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권주자’ 치고 나가는 윤석열… 마냥 웃을 수 없는 野
“인기영합주의적 상황… 정치적 뿌리 내릴지 알 수 없어”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 피 묻혀… 달갑지만은 않은 인물”
“반문재인 대표성 모두 가져가서 국민의힘에 실익 없어”
작성 : 2020년 12월 02일(수) 17:34 가+가-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 조사에서 윤석열 검찰총장의 상승세가 계속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추미애 법무부 장관의 직무집행 정지까지 법원이 부당하다고 판단한 가운데 윤 총장이 차기 대선주자로 입지를 굳힐지 주목된다.
윤 총장은 추 장관 명령으로 직무에서 배제된 지 일주일 만에 다시 업무에 복귀했다. 오는 4일 열리는 검사징계위원회에서 윤 총장에 대한 ‘해임’ 의결이 나올 경우 다시 업무에서 배제되지만, 그렇게 될 경우에도 선호도는 더 상승할 가능성이 크다.
문재인 대통령과 추 장관에 대립하는 현재 윤 총장의 상황은 국민의힘과 결을 같이 하고 있다. 국민의힘 역시 윤 총장의 복귀가 결정됐을 때 “법무부 감찰위도 법원도 정의와 상식에 손을 들어주었다”며 적극 환영의 뜻을 나타냈다. 추 장관과 갈등을 계속해오던 국민의힘으로서는 여론전에 힘을 받게 된 상황이다.
하지만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보수야권의 대표 주자로 윤 총장이 우뚝 선 현 상황을 달가워하지만은 않는 분위기다. 윤 총장에 대한 선호도가 보수야권의 구조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을 상당 부분 잠식하게 될 뿐 아니라, 내년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두고 속속 출마 선언을 하는 주자들을 가리고 있기 때문이다.
윤 총장이 실제 정치인으로서 발을 들이고 안착할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많다. 국민의힘이 그간 당 외부 인물을 대표로 수차례 영입해왔으나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한 것도 사실이다.
한 국민의힘 의원은 뉴시스와의 통화에서 “현재 윤 총장의 위치는 추 장관이 거의 만들어주다시피 한 게 아닌가. 설사 온다고 해도 정치를 경험해 보지 않은 사람의 인기영합주의적인 상황인데, 눈길은 모을 수 있겠지만 정치적으로 얼마나 단단하게 뿌리를 내릴지 알 수 없다”고 우려했다.
또 다른 의원은 “윤 총장은 지금은 국민의힘과 같은 입장을 갖고 있지만, 과거 이명박·박근혜 정권 때 우리를 상대로 피를 묻힌 사람”이라며 “우리로서는 여당에 대응하면서 윤 총장을 불가피하게 두둔하고 가지만, 이를 환영하지 않는 사람도 많다”고 짚었다.
윤 총장이 야권으로 온다 해도 국민의힘을 택할지는 알 수 없고, 제3지대를 구축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윤 총장이 현재 당에 속한 어떤 인물보다도 독자적인 대표성을 확보했다는 해석이다.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장은 “정치나 선거는 누가 대표성을 확보하느냐에 따라 제로섬 게임이다. 범보수에서 그 대표성을 확보하기 위해 (대권주자들이) 경쟁하고 있는 것”이라며 “그런데 윤 총장은 현재 반문재인 세력의 대표적인 인물로 부각되면서, 대립에 있어서의 긍정적인 유산을 모두 다 가져가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