 오전 감사원을 상대로 한 국정감사를 실시했다.
여야가 이날 의사진행 발언의 순서를 두고 충돌하면서 감사가 시작 9분 만에 중단됐다.
법사위 간사인 기동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날 최재해 감사원장의 선서 이후 김 위원장에게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했다. 기 의원은 “의사의 원활한 진행을 위해 업무보고 전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이 “업무보고를 받고 하면 된다”고 거절하자, 기 의원은 “업무보고 이전에 정리할 내용이 있다. 회의 진행 방식과 관련해 크게 차이가 없다”며 재차 요구했다.
이 과정에서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이 “업무보고를 받고 하면 되는 것 아니냐”고 반대했고, 김남국 민주당 의원은 “너무한다”고 맞서며 충돌했다.
김 위원장이 김남국 의원을 제지하자, 같은 당 김승원 의원이 “조 의원이 얘기할 땐 가만히 있지 않았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시작부터 핏대를 올리고 어떻게 한치도 예측을 못 벗어나는가”라고 언급했다.
여야 의원들 간 고성이 이어지자 김 위원장은 “간사 간 협의를 하라”며 감사 중지를 선언했다.
이후 간사 협의를 통해 중단 20분여 만에 감사가 다시 시작됐지만, 여야 의원들이 감사의원들의 배석 여부로 논쟁을 벌이면서 본 질의는 거듭 늦춰졌다.
기 의원은 “감사위원들이 이 자리에 앉아 의원들의 얘기를 경청할 의무가 있다”라며 “감사원이 독립성과 정치적 중립성을 의심받는 데는 감사위원의 책임이 엄중하다고 생각한다. 감사위원의 이석에 동의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은 “감사위원에 대해 증인과 참고인은 채택되지 않았다. 이전에도 감사위원이 국정감사장에서 앉아 질의를 받거나 참고인으로 채택된 적이 없다”고 맞섰다.
이에 이탄희 민주당 의원은 “지난 2019년 10월10일 당시 법사위원장이 감사위원에게 질의할 기회를 부여했다”면서 “2017년 10월19일에도 당시 권성동 법사위원장이 질의할 기회를 부여했다”고 반박했다.
박주민 민주당 의원도 “최근 감사원 내부적으로 감사위원이 이렇게 하는 건 아니다는 의사 표시를 한다든지 문제 제기를 하고 있다는 게 나오고 있다”며 “이런 상황에서 법사위원들이 질의하는 건 매우 당연한 일”이라고 얘기했다.
조정훈 시대전환 의원도 “감사위원은 외부 감사를 받지 않는다”며 “국회 법사위가 유일하게 견제하는 기관이다. 지금 언론의 관심을 봤을 때 충분히 감사위원들의 배석을 요구할 만하다고 생각한다”고 의견을 보탰다.
그러자 전주혜 국민의힘 의원은 “감사의원들이 배석해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것인가”라며 “2020년과 2021년만 해도 감사위원회 의결 없이 이뤄진 특정감사가 44건이다. 결국 민주당이 하고 싶은 얘기를 위해 중립성을 지켜야 할 감사원을 이용하겠다는 것에 대해 절대로 동의를 못한다”고 설명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의원도 “문재인 정부 시절 감사원을 매우 정치적으로 오염시켜놨다”며 “그렇기에 윤석열 정부 들어 이전 정부 감사에 대해 내부적으로 다른 목소리가 나오는 건 지극히 당연하다. 민주당은 감사위원 누구를 통해 어떤 말을 듣고 싶어하는지 모르겠지만 의도 자체가 순수하지 않다”고 꼬집었다.
국민의힘은 ‘서해공무원 피격 사건’을 거론하며 공세를 폈다.
유상범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5년간 왜 문제를 제기 안 했는가. 감사원에서 (특정감사를) 수 없이 했다”면서 “내로남불이지 않는가.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에 관해 문재인 전 대통령에게 서면 조사를 했다는 이유로 부적법한가”라고 비판했다.
박형수 국민의힘 의원도 “감사위원이 여기에서 답변을 하기 시작하면 감사위원회에서 자신의 소신을 제대로 얘기할 수 없다”며 “해경과 국방부의 발표에 청와대가 어떤 식으로 개입했는지 의혹이 증폭돼 감사원에서 감사를 하고 있는 것이다”고 했다.
조수진 국민의힘 의원도 “오늘 발단의 계기는 문 전 대통령이 서해공무원 피격 사건과 관련해 감사원의 서면 조사 요청을 받고 대단히 무례한 짓이라고 반응을 보였기 때문”이라며 “자진 월북으로 바뀌고 단정되는 과정에서 문 전 대통령이 어떤 보고를 받고 지시를 내렸는지 규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권칠승 민주당 의원은 “서해공무원 피살 사건은 1년9개월 만에 해양경찰청이 새로운 증거를 내놓지 않고 입장을 뒤집은 것이다. 어떤 보이지 않는 힘이 작용했길래 입장을 바꿨는지 이게 바로 감사 대상”이라고 주장했다.
/김요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