野원내대표 선거 안갯속 판세… ‘숨은 사표’ 잡는 게 관건
권성동·김기현 양강 구도, 김태흠·유의동 돌풍 관심
1차 투표서 과반 득표 힘들 수도… 결선투표 불가피
1차 투표 때 낙선자 사표, 결선에선 당락 가를 수도
유의동票→권성동, 김태흠票→김기현 이동 가능성
“결선에서 단일화되더라도 의원들 표심 알기 어려워”
작성 : 2021년 04월 26일(월) 17:00 가+가-

국민의힘 차기 원내대표 선거가 30일로 예정된 가운데 결과를 쉽게 예단하지 못할 만큼 안갯속 판세가 계속 되자, 후보들 간 보이지 않는 ‘밀어주기’가 당락을 가를 변수가 될 것인지가 관전포인트가 되고 있다.
이번 원내대표 선거는 권성동(4선·강원 강릉)·김기현(4선·울산 남을) 의원과 김태흠(3선·충남 보령서천)·유의동(3선·경기 평택시) 의원이 출마해 4파전 구도로 치러진다. 계파나 지역구도로 판세를 가늠할 수 있었던 전례와 달리 핵심 쟁점에 관한 이견이나 대립구도가 형성되지 않아 각 후보 간 차별화는 쉽지 않다. 국민의당 합당, 윤석열 전 검찰총장 영입, 전직 대통령 탄핵·사면 찬반 입장 등 민감한 쟁점에서도 후보자들이 원칙론을 견지하거나 대체로 큰 틀에서 의견이 일치한다.
야권 일각에선 4파전 대결 양상인 이번 선거에서 1차 투표 때 과반 이상을 득표한 당선자가 나오는 건 거의 불가능해 다득표자 순으로 4명의 후보자 중 2명을 결선투표(2차투표)에 올려 당선자를 최종 선출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런 양상으로 전개되면 결선에 진출하지 못한 후보자가 1차 투표 때 얻은 표가 2차투표에서 누구한테 갈 지가 당락을 가르는 변수가 될 수도 있다. 야합이나 권력 나눠먹기 논란을 의식해 겉으로는 후보단일화가 없더라도 낙선한 후보자에게 던져진 숨은 ‘사표(死票)’를 누가 먼저 잡느냐가 당락을 가르게 될 공산이 큰 것이다 .
당 안팎에선 권성동·김기현 의원의 양강구도 속에 김태흠·유의동 의원의 추격전이 될 것이란 전망에 무게가 실린다. 특정 후보가 득세하지 않는 다자구도에선 각 후보자에게 표가 분산될 확률이 높은 만큼 1차 투표에서 아무리 득표를 많이 해도 30~40표 안팎에 불과하지 않겠냐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재적의원 과반수의 투표와 투표의원 과반수의 득표로 선출하는 당헌당규를 고려할 때, 1차 투표에서 101석 중 50표 이상을 받은 후보가 나올 가능성은 낮다. 이렇게 되면 최고득표자와 차점자를 대상으로 재투표를 실시해야 한다. 관건은 후보단일화가 누구를 중심으로 이뤄지고 사표를 득표로 만들 것인가다.
당 안팎에선 만약 결선투표로 가게 될 경우 유의동 의원을 뽑아줬던 표는 권성동 의원에게로, 김태흠 의원을 뽑아줬던 표는 김기현 의원에게 갈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도 없진 않다. 계파 출신으로만 놓고 보면 권성동 의원은 비박계(친이계),김기현은 친이계, 유의동 의원은 비박계(유승민계), 김태흠 의원은 옛 친박계 출신으로 분류된다.
유의동 의원과 권성동 의원은 비박계라는 공통점과 탄핵 당시 새누리당(현 국민의힘)을 탈당해 바른정당 창당 멤버이기도 하다.
유승민 전 의원과 권 의원이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사태에 대한 생각이 일치한다는 점도 유의동 의원을 지지하는 의원들이 권성동 의원을 물밑에서 암묵적으로 지지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도 있다. 특히 유 전 의원과 권 의원이 탄핵에 찬성했거나 탄핵소추위원으로 활동하며 탄핵을 주도했다는 공통점이 있고, 탄핵사태 후에도 유 전 의원은 대구에서 배신자로 낙인 찍혀 21대 총선에 불출마를 선언한 점, 권 의원은 21대 총선에서 공천을 받지 못해 탈당해야 했던 정치적 시련을 겪은 상황도 비슷하다. 그렇기 때문에 유승민계 의원들이 권 의원을 밀어줄 가능성이 높다.
반면 김태흠 의원에게 우호적인 옛 친박계 의원들은 결선투표에서 역으로 비박계인 김기현 의원을 지원하고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친박계로선 유의동 원내대표·김웅 당대표로 당의 권력구도가 짜여질 경우 이를 견제하려 할 것이고, 특히 유승민계의 득세를 원하지 않기 때문에 자연스레 유승민계와 탄핵 당시 한배에 탔던 권성동 의원 보다는 김기현 의원에게 표를 몰아줄 가능성이 더 높다는 관측이다.
김기현 의원은 친이계 출신이지만 탄핵 당시 울산시장을 맡고 있었기 때문에 탄핵 책임으로부터도 상대적으로 권 의원에 비해선 자유롭다고 볼 수 있다. 만약 탄핵을 주도한 권 의원이 원내대표가 될 경우 TK 혹은 강성보수 당원들이 친박계 의원들에게 책임을 추궁할 수 있어 친박계로선 권 의원 보다는 김 의원이 원내대표가 되는 게 나을 수도 있다.
과거 원내대표 선거에선 당대표나 계파의 수장이 러닝메이트를 지원하며 판을 짜주면서 보이지 않는 암암리에 영향력을 행사했던 것과 달리 주호영 당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가 현재로선 특정 후보를 공개적으로 지지하고 있지 않은 점도 원내대표 선거에 변수다.
다만 정치적 유불리를 따진다면 차기 당권 도전에 나설 가능성이 높은 주 대행 입장에선 같은 영남권 출신인 김기현 의원보단 비(非)영남권 후보자가 원내대표가 되는 게 본인에게도 유리하다고 판단할 수도 있다.
만약 김기현 의원이 새 원내대표로 당선된다면 주 대행 입장에선 원내대표·당대표 모두 영남권이기 때문에 ‘도로 영남당’ 비판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럴 경우 전당대회에서도 선거운동에 적잖은 부담이 따르게 된다.
차라리 당의 권력지형이 원내대표는 비영남, 당대표는 영남 출신이 맡는 게 주 대행 입장에선 안정적일 수 있다. 또 김기현 의원이 TK가 아닌 PK 출신이란 점도 주 대행 입장에선 굳이 영남권 후보를 밀어주지 않더라도 TK 반반이나 부담은 크지 않을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