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년 만에 올림픽 본선 진출을 이루고 돌아온 한국 여자 농구 대표팀의 이문규 감독이 영국전과 관련한 논란에 대해 입을 열었다.
2020년 도쿄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획득한 여자 농구 대표팀은 11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여자 농구 대표팀은 지난 6~9일 세르비아 베오그라드에서 열린 2020 도쿄올림픽 여자농구 최종예선에서 1승 2패를 기록, B조 3위에 올라 도쿄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따냈다.
지난 7일 스페인과의 올림픽 최종예선 1차전에서 46-83으로 완패한 한국은 8일 영국과의 2차전에서 82-79로 이겼다. 한국은 중국과의 3차전에서 60-100으로 대패했지만, 이어 열린 경기에서 스페인이 영국을 79-69로 꺾은 덕에 도쿄올림픽 출전권을 얻었다.
이 감독은 귀국 직후 “세 차례에 걸쳐 예선을 치른 끝에 올림픽 본선 출전권을 땄다”면서 “영국을 상대로 총력전을 벌여 이긴 덕분에 출전권을 딸 수 있었다”고 분석했다.
이번 최종예선에서 4개국이 한 조에 속해 경쟁했다. 풀리그를 통해 순위를 정하고 각 조 1~3위에 도쿄올림픽 출전권이 주어졌다.
최하위만 면하면 되는 상황이라 국제농구연맹(FIBA) 랭킹 19위인 한국은 일찌감치 FIBA 랭킹 18위인 영국을 1승 상대로 정했다. 총력전을 벌인 결과 승리를 거뒀고, 올림픽 본선 출전권 획득에 성공했다.
이 감독은 “이번 대회를 앞두고 영국전 승리를 목표로 훈련했는데 연습기간이 짧았고,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도중 대표팀 선수 5명이 부상당했다. 그래도 하나가 돼 경기했다”며 “영국은 돌파에 의한 농구를 하는 팀이고, 센터도 좋았다. 그것을 막으려고 했다. 우리는 외곽슛이 장점인데, 3점슛 13개가 나오면서 승리했다”고 설명했다.
변수가 많은 상황이라 중국전 승리도 목표로 뒀어야하는게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 이 감독은 “스페인은 FIBA 랭킹 3위고, 중국은 8위다. 그런 수준이라면 이긴다는 보장이 없고, 중국과 신장 차이도 컸다”며 “중국전에서 선수들이 소속팀에 복귀하는데 지장이 가지 않도록 교체를 많이 한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 감독은 영국과의 경기에서 6명만 기용하며 ‘1승’을 향한 의지를 보였다. 사실상 5명만으로 경기를 치렀다.
강이슬(부천 KEB하나은행), 박혜진(아산 우리은행), 김단비(인천 신한은행)가 40분 풀타임을 뛰었고, 박지수(청주 KB국민은행)가 37분19초, 배혜윤(삼성생명)이 36분42초를 소화했다. 여기에 김한별(용인 삼성생명)이 5분59초만 뛰었다.
이 감독의 영국전 선수 기용을 두고 논란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이 감독은 “‘혹사’는 있을 수 없는 이야기다. 장기전도 아니고, 올림픽 출전권을 위해 한 경기라도 이겨야하는 상황이었다”며 “너나할 것 없이 죽기살기로 해야했다. 서로 다짐하고 간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어 “부상자 5명이 있는 가운데 경기 막판 추격을 당했다. 나머지 선수들을 투입해 분위기를 바꿔야하는지에 대해 고민했지만, 그대로 가야한다고 판단했다”고 강조했다.
또 “농구는 3분 안에 10점이 왔다갔다하는 경기다. 도쿄올림픽 목표가 있었고, 다른 선수를 투입해 분위기를 바꾸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었다”며 “뛰고 있던 선수들이 계속 분위기를 가져가는게 맞다고 생각해 끝까지 고집한 것”이라고 재차 해명했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여자프로농구 정규리그 경기에서도 40분을 다 뛴다. 경기 사이에 휴식일이 하루 뿐이어도 40분을 뛴다”며 “대표팀 경기에서 영국을 이기기 위해 40분 동안 죽기살기로 했다고 이해해달라”고 이해를 구했다.
‘국내 여론이 좋지 않았는데 어떤 심정이었냐’는 질문에 이 감독은 “휴대폰이 고장나 기사를 읽지는 못했다”고 답한 뒤 “여자농구가 그동안 국제대회에서 좋은 성적을 내다가 12년간 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다. 이번만큼은 올림픽 출전권을 따 여자농구를 부흥시키자는 선수들 각오가 대단했다”며 “배구가 앞서 올림픽 출전권을 따서 정신적 부담도 있었다. 선수들이 똘똘 뭉쳐 이런 성과를 이뤘다”고 말했다.
이 감독은 남북 단일팀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그는 “선수들이 올림픽 출전권을 따느라 너무 고생했다. 그동안 고생한 선수들이 있으니, 개인적으로는 우리 쪽 선수들만 해서 가야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12년 만에 나서는 올림픽 무대에서 목표는 일단 ‘1승’이다.
이 감독은 “3, 4개 팀이 한 조가 될 것이다. 1승은 해야 8강에 가지 않겠나 싶다”며 “1승을 하기도 벅찬 것이 사실이다. 이번처럼 이길 상대를 정해 맞춤형 농구를 해야하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각오를 다졌다.
한편 2월을 마지막으로 대표팀 감독 계약이 만료되는 이 감독은 “아직 계약에 대한 것은 잘 모르겠다. 그에 대해 이야기하기 힘들다”고 말을 아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