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 ‘중구난방’ 부동산 대책에 경고장… ‘원보이스’ 기조로
대출규제 완화, 세부담 축소, 공시가 속도조절 등 대책 쏟아져
중구난방 비판 제기되자 부동산특위 중심으로 논의 창구 통일
윤호중, 의원총회서 “당내 부동산특위에 의견 제출하라” 주문
작성 : 2021년 04월 21일(수) 16:38 가+가-

더불어민주당이 21일 본격적인 궤도 수정에 들어간 부동산 정책을 놓고 당내에서 중구난방식으로 대책이 쏟아지고 있는데 대해 ‘원보이스’ 기조를 강조하며 기강잡기에 나섰다.
대출규제와 세부담 완화, 공시지가 속도조절론 등이 쏟아져 나오고 정부 정책과 엇박자 우려도 제기되자 상황 정리에 나선 것이다.
윤호중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민주당 의원총회에서 “최근 우리당의 부동산 관련 법안이나 언론 인터뷰 등을 근거로 당의 입장이 매우 다양하게 분출되게 있는 데 대해 알고 있다”며 “당에 부동산특별위원회가 설치된 만큼 여러 의견을 가진 의원들은 부동산특위에 의견을 제출하고 그 안에서 논의가 이뤄질 수 있도록 협조해달라”고 밝혔다.
이어 “부동산특위의 논의 결과는 의총에 보고하고 충분한 시간을 갖고 정책의총을 통해서 당의 입장을 결정하겠다”며 “집권여당으로서 국민에 대한 책임을 다할 수 있도록 의원들의 적극적 동참과 협력을 요청드린다”고 말했다.
4·7 재보궐선거 참패로 민심 악화를 확인한 민주당 내에서 부동산 정책 수정을 놓고 다양한 대책들이 쏟아지면서 중구난방식 처방전이라는 지적이 제기되자 부동산특위를 중심으로 한 논의를 주문한 것이다.
최인호 수석대변인도 이날 민주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 뒤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부동산 민심 수렴은 부동산특위 중심의 공개일정을 신속하게 진행키로 했다”며 “부동산 관련 입법 제안도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급적이면 부동산특위 중심으로 입법이 이뤄지게 해달라고 지도부가 당 소속 의원들에게 전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앞서 민주당은 지난 19일 부동산 관련 정책을 점검하고 대책을 마련할 당내 부동산특위를 출범시킨 바 있다. 특위에서 부동산 대책을 정밀하게 다듬은 뒤 고위 당정청 회의 등을 통해 최종안을 확정·발표해야 시장 혼란을 막고 부동산 민심 수습도 가능하다는 판단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오는 23일 1차 회의를 열어 부동산특위 본격 가동에 나설 예정이다.
당내 백가쟁명식 부동산 대책을 놓고 정부·여당이 규제일변도의 부동산 대책에서 선회하는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는 데 대해서는 정책 ‘전환’이 아닌 ‘보완’이라고 선을 그었다.
최 수석대변인은 “앞으로 부동산 대책이 전환이냐 보완이냐는 해석이 많은데 확실하게 부동산 정책기조는 보완”이라며 “보완 기조 하에서 부동산 정책이 앞으로 당정 간 신속한 회의 등을 통해 마련되고 실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민주당 지도부는 부동산 대책 관련 입법 평가에 있어 건수 위주의 ‘정량평가’가 아닌 내용과 가치를 보는 ‘정성평가’를 도입하겠다고 예고했다.
법안 발의 실적 채우기식의 부동산 관련 입법이 쏟아질 것을 우려해 선제적으로 경고장을 꺼내든 셈이다.
최 수석대변인은 “당내 부동산 관련한 여러 의견과 관련해 비대위원장은 앞으로 입법과 관련된 평가는 정량평가가 아니라 정성평가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밝혔다”며 “이와 관련된 평가 방식 개정을 당직자에게도 지시했다. 당 소속 의원들도 적극 협조하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발의 건수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실제 당의 정책기조에 부합하는지, 실제 입법이 이뤄지는지에 초점을 맞추겠다”며 “이 부분은 당 소속 의원들이 매우 유의해야 할 사항”이라고 강조했다.
당내에서는 집값 폭등으로 무주택자의 불만이 비등한 상황에서 공시가격 급등에 따른 세 부담으로 자가주택 보유자들마저 등을 돌린 게 재보선 참패의 결정적 요인이었다는 분석이 많다.
이에 따라 민주당에서는 4·7 재보선 참패 이후 다양한 부동산 대책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당정 간에 긴밀히 조율이 되지 않은 상황에서 시장 혼란을 부추긴다거나 근본 처방이 아닌 땜질식 대책만 쏟아내고 있다는 비판도 많다.
실제 전날 국회 정무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병욱 의원은 1가구1주택자에 대해 종합부동산세(종부세) 부과 기준을 공시가격 9억원 초과에서 12억원 이상 초과로 샹향하는 종부세법 개정안과 재산세 과세 구간을 세분화해 세부담을 낮추는 소득세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민주당 정무위 의원들은 전날 금융당국과 비공개로 당정협의를 갖고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관련해 10%포인트의 우대 적용 범위를 실수요자에 한해 확대하는 방안을 논의하기도 했다.
또 민주당 차기 당대표 선거에서도 생애최초 주택구입자에 대한 LTV와 총부채상환비율(DTI) 90% 완화(송영길 의원), 1주택자 종부세 부과 기준 공시가격 9억원에서 12억원 완화(홍영표 의원) 등의 공약이 나오고 있다.
아울러 당내 일각에서는 종부세 부과 기준을 주택가격 상위 1~2%의 ‘비율’ 기준으로 제한하자는 주장이나 코로나19 상황이 종결될 때까지 공시지가 현실화 속도를 조절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그러나 이를 놓고 여권 내부에서도 설익은 대책이 난무하는 데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주재한 제20차 부동산시장 점검 관계장관회의에서 “최근 조율·확정되지 않은 내용들이 마치 확정 추진될 것처럼 알려지며 일부 시장동요를 초래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민주당 진성준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당내에서 제기되는 종부세 완화와 공시가격 속도조절론 등을 거론하면서 “집값 폭등의 피해자는 고액의 부동산 자산가가 아니라 무주택 서민인데 집값을 어떻게 잡을 것인지, 청년과 신혼부부 등 무주택 서민들에게 집을 어떻게 공급할 것인지부터 이야기해야 하지 않냐”며 “그런데 어째서 고가주택 소유자들, 부자들의 세금부터 깎아 주자는 이야기가 가장 먼저 고개를 드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