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춘(78) 전 대통령 비서실장이 문화계 블랙리스트 작성 지시 등 자신의 혐의에 대해 특별검사법상 수사대상이 아니라고 주장하면서 법원에 이의신청했다.
이에 박영수(65·사법연수원 10기) 특검팀은 특검법 2조에 따른 명백한 수사대상이라는 내용의 의견서를 서울고법에 낸 상태다.
이규철 특검보는 1일 브리핑을 통해 “1월31일 김기춘 전 실장이 자신에 대한 피의사실이 특검법 상 수사대상이 아니라는 이유로 서울고법에 이의신청을 했다”고 밝혔다.
이 특검보는 “김 전 실장은 영장실질심사에서도 비슷한 취지의 방어논리를 폈다”며 “특검은 특검법 19조에 따라 김 전 실장에 대한 피의사실이 특검법 2조의 수사대상에 명백히 해당한다는 의견서를 서울고법으로 송부했다”고 설명했다.
특검법 2조는 특검팀의 수사대상을 15개 항목으로 정했다. 특검법 2조 2호를 보면 ‘최순실(최서원) 등이 대한민국 정부 상징 개편 등 정부의 주요 정책결정과 사업에 개입하고, 정부부처·공공기관 및 공기업·사기업의 인사에 불법적인 방법으로 개입하는 등 일련의 관련 의혹사건’을 수사대상으로 정하고 있다.
또 15호는 ‘제1호부터 제14호까지의 사건의 수사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을 수사대상으로 명시하고 있다.
최순실(61·구속기소)씨가 김종덕 전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등의 공소장에서 블랙리스트 작성 및 시행의 공범으로 명시돼 ‘정부의 주요 정책결정과 사업에 개입’한 사건인데다가, ‘수사과정에서 인지된 관련 사건’으로도 김 전 실장에 대해 수사할 수 있다는게 특검팀의 판단이다.
김 전 실장의 이의신청과 특검팀의 의견서를 제출받은 서울고법은 이 결정을 형사8부에 맡겼다. 서울고법 형사8부(부장판사 이광만)는 앞으로 48시간 내에 김 전 실장의 이의신청을 받아들일지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이후 특검팀은 김 전 실장과 조윤선(51) 전 문체부 장관에 대해 조만간 관련 자료를 정리해 직권남용 등의 혐의로 기소할 방침이다.
또 특검팀은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을 기소하면서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시행하는데 관여한 문체부 공무원들에 대한 처벌범위도 판단할 계획이다. 이미 특검팀은 김소영 전 청와대 문화체육비서관을 피의자로 전환한 상태다.
이 특검보는 “법에서 정한 수사기간 전에는 김 전 실장과 조 전 장관을 기소할 것”이라며 “블랙리스트의 내용과 공소사실 등에 대해서는 종합적으로 발표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정대성 기자