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朴 사면’ 정국, 與도 野도 실리 못 챙기고 내상만 입었다
이낙연 리더십 상처… 尹 국정조사 불발 이어 당내 제동
친이·친박 ‘계파 본색’ 조짐…김종인 대국민 사과 무색
작성 : 2021년 01월 06일(수) 17:00 가+가-

이명박·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의 사면 문제가 정국을 뒤흔드는 큰 화두로 떠올랐지만 정치권에선 여야 모두 실리를 챙기진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윤석열 국정조사 불발에 이어 사면까지 당 내 제동에 걸리면서 리더십이 훼손됐다. 이 과정에서 민주당 친문 주류세력의 건재함이 재확인된 점도 중도 외연 확장에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국민의힘은 이명박·박근혜 탄핵·구속 사태에 대한 대국민 사과로 당 이미지 쇄신에 나섰지만, 여권의 ‘조건부 사면’에 반발하면서 계파 본색을 드러내 역으로 과거 정권과 단절하는 기회로 삼지 못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낙연 대표가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사면론을 띄우면서 모든 현안을 빨아들이는 정국의 블랙홀이 될 것이라는 예상과 달리 파장은 의외로 제한적이었다. 야권에선 민감하게 반응했지만 내부 분열로까지 치닫지 않았고, 자중지란은 오히려 여권 안에서 일어났다.
민주당 내 친문 세력을 중심으로 사면론에 강력 반발하자 이 대표는 전직 대통령의 공식 사과와 국민적 공감대가 형성되지 않을 경우 사면을 공론화하지 않기로 하면서 논란을 일시 봉합했다. 대선정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당한 폭발력을 가진 사면 카드가 이 같이 역효과를 낸 배경은 이낙연 대표의 조급증과 친문 주류 세력의 강성 지지층을 의식한 결과가 맞물린 것으로 분석된다.
이 대표는 당내 충분한 소통과 의견 수렴 등 사전 정지작업 없이 갑자기 사면론을 띄우면서 최근 지지율 하락 국면에서 국민통합을 명분 삼아 돌파구로 삼으려 한 것 아니냐는 정치적 오해를 자초하고 당 내에서 역풍을 맞았다.
김종인 비대위원장이 이명박·박근혜 전 대통령 관련 대국민 사과를 강행해 보수진영 일각에서 여전히 불만 기류가 남은 상황이었던 만큼 탄핵·구속 정당성이나 대국민 사과의 당위성을 놓고 내부 갈등이 재연될 가능성이 농후했기 때문이다.
설사 사면이 단행되더라도 정치적 짐은 야권에 더 큰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이 지난해 총선을 앞두고 측근을 통한 옥중편지를 공개했듯, 두 전직 대통령이 만일 석방 후 선거에 영향을 미치기 위한 정치적 행보나 메시지를 낼 경우 국민의힘 입장에선 상당한 골칫거리가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