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정 이후 10년 넘도록 실적이 전무한 ‘광주시 부조리 신고포상금 조례‘가 수술대에 오른 가운데 공익제보 활성화를 위해서는 신고자 보호를 위한 제도적 안전장치가 보다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공익제보자의 신분이 유출되는가 하면 내부 집단 따돌림을 견디다 못해 퇴사하는 경우까지 발생해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이 절실하다는 여론이 높다.
22일 광주시와 시의회에 따르면 공익침해행위를 예방하고 공직신고 제도의 실효성을 강화하기 위해 지난 2013년 ‘공익신고자 보호 조례‘(김선호 의원 대표발의)가 제정됐으나, 올 들어 공익제보는 단 한 건에 불과한 실정이다.
공익신고를 이유로 파면이나 해임, 해고 등의 신분상 불이익을 당하지 않도록 돼 있으나 실명제라는 제도 특성상 이름과 주소, 직업, e-메일 주소, 연락처 등 신고자의 신상 정보가 필요해 신분 노출의 위험성이 여전히 큰 상황이다.
실제 지난해 80대 환자 폭행 의혹이 제기된 광주 시립 제1요양병원의 폐쇄회로(CC)-TV 영상 폐기 지시를 고발한 한 공익제보자의 경우 내부 집단따돌림과 사퇴 압박을 견디다 못해 퇴사를 결심한 바 있어 파문이 인 바 있다.
또 광주시교육청에서는 사학재단 비리 내용을 외부에 알린 공익제보자의 신상이 해당 재단에 넘겨져 수사기관의 직접 조사에 나서기도 했다.
이에 따라 신고자가 신분 노출을 꺼릴 경우 대리접수가 가능하거나 보복이 두려워 조직비리를 제보하길 망설이는 공익제보자를 위한 안심변호사제와 같은 법적 안전장치가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실제 제주특별자치도의 경우 도청과 도감사위로 이원화됐던 공익제보 업무를 감사위로 일원화하는 한편 익명의 제보자가 신분 노출을 꺼릴 경우 대리접수를 통해 제보를 받은 다음, 그 결과에 따라 포상금 등 실질적 지원에 적극 나서고 있다.
서울시는 2013년, 전국 최초로 ‘공익제보 보호 및 지원에 관한 조례‘를 제정하고 이를 토대로 2016년부터 10명의 분야별 안심변호사를 통해 대리신고제를 운영중이다. 대리 익명신고도 무료로 수행하고 있다. 최근 3년간 안심변호사를 통해 30여건의 대리신고가 접수돼 이 중 20건은 처분이 완료됐거나 개선이 진행되는 등 실질적 효과를 보고 있다.
경기도는 제보자의 신분을 보호할 수 있는 비실명 대리신고제 도입과 공직제보로 인한 재정수입의 30%를 보상금으로 지급하는 것으로 골자로 한 공익신고자 보호 및 지원 조례를 입법 예고해둔 상태다. 액면 그대로 공익제보로 인한 환수금 등으로 10억원의 재정수입이 발생할 경우 3억원이 제보자에게 보상금으로 지급되는 파격적 제도다.
경기도는 연말까지 전담 창구를 개설하고, 이르면 내년 1월부터 시행에 들어갈 방침이다.
반면 광주시는 대리신고제나 안심변호사제는 고사하고 공익제보에 대한 포상금 규정도 마련돼 있지 않아 시급한 제도 정비가 요구되고 있다.
일각에서는 “민선 7기 시정운영 3대 방침이 혁신·소통·청렴인데 공익제보는 이를 위한 최소한의 창구가 될 수 있는데 제도적으로 막혀 있는 느낌”이라며 “제보자 안전장치를 통해 부패의 고리를 끊고 청렴도를 높일 때”라고 말했다.
한편 광주시의회는 지난달 포상금 한도는 2배, 신고기한은 3배 가량 늘리는 것을 골자로 한 ‘광주시 부조리 신고포상금 지급조례 일부 개정 조례안’을 심의 의결했으나 이 역시 실명제 특성상 신분 보호에는 허점을 드러낼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명준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