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가 올해 사용도 해보지 못하고 내년으로 고스란히 넘긴 예산이 1600억원대에 이른 것으로 나타났다. 전년보다 50%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일단 세워놓고 보자”는 안이한 행정에서 비롯됐다는 지적이다.
26일 광주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광주시 제2회 추가경정예산안 검토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명시이월한 사업은 일반회계, 특별회계를 합해 133건에 1654억원에 이른다. 일반회계는 107건에 1362억원, 특별회계는 26건에 292억원이다.
지난해 1111억원보다 23건 543억원 증가했고, 2013년에 비해서는 무려 3배 가량 증가했다.
명시이월은 예산 집행 시 해당 연도 안에 지출하지 못할 것으로 예견되는 예산을 다음 연도로 남겨서 ‘지각 집행’하는 것을 말한다
명시이월한 사업의 기정예산액, 즉 의회에서 이미 확정된 예산은 2172억원이었으나 23.3%인 506억원만 집행했다. 지난해 33.6%(1689억원 중 567억원)보다 10.3%포인트나 낮은 수치다.
한 푼도 집행하지 못하고 편성예산 전액을 명시이월한 사업도 70건 811억원에 달해 지난해보다 건수, 이월액 모두 급증했다.
검토보고서는 “명시이월한 사업의 대부분은 당초부터 올해 집행은 곤란하다는 게 충분히 예상되는 사업들”이라며 “사업 추진 단계별로 재원 투자 계획을 꼼꼼히 세워 소요 예산을 편성하고 집행 가능한지도 체계적으로 따져야 예산의 사장(死藏)을 방지할 수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광주시는 “국고보조 사업이 전체 명시이월액의 59%를 차지하고 도시철도 2호선과 장기미집행 도시공원 협의 지연, 세계수영대회, 보건환경연구원 신축 비용 등이 줄줄이 이월되면서 명시이월액이 커진 것”이라며 “예산 편성 단계부터 면밀히 분석하고 예산 집행상황도 수시로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감액사업도 수두룩하다. 기정예산 대비 전액 감액된 사업이 51개 사업에 32억1400만원에 이르고, 50%이상 감액된 사업도 56개 사업에 41억4400만원에 달한다.
전액 감액된 사업은 평동산단용지 계약해지 반환사업 10억원을 비롯해 첨단교통 관리시스템 구축 5억6500만원, 공익활동지원센터 시범사업 5억원 등이다.
50% 이상 감액사업은 무안공항 정기노선 유치지원(4억8000만원 중 4억6000만원, 95.8%), 수완종합체육관 건립(21억9000만원 중 10억9500만원, 50%) 등이다.
/명준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