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27일 경남 밀양 세종병원에서 발생한 대형화재로 37명이 목숨을 잃은 것과 관련해 전날에 이어 ‘네 탓 공방’을 벌였다.
자유한국당이 먼저 포문을 열었다. 홍준표 한국당 대표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마추어 정권이 사고만 나면 책임 전가에만 급급하고 눈물쇼만으로 순간을 모면하려고만 하면서 전혀 정치적 책임은 지지 않으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홍 대표는 이날 화재 현장을 방문해서도 “정부가 아마추어라 예방행정의 중요성을 모르는 것 같다”고 날을 세웠다.
앞서 김성태 원내대표는 전날 “문재인 대통령은 사과하고 청와대와 내각은 총사퇴해야 한다”고 하면서 “북한 현송월 뒤치다꺼리를 한다고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했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민주당은 이에 발끈해 전직 경남지사인 홍 대표 책임론을 제기하면서 역공세에 나섰다.
추미애 대표는 전날 화재 현장을 찾아 한국당의 내각 총사퇴 주장에 대해 “그렇게 말씀을 하신다면 이 직전의 이곳의 행정의 최고 책임자가 누구였는지도 한번 봐야겠다”고 홍 대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우원식 원내대표는이날 페이스북에 “(홍 대표는) 더 이상 말을 삼가라. 지금은 사고의 원인을 밝히고 피해자를 수습할 때”라며 “가슴 안타까운 화재 사고조차 정쟁의 수단으로 삼는다. 같은 시대의 정치인이라는 것이 부끄럽다”고 날을 세웠다.
김태년 정책위의장도 이날 트위터에 “홍 대표는 밀양 화재 참사에 대해선 입을 다물었으면 좋겠다”며 “소방공무원 확충을 반대했고 지방의 소방을 책임지는 경남도지사도 꼼수 사퇴로 공석을 만든 장본인이다.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는 분”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이날 밀양화재 현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어이가 없다. 민주당 지도부의 지적 수준이 그것밖에 안 되냐”며 “당 지도부라는 사람이 전직지사의 책임을 그런 식으로 거론한다. 지적 수준이 그 모양이니 나라가 엉망”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홍 대표는 이어 “우리가 세월호 사건 당시에 세월호 선박관리 책임을 맡은 송영길 인천시장 책임론을 논한 적이 있냐”며 “그 당시 사고현장의 지사를 했던 이낙연 (총리의) 세월호 책임을 물은 적이 있냐”고 반문했다. 이어 “제천참사에 이시종 충북지사에 책임론을 물은 적이 있냐”며 “그러면 그 사람들 다 책임지고 정계를 떠나야 한다”고 했다.
그는 그러면서 “내가 4년4개월 경남지사를 할 때 11월부터 2월까지 언제나 소방특별점검을 했다”며 “내 기억으론 4년4개월 동안 화재로 인한 인명 사고는 단 한 건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당의 지원도 이어졌다. 한국당은 27일 하루에만 밀양화재 관련 8건의 논평을 쏟아내며 공세에 나섰다.
장제원 수석대변인은 “집권여당의 대표와 중진의원들이 수많은 국민의 생명을 지키지 못한 데 대해 석고대죄하기는커녕 책임 떠넘기기에 혈안이 돼 있다”며 “정말 제정신인가”라고 비난했다.
정태옥 대변인도 “이 얼마나 후안무치하고, 내로남불하고, 비겁한 짓인가”라며 “옛날 지도자는 국가적 재난은 자신의 부덕(不德)의 소치라며 근신하고 백성에게 사과했다. 그런데 이 정부는 희생자 앞에 또 울어주기가 민망한지 야당 책임론이라니”라고 지적했다.
민주당은 한국당의 공세가 거세지자 현근택 부대변인 논평에서 “사태 수습과 대책 마련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며 “밀양 화재를 정치쟁점화하려는 시도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 언급했다.
국민의당은 거대 양당간 공방을 자제하라고 촉구했다.
신용현 수석대변인은 이날 논평에서 소방기본법개정안, 소방시설 설치·유지 및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개정안을 예로 들며 “지금이라도 말 뿐인 국민안전 대신 재발방지를 위한 실질적 지원과 관련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신 수석대변인은 “관련 법 통과에 국민의당은 초당적 협력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라며 “거대양당의 전향적 자세를 촉구한다”고 했다.
이종철 바른정당 대변인은 “문재인 정부는 ‘안전 대한민국’을 내걸고 출범했음에도 불구하고 잇따른 대형 참사를 막지 못하고 있다”며 “정부는 무한 책임의 자세로 임해야 할 것”이라고 정부 책임을 강조했다.
/황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