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가장 금메달이 유력한 종목을 꼽으라면 흔히들 전통의 효자종목 쇼트트랙과 스피드 스케이팅을 떠올릴 것이다. 그러나 평창에서는 이들 종목과 함께 스켈레톤이 새롭게 효자종목으로 이름을 올릴 전망이다.
스켈레톤 대표팀은 올 시즌 세계 최강자로 우뚝 선 윤성빈(24·강원도청)을 앞세워 대한민국 썰매 사상 첫 올림픽 금메달에 도전한다.
관심은 온통 윤성빈에게 쏠려 있지만, 조용히 반란을 꿈꾸는 선수가 있다. 윤성빈의 훈련 파트너이자 동갑내기 친구인 김지수(24·성결대)다.
2017~2018시즌 국제봅슬레이경기연맹(IBSF) 남자 스켈레톤 랭킹 25위인 김지수는 평창에서 깜짝 메달에 도전한다. 랭킹 25위의 선수가 무슨 메달이냐? 하지만 결코 허황된 소리가 아니다.
지난 시즌 막판 월드컵 무대에 데뷔해 올 시즌 3차례 월드컵에 출전한 김지수는 괄목할 만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지난해 12월 오스트리아 인스부르크에서 열린 월드컵 5차 대회에서 1·2차시기 합계 1분47초25로 7위를 했다. 월드컵 대회 출전 5번 만에 톱10에 진입하는 쾌거를 이뤘다.
김지수는 올 시즌 총 8차에 걸친 월드컵 중 3차례 출전에 그쳤다. 대표팀은 간판 윤성빈을 제외하고 월드컵 무대에 김지수, 이한신, 김준현을 번갈아 참가시켰다. 윤성빈처럼 꾸준히 월드컵 무대에 나갔다면 랭킹 10위 안팎으로 시즌을 마쳤을 수도 있다.
김지수의 강점은 윤성빈과 마찬가지로 스타트에 있다. 스타트에서만큼은 이미 최정상급 기량을 갖추고 있다는 평가다.이는 기록으로도 드러난다. 김지수는 스위스 휘슬러에서 펼쳐진 월드컵 3차 대회에서 16위에 머물렀지만 스타트는 1·2차 모두 4초53을 기록, 전체 선수 중 윤성빈(1차 4.52초, 2차 4.50초)에 이어 두 번째로 빨랐다.
7위를 했던 5차 대회에서는 1차 4.86초, 2차 4.82초로 금메달을 딴 ‘황제’ 마르틴스 두쿠르스(라트비아 1차 4초90, 2차 4초85)를 앞섰다. 은메달을 차지한 윤성빈(1차 4.85초, 2차 4.80초)과도 불과 0.01~0.02초 차이밖에 나지 않았다.
김지수는 스켈레톤에 입문한지 4년이 채 되지 않았기 때문에 주행에서는 여전히 크고 작은 실수가 있다. 무엇보다 경험이 중요한 주행에서 약점을 가지고 있다.
홈 트랙의 이점이 큰 종목 특성상 코스를 어느 정도까지 파악하고 경기를 치르느냐가 순위에 큰 영향을 준다.
김지수는 지난 시즌 인스부르크에서 개인 첫 월드컵 무대에 섰고 당시 24위에 그쳤다. 그러나 불과 1년 만에 같은 트랙에서 7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다.
올림픽은 월드컵과 달리 이틀에 걸쳐 4차례 주행 결과를 합산해 순위를 결정한다. 김지수가 홈 트랙의 이점을 최대한 살려 실수 없이 경기를 마친다면 메달권 입상도 불가능한 이야기는 아니다.
이용 봅슬레이·스켈레톤 대표팀 총 감독은 “김지수의 스타트 기록이 윤성빈에 비해 0.01초, 0.02초 뒤진다. 평창에서 해내야겠다는 의식을 가지고 마음을 비우면 동메달의 향방은 지켜봐야 한다”며 “김지수의 스타트 컨디션이 좋고, 실수만 하지 않는다면 윤성빈의 상대는 두쿠르스가 아니라 김지수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김지수는 “윤성빈과 두쿠르스를 이긴다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김지수, 과연 올림픽 본 무대에서 다크호스가 될 수 있을는지, 흥미진진한 관전포인트가 하나 더 추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