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입법으로 대장동 넘고 부동산 차별화 ‘잰걸음’
선대위 일성 “前국힘 정권 부동산 제도 완전 개정”
“대개혁 환경 만들어져” 개발이익환수 드라이브
전국민 재난지원금 등 논쟁적 정책으로 이슈몰이
부동산 사과, 재정당국 때리기… 신중한 文 차별화
‘대장동 늪’ 여전… 산토끼·집토끼 사이 오락가락
작성 : 2021년 11월 03일(수) 17:22 가+가-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후보가 본격적으로 본선 모드로 전환하기 위해 잰걸음하고 있다.
가장 큰 뇌관인 대장동 개발특혜 의혹은 부동산 개혁 입법으로 정면돌파 기조를 분명히 했고, 전국민 재난지원금을 비롯한 파급력 있는 정책들을 잇따라 제시하며 이슈 주도권을 쥐려고 시도하고 있다. 여기에 중도층을 의식해 문재인 정부와의 차별화 운도 띄웠다. 이를 통해 여당 후보로서 정권 재창출을 해야 하는 복잡한 고차방정식을 돌파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재명 후보는 3일 첫 선거대책위원회 회의에서 “망설임 없이 강력하게 부동산 개발이익 국민 완전 환수제도, 분양가 상한제도, 분양원가공개제도, 또 개발부담금 증액 등을 (추진해서) 전(前) 국민의힘 정권이 만들었던 민간개발을 용이하게 하는 제도들을 이번 기회에 완전히 개정해주길 부탁한다”고 주문했다.
이 후보는 자신을 향한 대장동 의혹 제기를 “억지주장에다가 적반하장식 공세”로 규정하며 “저들이 부당한 주장을 하고 부당한 공격할 때가 바로 우리가 반격할 기회다. 가장 좋은 부동산 대개혁 환경이 만들어졌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 소속 의원들을 향해 “확고하게 ‘부동산 불로소득은 반드시 국민에게(되돌린다)’라는 원칙을 지킬 수 있는 온갖 제도를 새롭게 만들거나 보강해주길 부탁한다”고 강조했다.
이는 전날 선대위 출범식에서 표방한 것처럼 ‘부동산 대개혁’을 내세워 입법 드라이브를 걸어 이 후보의 추진력을 역으로 부각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명예선대위원장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M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대장동 의혹을 “오히려 이 후보의 강점을 부각시킬 수 있는 문제”라고 한 것도 이런 기대의 발로인 셈이다.
나아가 돌발적으로 논쟁적 정책들을 던지며 대장동에 집중됐던 여론의 주목을 돌리는 이슈몰이도 시도하는 모습이다.
이 후보는 이날도 “당면한 코로나19과정에서 직접적인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 간접적으로 광범위한 피해를 입고 있는 국민의 민생을 보살핀다는 측면”에서라며 자영업 손실보상 확대와 전국민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 추진을 재차 당부했다.
선대위 출범을 앞두고 음식점 총량제와 주4일제 도입 이슈를 제기하기도 했다. 여기에 지난 1일 박병석 국회의장을 만나 징벌적 손해배상제를 골자로 한 언론중재법 개정안 처리를 주문하고 오는 6일 검찰·언론개혁을 주장하는 시민단체 집회에 참석하기로 하는 등 강성 지지층이 반응하는 정책도 띄우고 나섰다.
여기에 문재인 정부와의 조심스런 차별화도 시도하는 모습이다. ‘대한민국 대전환’을 슬로건으로 내세운 선대위 출범식 연설에서 ‘이재명 정부’를 일곱차례 외친 것이 한 예다. 나아가 “부동산 문제로 우리 국민들께 너무나 많은 고통과 좌절을 안겨드렸다”면서 고개를 숙이기까지 했다.
현 정부의 대표적 정책 실패로 민심 이반의 원인인 부동산 문제를 사과하며 자연스럽게 차별화를 꾀하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배경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를 위시한 재정당국과 대립각을 세우는 것도 자연스런 차별화의 한 방안으로 보인다. 이 후보는 높은 가계부채 원인으로 낮은 정부 지원을 지목하며 “이 때문에 가계부채 비율이 높아졌지만 국가부채 비율은 전세계에서도 가장 낮은 비정상 상태가 된 것이다. 적정규모의 가계지원이 반드시 필요하고 이를 통해 가계를 보듬고 국가부채 비율이 크게 장해가 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우리도 인지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재정건전성을 이유로 재난지원금을 비롯한 재정지출에 난색을 표하는 기획재정부를 에둘러 비판한 셈이다.
‘대장동 늪’이 여전히 앞길의 장애물로 자리한 것은 이 후보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여태까지는 대장동 의혹에서 이 후보가 비껴 간 상태이나, 선대위 출범으로 대장동 문제를 강력 비판했던 이낙연 전 대표, 박용진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전체가 이 후보 엄호에 매달려야 하는 상황에서 의혹이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튈 경우 후보와 당 전체가 위기에 처할 수도 있다.
수사 신뢰성에 대한 의문이 여전한 것도 부담을 지우는 요소다. 지난 1일 발표된 문화일보 의뢰 엠브레인퍼블릭 여론조사에 따르면, 검찰의 대장동 수사에 대해 ‘신뢰한다’는 응답은 24.9%에 그친 반면 ‘신뢰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68.1%에 달했다.(10월29~30일 조사, 성인 1006명, 100% 무선전화 방식, 응답률 15.6%,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참조)
정권 지지율이 40%대를 오르내리는 가운데 ‘산토끼’와 ‘집토끼’사이에서 갈짓자 행보를 보일 경우 자칫 이도저도 아닌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전날 출범식에서 이 후보가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선물받은 넥타이를 매고 온 것도 여전히 문 대통령에게 압도적 지지를 보내는 친문 지지층을 의식한 행보로 보인다. 전날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 정부가 쌓아온 토대 위에 잘못은 고치고, 부족한 건 채우고, 필요한 것은 더해 청출어람의 새로운 정부로 나아가겠다”고 말한 것도 이런 해석에 힘을 싣는다.
그러나 정권교체 여론이 높은 상황에서 현 정부의 ‘발전적 계승’을 외치는 것이 중도층에게는 오히려 혼란만 줄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