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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물가·명절 간소화에 전통시장 직격탄
대파·계란·수산물 가격 천정부지로 솟아
명절 간소화 분위기에 반찬가게만 북적
“조상님 올해는 제수음식 대신 일반식으로”
작성 : 2022년 08월 29일(월) 17:33 가+가-
“추석 대목은 옛말이죠. 물가가 비싸니, 마진을 줄여 파는 수밖에 없어요.”
추석을 11일 앞둔 29일 호남 최대 규모의 전통시장인 광주 서구 양동시장은 다소 한산한 모습을 보였다.
상인들은 팔 물건들을 쉴 틈 없이 정리하며 호객행위를 했다. 상인들은 “좋은 물건, 더 싸게 팝니다잉” “추석 맞이 행사합니다”라며 손님 이목을 끌었지만, 구매로 쉽게 이어지지는 않았다.
제수 음식 장만에 나선 시민들은 비싼 물건값에 손수레와 장바구니를 절반 정도만 채웠다.
곳곳에선 가격을 두고 입씨름도 벌어졌다.
시민들은 코너 2~3곳을 돌며 가격을 비교했고, 상인들은 다른 점포로 향하는 시민들을 향해 “더 깎아주겠다”며 붙잡았다.
수산물 코너를 찾은 한 손님은 갈치 한 마리에 “3만 원”이라는 대답을 듣고 “가격이 비싸다”며 꺼내던 지갑을 다시 넣었다.
제수 음식을 대표하는 전·밤·곶감·대추도 가판대에 수북이 쌓여있었지만, 판매가 더뎠다. 명절 대목을 누렸던 전집은 폭등한 재룟값에 전 가짓수를 줄였다.
전집 상인 조모(68·여)씨는 “밀가루 가격도 두 배로 오르고, 쪽파도 한 단에 4000~5000원 하던 것이 1만 2000원까지 올랐다. 수도권·중부 지역에 내린 폭우로 달걀 농장이 물에 잠겨 달걀값도 올랐다”며 “전이 비싸면 사는 사람이 없으니 마진을 거의 남기지 않고 파는 수밖에 없다”고 한숨을 쉬었다.
추석이 예년보다 2~3주 빠른 탓에 팔 수 있는 과일도 줄었다.
한 시민은 가판대 위에 아직 덜 익어 푸릇한 사과를 보고 “당장 제삿상에 올리기엔 좀 그렇다”며 발길을 돌렸다.
상인 서모(49)씨는 “올해는 추석이 빨라서 사과·배가 덜 익어 물량도 20~30%만 출하하고, 가짓수도 줄었다”고 설명했다.
반면 손쉽게 상차림이 가능한 반찬 가게는 손님이 즐비해 한산한 다른 상점들과 대조를 이뤘다.
상인은 핵가족화 추세인 데다 물가가 올라 할인 행사에도 불황을 겪고 있다고 토로했다.
상인 천모(63)씨는 “차례상을 간소화하는 추세다. 물가도 천정부지로 올라 발길이 뚝 끊겼다”며 “추석 대목이라 무 물량 20박스를 미리 주문했는데 한가해 걱정이 앞선다”고 토로했다.
상인 박모(55)씨는 “농수산물 할인 쿠폰 제도가 시행됐지만, 휴대전화 애플리케이션을 이용해야 해 정작 시장 주 고객층인 노인들은 사용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 매출에 크게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같은 날 북구 말바우시장도 한산한 모습을 보였지만 곳곳에서 물건값을 두고 상인과 손님 간 흥정도 이어졌다.
한 채소상에서는 한 시민이 1㎏당 6000원인 우엉을 1000원 깎아 달라고 했지만, 상인은 “남는 게 없다”고 호소했다.
한 손님은 건어물·수산물 코너를 지나면서 “지난해 중국산 부세조기가 12마리에 2만 원이었는데 올해는 10마리에 2만 원”이라며 물가 상승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하기도 했다.
/최규동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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