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3일 자유한국당이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의 아랍에미리트(UAE) 특사 방문에 대해 잇따른 의혹을 제기하는 것과 관련해 “국익 자해행위”라고 역공세를 취했다. 내부적으로는 이번 사안이 문재인 정부와는 관계가 없다는 자신감도 읽히는 분위기다.
우원식 민주당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한국당은 원전에서 시작해 근거가 미약한 폭로를 이어가면서 그 책임을 무리하게 문재인 정부에 뒤집어씌우고 있다”며 “마구잡이식 잇따른 의혹 확대는 국익 자해행위이고 즉각 중단을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우 원내대표는 “국방, 군사 등 민감한 양국 외교 문제이기 때문에 청와대가 전모를 다 공개하기 어려운 상황임을 악용해서 외교를 정쟁의 도구로 사용하는 위험한 도박을 벌이고 있다”며 “더구나 UAE 고위급 관계자의 방한을 두고도 연일 벌어지는 폭로가 양국 관계를 어디까지 악화시킬지 고려도 없는 것 같다”고 질타했다.
그는 “이 문제는 양국가간 이해관계가 달려있는 민감한 문제이므로 국가간에 풀어나가야 한다”며 “야당의 무책임한 무한정 의혹 제기는 국익을 크게 해칠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한다. 한국당은 더이상 무책임한 의혹제기를 즉각 중단하기 바란다”고 했다.
박홍근 원내수석부대표도 이날 기자들과 만나 한국당의 국정요구 조사에 대해 “제발 미몽(迷夢·꿈을 꾸거나 무엇에 홀린 듯 정신이 맑지 못하고 얼떨떨한 상태)에서 좀 깨어나라”고 일축했다.
청와대 사정에 밝은 여당 의원들도 이번 사안이 “현 정부와 관련이 없을 것”이라고 강하게 주장하고 있는 모양새다.
박범계 의원은 이날 MBC 라디오에 출연해 “지금 UAE 원전과 관련해서 이면계약이 있었느냐 또 군사분야의 지원 내용, 군수지원 협정과 관련된 얘기, 핵폐기물에 관한 의혹 등등이 많이 나왔는데 조금 형국이 바뀌는 국면”이라며 “문재인 정부가 책임질 사안이 아니다”라고 단언했다.
민주당의 한 중진의원은 “임 실장의 방문은 문재인 정권의 문제는 아니다”라며 “출범한 지 5~6개월만에 큰 외교문제가 생긴다는 건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다.
민주당 원내의 핵심관계자 역시 “청와대에서 계획을 가지고 미래를 준비하려고 한 것 같지, 과거 정부를 파헤치려고 그러는 것은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김종대 정의당 의원은 임 실장 특사 방문을 두고 “(한국과 UAE간) 군사 양해각서가 체결됐다는 것을 거의 확인했다”며 박근혜 정부의 비밀 양해각서와의 연관성을 주장했다.
김 의원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 출연해 “양해각서는 우리가 들어줄 수준을 초월하는, 굉장히 국내법에도 저촉이 되는 무리한 내용이었고 무리한 약속이었다”며 이같이 밝혔다.
김 의원은 “2009년 원전 수주 당시 UAE가 요구한 것은 상호방위조약이었다”며 “우리나라는 상호방위조약을 한미 간만 맺고 있기 때문에 중동 국가하고 맺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것을 들어줄 수 없게 되자 국회의 비준을 받지 않는 조약이 아닌 협정 형식으로 다시 초안을 교환했다”고 주장했다.
단 “국방부 차원에서 추진했습니다마는 물론 청와대 지시를 받고 했지만 외교부 입장에서는 도저히 수용할 수 없는 내용이어서 결국은 양국이 서명하지 못하고 발효되지 않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뉴시스와의 전화통화에서 “국방부로부터 체결 시기와 명칭 등은 못 받았지만 체결된 사실과 문제가 된 사실에 대해서는 확인을 했다”고 거듭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임 실장의 UAE 방문에 대해 “양국 간의 신뢰 문제의 경보가 박근혜 정부 때 발생이 됐고 그것을 현재 문재인 정부에서 수습하는 형국”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